뭘 해보고싶은게 없어 먹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그냥 숨 쉬니까 산다

어릴때 부자였는데 아빠가 보증 잘못서서 신용불량자 됐고
부모님 이혼했고 영문도 모르고 난 할머니랑 살게됐고 (이혼한 줄도 몰랐음)
초중딩땐 할머니랑 산다고 할머니 냄새 난다고 왕따? 은따? 도 당했고 (이때 성격 급격히 소심해지고 남 눈치 엄청 보게됨)
초딩때 부모님이랑 살다가 할머니랑 살게되면서 전학가게 됐는데 할머니랑 학교 교무실인가 갔더니 애들 다 수근대고 왠지 서럽+창피해서 울었는데 할머니가 왜 우냐고 혼냄 아직도 생각하면 서럽네 아마 속상해서 그러신거겠지? 근데 난 어디에 누구한테 힘들다고 말해
암튼 할거 없어서 공부했고 이렇게 살기 싫어서 공부했어
고딩땐 대학 잘가면 해방될 거라고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고 한편으론 대학 잘가서 플랜카드 붙으면 엄마가 내 이름 보고 내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 어디 사는지는 모르지만
어째저째 고딩땐 좋은 친구들 좋은 선생님 만나서 + 할거없어서 공부했고 정말 운좋게 스카이 합격했어
근데 나중에 대학교 기숙사 신청 서류 내려는데 이혼가정은 혼인관계증명서를 내라더라
그래서 시청가서 서류를 뽑았는데 엄마 이름 적혀 있는 곳에 있는 이름이 내가 알던 엄마 이름이 아니더라?
내 기억 속에 그리워하던 엄마는 내 친엄마도 아니었던거지
그래서 동생들만 데리고 가고 난 할머니한테 보낸거였구나 이제서야 깨달았어
대학 잘가서 플랜카드 붙으면 엄마가 내 생각하지 않을까 했던 내가 진짜 바보같이 느껴졌지 엄마인줄 알았던 사람이 그걸 봤으면 날 독한 년이라 생각했겠지
암튼 친엄마는 뭐하는 사람일까 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까 싶어서 나이 좀 먹고 동사무소 가서 서류를 떼봤는데 생년월일이 비어있더라
뭔가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사망한 사람이 그렇다고 하더라
대체 뭘까? 어쩌다가 날 낳은거고 뭐하다 죽은걸까? 드라마처럼 날 낳다가 죽기라도 한걸까? 아니면 날 낳고 버리고 도망갔는데 재수없게 죽은걸까?
아빠한테는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모르는척 하고 아무얘기도 꺼낸 적 없다
중고딩 땐 대학생 되면, 대학생 땐 취직하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지만
이제 슬슬 알 것 같다 결혼해도 내 가족을 만들어도 아이를 낳아도 항상 외롭고 서글픈 이 느낌이 사라지지 않을거라는게
더 이상 인생이 기대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