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뵙던 어느 80대 노인, 그의 말의 무게는 묵직했고 그분이 짊어진 세월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 41년도에 출생하셨으니, 근현대사를 온몸에 각인되신 거지. 그런데 오직 다친 두 다리와 지팡이 하나로 버티어 내시고, 조촐한 배낭 하나 메시고 전국을 돌아다니시고 계셨지. 심지어 여행 경험이 다수였고, 약간 절뚝거리는 다리는 여행 중 다치신 거라 말씀해 주셨지, 젊은 날에 말이야. 우연히 만나, 약 15분 정도 대화를 나누었지만, 특별히 삶의 진리라든지 살이 되는 주옥같은 조언들 전해주시진 않았어. 그저 이야기를 주고받고, 이렇게 살아왔지, 저렇게 살아왔다네 하며, 여전히 초롱거리는 눈빛으로 날 지긋이 보면서 말씀을 하셨어. 나 때는 말이야, 흔히 꼰대 레퍼토리이지만, 그 느낌이 아니었어. 물론 시각에 따라 달라지겠지. 하지만 수 없이 많은 세월을 퇴적한 산맥을 마주하는데, 감히 그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전혀 할 수 없지. 예의가 아니야. 거대함 앞에서 숙연해지는 거지. 노인과 나, 짧은 대화 속에서 철학을 논하고 가르침을 설파하지 않았어. 말은 진리를 담는 가장 중요한 행위이지만, 때로는 존재 그 자체가 진리로 다가와, 말 대신. 말은 들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듣지 않는다면, 이렇게 손수 찾아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끌어안아 주지. 노인의 만남은 그런 상황이었던 거야.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우연 같은 운명에서, 말씀 대신 실존에 진리를 담고서 나에게로 던져진 거지. 나는 애써 잡지 못하고, 가슴팍에 꽂히게 되었는데, 뭐랄까, 생명의 진리를 체감하게 되었어. 생명의 우물, 죽음 전에는 절때 마르지 않는, 그 풍부함. 원한다면 두레박으로 퍼오를 수 있는, 그 맑디 맑은 원천들. 예전에 교회에서 설교를 들은 적 있어. 목사님은 사람은 복이다, 인간 자체는 복인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지. 사람은 생명은 복인 거야, 찬란한 거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황홀한 거지. 살아 있으니 나아가고, 돌아가기도 하고, 기뻐하며 슬프기도 한 거지. 싸우고 화해하고, 만나거나 이별하기도 해. 행복과 불행 사이를 넘나드는 거지. 이처럼 노인의 다가옴은 세계의 진리를 몸소 담고 오셨던 거야. 항상 떠남과 돌아옴의 반복, 생애 전반을 중심과 외곽을 뛰어다녀야 하는 것. 그것이 노인의 80년 세월을 농축시켜 추상적 진실을 만들어 내는 거지. 떠나기 전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하고, 떠날 때에는 슬픔과 행복이 함께하고, 문제를 봉착하면 당혹과 의지가 곁들여지는 것. 돌아올 때에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사람은 그 과정에서 꽃이 피어나고, 지기를 지속하는 거야. 선택의 순간이 아니야. 오히려 선택할 영역이 아닌 거야. 나아감과 돌아감은 우리의 삶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진리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선택이 아닌 이를 온전하게 받아들여 구현하는 데 그 참된 뜻이 있는 거였어.
말은 진리를 담는 가장 중요한 행위이지만, 때로는 존재 그 자체가 진리로
gimjehy..(kimjh8617)
2023-01-03 0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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