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5, 6개월 후에 24이네 ㅎㅎ
나는 여태껏 변명하거나 불평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어
고등학교 입학 이후, 우리집 재정 상황 보면서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게 부모님한테 부담이 될거라는걸 알았거든.
그래서 혼자서 공부를 했는데 잘 안되더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수능, 반수 다 실패하면서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왔지.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닥치는대로 알바하고, 건설현장에서 일도 했어.
최근에는 용접과 장교 중에 고민을 많이 했어
내가 군을 다녀오지 않았고, 원래 꿈이 장교여서 올해만 일하다가 내년에 가려고 했거든. 솔직히 이것도 부모님 지원 안받고 여기까지 온거라 남들이 보기에는 조금 느리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어쨌든 우연히 용접 배울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거 안하고 장교로 계속 하기로 했는데 울부모가 이거 알고 집에서 한숨쉬더라. 그래서 그날 꼭지 돌아서 대판싸움. 본가 나와서 자취방 바로 왔지.
오늘도 연락오길래 내가 열받아서 욕설 써가면서 사과안할거면 연락하지 말라고, 나는 부모없는 자식이라 하니까 엄마라는 사람도 미친새끼라며 그렇게 살라고 하더라.
나는 동생이 의료계열 다녀서 나때문에 힘들까봐, 어린나이에 자립해서 돈 내가 벌어서 걔 챙겨주고,가족들 다 챙겨줬는데 내가 잘못한거냐? 암만 생각해도 나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다
엄마가 그럴때가 있더라. 배아파서 낳은 자식 애지중지해서 키우다보니 어느새 주객이 전도되어서 자식이 자기자신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거. 그래서 자식이 바라는게 뭔지, 자식입장에서 어떤걸 옳다고 생각할지 고려해보지 못하고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는거지. 자식은 부모의 실수를 이해해야 비로소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고, - dc App
부모는 내 자신보다 더 소중한 자식새끼가 나 자신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그때 완전히 자식을 독립시킬 수 있는거 같더라. 근데 말처럼 쉽게는 안되나 봄. 다 욕심이지. - dc App
용접이 장교보다 단기적으로 돈을 빨리 벌고 기술이라도 있어야 벌어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신게 아니었을까 싶다. 근데 너야 이미 알고있겠지만 사실은 장교가 돈은 용접에 비해 밀리겠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생각하면 더 낫긴 하지. 특히나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말이지. 그런것들에 대해서 서로가 생각하는 바를 충분히 의논했는지는 나는 모르지만 - dc App
자세한 사연은 모르니 이렇다 저렇다 하기는 어렵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엄마라는 존재는 처음에는 자기 자식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임. 우는 소리만 듣고도 뭐가 필요한지 챙기기도 하고 아장아장 걸을땐 어디 부딫힐까 넘어질까 좌불안석 따라다니는게 엄마임. 너네가 그렇지 않았을수도 있지만 너가 책임감있게 자란 걸 보면 - dc App
마냥 개판인 집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함. 근데 이게 자식이 나이를 한살 두살 먹다보면 자식은 더이상 엄마가 알던 자식이 아니게 된다. 머리가 커서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기도 하고 사춘기를 겪으면서 예전처럼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쫑알쫑알 엄마한테 이야기하지 않게 되지. 그래서 거기서 엄마는 그저 바라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 dc App
게 없어지게 된다. 너가 자신의 마음 깊은곳의 이야기를 할 때 까지는 너네 엄마는 너의 생각을 알 수 없지.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알고싶어하는게 엄마라는 존재임. 그래서 결국은 나름대로의 판단에 의존하게 됨. 주변에서 듣는 요즘 애들의 이야기에 너를 대입하기도 할거고. 그러면서 내가 알던 내 품속의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 나름의 상상 - dc App
을 동원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거지. 그러다가 어느날 그 이미지와 현실이 맞닥드리게 될 때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임. 잘 안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칼날같이 날선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내고, 거기에 당황한 나머지 엄마도 하고싶지 않은 날선 표현들을 되돌려줘 버리지. 그러면 또 자식입장에선 언제나 내편이어야 할것 같은 엄마가 나에게 보이는 - dc App
적대심에 큰 상처를 입게되는거지. 누구도 승자는 없고 그냥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인 서로가 서로로부터 상처를 입은채 그렇게 이런 상황이 되는거임. 서로를 이해하려면 대화가 필요하지. 끊임없이 자기 주변의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엄마는 아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아들은 엄마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어떤 걱정들을 - dc App
하는지, 그런 것들을 서로 알아가야 하는거임. 그래야 서로가 서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일 없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내 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거지. 자식을 학대하거나 이영해먹는 일부 몰지각한, 부모자격 없는 부모들도 있지만 너 스스로가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너의 어머니가 그런 사람인지 생각해보길 바람. 너가 가진 책임감이, 장남으로서 가진 - dc App
그 책임감이 나에게는 남일같지 않아서 아마도 너의 부모님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을거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냥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을 뿐일거임. 그래서 서로에게 내뱉은 것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겠지. - dc App
너무 길게 썼는데 그래도 꼭 빼놓지 않고 말해주고 싶은건, 그렇게 싸웠지만 결국 지는건 엄마임. 너는 엄마없이 살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보통 엄마는 그렇게 못함. 말로는 그 후레자식 다시는 안본다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죽을때까지 가슴 한켠에 품고 가는 게 자식 생각임. 모든 엄마가 그렇다고는 못하지만 엄마라는 존재가 그렇기도 하고, - dc App
또 과학적으로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엄마임. 자기 배에 품는 동안에 그 가녀린 존재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호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거든. 그리고 그 소중한 존재가 자신에게 날 선 적대감을 쏟아냈으니 엄마도 적잖이 놀랐겠지. 서운하기도 했을거고. 물론 너도 똑같았을거고 말이지. 그러니 곰곰히 잘 생각해봐 - dc App
그래. 지금은 거리두면서 나도 생각을 정리해야겠어. 이 시간에 누가 이렇게 좋은 글을 써준걸 보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가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