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그렇듯이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서 가장 강할것만 같았던 부모님이 점점 작아져 보이고
나도 특별하지 않은 사회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갈 때
친구들이 다 철이 들어가고 자신의 그릇 크기를 알아갈 때
나는 유독 그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나보다

그래서 나를 포장했다
성공의 경험과 성취의 결과물로써 쌓아올린 자신감이 아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알량한 자신감으로
끝없는 자기세뇌와 함께
한층 한층 부풀리면서

가짜 자신감은 자만심으로 변질되는 법이고
자만심은 한 끝 차이로 좌절감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법이기에
더욱 나를 부정하고
더욱 자기세뇌를 걸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기를 몇 년

나는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떨어져서 다칠까 두려운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떨어지면 죽을 만큼 높이 올라와 버렸다

물론 일이 잘 풀린다면
이것들도 어느 정도는 추억이 되겠지만

.
.

나를 감싸고 있는
이 수많은 포장지들을 다 풀어헤치고
진실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내가 나를 알고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법인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