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선생님은 아니고 과학 선생님이 오늘 학교에서 자습할 시간을 주셨는데 내가 전날에 잠을 4시간밖에 못 자서 자습시간에 잤음. 그랬더니 선생님이 자습시간에 공부하라고 줬지 자라고 안 했다, 너 저번에도 졸지 않았냐 이러면서 나 막 혼냈음. 근데 주위 둘러보니깐 나 말고 우리 반 3분의 1이 다 자고 있었는데 그 애들은 안 혼내는 거야. 그래서 짜증 나서 내 뒷자리에 있던 친한 애한테 욕도 섞어 가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 하는 거지, 나 그렇게 자주 안 졸았는데 너랑 착각하는 거 아니냐, 짜증 난다 이렇게 적고 쪽지 돌렸음. 그래도 내가 선생한테 욕은 좀 그래서 나중에 샤프로 지웠단 말이야. 근데 선생님이 갑자기 내 손에 있던 쪽지 뺏어 가시더니 그걸 우리 반 애들 앞에서 술술 읽기 시작함;; 심지어 내가 샤프로 지웠던 욕들도 천장 빛에 비춰가면서 읽음. 굳이 지운 걸 다시 읽겠다고 아주 열심히 비춰서 읽음;; 그리고 내가 초성으로 쓴 'ㅆㅂ' 이것도 빛 비춰서 읽더니 갑자기 "ㅆㅂ? 쌈밥 말하는 거냐?" 이 지랄;;하나도 안 웃겨;;; 또 "욕을 몇 번 쓴 거야. 나는 과학자니깐 통계적으로 몇 개나 썼는지 봐야겠다."이랬음.. 진짜 저렇게 고대로 말함;; 애들 다 웃고 나 쳐다보고 수군수군 거리고 진짜 그때 뛰어내릴까 고민했어... 안 그래도 내가 반에서 애들이랑 친해지지 못해서 고민이었는데 선생이 그거 읽어서 지금 이미지 나락으로 떨어짐.... 자습 끝난 뒤에 나한테 반성문 주면서 써오라 함. 부모님 사인이랑 담임 선생님 사인받아오라는데 진짜 그때 눈물이 나오더라. 담임 선생님한테 항상 잘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그 반성문 하나로 내 노력이 다 물거품 된다고 생각하니깐 멘탈 나갈 것 같더라. 그리고 쪽지 하나 때문에 내 남은 학교생활 망하게 생긴다는 게 너무 어이없었음. 근데 더 웃긴 건 내 뒷자리 애한테는 반성문도 안 주고 안 혼냄. 진짜 내가 다 이해하겠는데;;; 뒷자리 애는 안 혼내고 나만 혼낸 것도 내가 먼저 쪽지를 걔한테 줬으니깐 이해하고 혼난 것도 내가 쪽지 써서 잘못했으니깐 이해하고 반성문 준 것도 다 이해하는데.... 근데 진짜 애들 앞에서 쪽지 읽은 건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음. 내가 잘못한 건 백 번 천 번 맞는데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 때문에 너무 속상해 죽겠음. 안 그래도 우리 반 여자애들이 소문, 험담을 너무 잘하거든... 전교에 소문 쫙 퍼졌을 까봐 걱정돼서 너무 머리 아픔. 이걸 부모님한테 이야기하니깐 정작 부모가 하는 말이라곤 너는 구제불능이다, 네가 공부 못해서 선생님이 차별하는 거다, 네가 잘못한 일인데 왜 속상하냐, 너는 속상할 자격도 없는 인간이다 이럼. 내일까지 반성문 써와야 하는데 부모 자식들은 싸인 안 해줄 것 같고 담임선생님한테는 죽어도 싸인 못 받을 것 같아서 미쳐버리겠음. 진짜 시험 일주일 앞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싶다...
사실 너도 잘못이 아예 없다고는 생각안해 어쨋든 쪽지에 욕을 썼었으니까 다만 선생님의 행동이 과연 올바른가를 생각하면 전혀 아니라고 봐 애초에 너만 잔것도 아니고 쪽지를 그렇게 많은 학생들 앞에서 읽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우선 진심으로 반성은 하는게 좋을것같아 자습이어도 수업시간에 잔게 사실 잘한 행동은 아니니까
일단 지금은 우선 가능하면 사인도 받을겸 담임선생님한테 진실대로 다 얘기해봐 너무 겁내지말고
쓰니 남자노 여자노?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