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소개팅에 자주 나갔는데, 상대 여자분들이 다 너무 자기 얘기만 하는거에요.
저는 묻지도 않았고, 관심보이지도 않았고, 대화 흐름과도 상관없는 뜬금없이 자기 얘기만 너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좀 실례일 줄 알지만 그래도 '근데 이 얘기를 왜 하고 있어요?' 라고 물어본 적이 진짜 많았어요.
그럼 좀 상대가 주춤하면서 '헉 제가 혹시 또 너무 다른 얘기 주절거리면 말해주실 수 있나여?' 이렇게 넘기긴 하는데, 결국 이런 분들은 또 상대가 관심도 없는 자기 얘기만 또 하더라구요.
만난지 1시간 반 만에 제가 '슬슬 가죠' 라고 대화 끊고 헤어진 것 만 6번이 넘어요. 올 해에..
그래도 대화가 탁구치듯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되는 분들도 아주 가끔 만나긴 하는데 너무 드물어요.
그리고 제가 직장인인데, 결혼한지 1년도 안된 분이 맨날 밥먹으러 가서 자기 남편이랑 싸운 얘기를 저한테 자꾸 해요. 밥맛떨어지게.
저도 슬슬 짜증나서 '그렇게 안맞으면 서로 갈라지는게 낫지 않아요?' 물어봤어요.
'에이~ 그래도 그건 좀 과하져~' 하고 넘어가긴 했어요. 그래도 친한 누나같은 사람이라 관계가 불편해지진 않고 지금도 가끔 밥먹으러 가긴 하는데, 또 남편이랑 있는 얘기 하면 제가 대답을 그냥 안해서, 그냥저냥 관계가 나빠지진 않는 것 같아요.
이 쯤 부터, 지 얘기만 하는 소개팅 상대, 지 남편얘기만 하는 회사 동료 등등 이런 일들이 있다보니까 저는 남들 얘기 듣는게 너무 싫어졌고, 다른 사람에게 흥미가 아예 안생겨요. 내가 재밌는, 혹은 서로 즐거울만 한 대화가 아닌 인간의 목소리는 그냥 내 청각세포를 괴롭히는 듣기싫은 소리로 점점 인식되는 기분이 들어요... 제가 원래 말이 적기도 하지만 남들과 못 어울릴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또 제가 맘에 드는 여자분의 대화는 잘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뒤에 이 여자분이 'xx씨는 다 괜찮은데 대화를 잘 안 들어주는 거 같아요. 호응도 적고. 반응도 적어서 듣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뉴스에서 나온 사이코패스가 말하는 거 같아요 죄송해요 다른 분 만나시는게~'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저한테 싸패같다고 말 한 건 전혀 신경도 안쓰였어요. 그냥 제 맘에 너무 들은 분인데, 내가 뭐 개콘 방청객도 아니고, 듣는 말 마다 막 춤춰주면서 호응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맘에 드는 상대 말을 무시한 적도 없었는데,,, 반응이 좀 자기 기준에 못미쳤다고 그만 만나자는게 솔직히 화가 나긴 해요.
뭐 이렇게 관계 하나가 또 끝났어요.
저도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잘 자랐고, 멀쩡한 대학교에 직장에 연애 등등 아무랑도 안싸우고 논란 없이 잘 살았는데, 요즘들어 부쩍 내가 싸패같다는 생각도 들고, 싸패같다는 소리도 듣고 하니까 진짜 내 공감능력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걱정이 들더라구요.
남을 헤치고 싶은 생각도 없고, 화 조절 못하는 충동적인 사람도 아니고, 이정도 스스로를 돌아보긴 하는 시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닌건 확실한데, 그냥 보통 사람들이 기대하는 소통과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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