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지금 4년째 일하고있다
학창시절에는 그냥 기자가 되고 싶었다
진실을 파헤치고 티비에 나와서
당당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진실을 말하는 기자가...
정말 연예인보다도 멋져보이더라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정말 악착같이 공부했다
대형 방송국에 가려면 대학간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멍청한 머리로 잠도 줄여가며 공부했다

대학에 가서도 캠퍼스 라이프보다는
기자가 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동기들 술마시러 갈때
언론고시를 공부하고 학점챙기고
군대에서도 공부를 위해
헌혈이고 뭐고 이것저것 점수챙겨서 공군에 갔다
군대에서도 공부만 했다
기자가 되기 위해
확실히 머리가 멍청해도
공부는 하니까 늘 수밖에 없더라

그렇게 졸업하고 꽤 빠르게
언론고시를 패스했다.
그리고
운좋게 빠른시간에 큰 방송국의 기자가 되는데
성공했다
첫 1년은 정말 행복했다
앉아있을 시간도 없었지만
그토록 원하던 기자가 됐다고
진실만을 말하고 자극을 추구하는
다른 기자와는 다른 진짜 기자가 되겠다고
깊숙이 다짐했다.
초심을 잃지 않도록
일기장도 쓰기 시작했다
물론 너무 바빠서
두 달만에 그만뒀지만

그리고 오늘
그 일기장을 펼쳐봤다
오글거리더라 참...
근데
내 초심은 확실히 적혀있더라
자극을 배제하고 진실만을 추구하며
기사를 본 사람들이 본인의 생각만으로
진실을 판단하도록 하고
무작정 물어뜯도록 유도하지 않도록 하는
진짜 기자.
그런 기자가 되고 싶다고 써져있더라
오글거리지?
근데 저게 내 초심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른 기자들과 다를바 없는 기자가 되어있더라
자극적인 표현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진실을 흐리고 부풀리고
내가 혐오하던 기자가 어느순간부터
내가 되어있더라

그냥 이제는
내 길이 아닌 것 같다
16살부터 31살까지
기자가 되기 위해
기사로서 살았는데
인생의 절반을
진짜 기자가 되기 위해 살았는데
그냥 현타오네
지금부터 다른 기사를 쓸 자신도 없다
그냥 관두고 싶다
근데 31살이 다른 것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고
다른 것을 하고싶지도 않아
결혼하고 싶은 여자친구도 있는데
어떡하냐...

술마시면서 쓴 글이라 맞춤법, 띄어쓰기가
엉망진창일 수도 있다.
글이 중구난방일 수도 있어
그래도 감안하고 읽어줘
그리고
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좀 적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