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어릴 때 부모님 여의고 할머니랑 살다가 고아원 가게 된 케이스야

내 친엄마랑은 3살 때 이혼했고 엄마 없는 티 안나게 한다고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이었어


내가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고 사람 어려워해서 학교 가면 급식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고 공부도 안하고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있다가만 집 왔거든

그래서 학교 가는 척하고 몇번 뺴먹었다가 걸리는 바람에 집에 끌려들어갔는데

아빠가 그럴바에 차라리 같이 죽자고 베란다에서 떠밈

상체가 자꾸 창밖으로 나가지길래 주저앉고 다리에 매달려서 살고 싶다고 울면서 싹싹 빌었던게 아직도 생생함

나 겨우 초4였는데 저때 이후로 내 속이 썩어버린거 같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다 쓰면 너무 길어져서 생략하고

아무튼 아빠 기분 거스르지 말자고 생각해서 싫은 티 못 내고 그냥 순응하는 온순한 자식으로 살았는데

성인 되고 아빠도 많이 유해지셔서 대화도 많이 하고 아빠 기준에서만 반항인 것도 해보고 많이 친해지게 됐는데

마음을 열면 열수록 아빠는 바라는게 점점 많아지더라


아빠가 자식 혼자 힘들게 키워서 보상 심리가 강한데

자기 기분 나쁠 때 안 맞춰주거나 사소한 부탁 하나라도 안 들어주면 때리지만 않을 뿐이지 소리 지르고 폭언을 해

나도 아빠만 보면 감사하고 미안해서 잘해주고 싶고 좋은 자식 하고 싶은데

아빠가 하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아무것도 해주기가 싫어져

항상 친구랑 모임이 우선이면서 필요할 때나 바라는거 있을 때만 자식 찾고 안해주면 쓰레기 취급해


남의 자식은 이거 해줬네 저거 해줬네 하고 부러워하고 나도 좀 해달라 하는데

그 사람 자식은 부모가 그만큼 해줬겠지 사랑이라도 줬겠지 싶고

지인들이랑 있을 땐 세상 다정한 아빠인 척 자식 바보인 척 엄청 챙기는 척하는데 나랑 같이 있을 땐 시큰둥하고

고아원 친구들이 부르면 거리가 얼마나 됐든 새벽에도 달려가고

친구가 우울증이라니까 몇달씩을 여행 데리고 다녀줬으면서

정작 아빠 때문에 우울증 겪는 자식은 늘 친구보다 뒷전임


어제도 아빠가 폭언했는데 착잡하고 생각이 많아지는거 같다

그렇게 힘들었으면 키우지 말고 고아원에 버려버리지 살려달라고 매달리지 말걸 그랬네 싶고

내가 죽으면 아빠가 고통스러워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게 됨

뭐가 얹힌 것마냥 가슴이 답답하고 모든게 후회스러움

물론 나도 좋은 자식은 아니지만 아빠 때문에 힘들어질 때마다 내 인생을 도려내고 싶어짐

상처 받지 않은 척 아무 일 없었던 척도 질리는데 또 해야 된다는 생각하니까 토할 것 같고 한숨만 나온다

그냥 익명으로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푸념글 좀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