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있지만 도전하지 않는 편임.

막상 뭐든 시작하면 남들보다 못하지는 않음.

목표도 크게 없고 바라는 것도 없음.

미래의 계획은 딱 하나 있는데 내가 어떻게 죽을지에 대한 것임.

작은 요트를 사서 먼 바다까지 가서 빠져 죽는건데 이건 가족이 모두 살아있지 않을 때의 계획이라 너무 먼 일이고 죽고 싶다거나 그런건 아님.

그저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내게 있다면 그렇게 떠나고 싶다는 거임.

이것도 생각해보면 노력과는 관계없는 나 스스로를 포기하면 쉬운 일임.

결국에는 어떤 것도 몰입해서 이루겠다는 의지가 없음.

전교 1등도 해봤고 누구보다 잘하는 게 있었지만 그것마저 어떻게 이뤘는지 기억이 안남.

재능이라기엔 말하기 부끄럽고 뛰어나다고 생각도 안함.


원인을 방금 생각해봤음. 난 어떤 사람인가?

남들에겐 한없이 겸손하고 가장 아래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나 스스로에겐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자 아무것고 아닌 존재.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 완벽이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기준을 세워 스스로를 가둬버린 것 같음.


생각해보면 겸손한 모습의 뒤엔 항상 기만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음.

외유내강이라는 말도 나와 비슷한 것 같음.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우물 안 개구리라고 나는 최고가 아님을 깨닫고 최고가 아니면 바라보지도 않았음.

이게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온 것 같음.

이걸 극복해야 되는데 마음 먹기가 쉽지 않음.

작은 건 도전이라고 생각도 안들고 충분히 큰걸 노력과 힘을 쏟아 이뤄내도 결국 내가 이뤘다면 쉬웠던 것이라고 치부해버림.


나는 스스로에게 마음의 족쇄를 채운 것 같음.

다른 사람의 인정도 그저 겉치레일 뿐 나한테서 어떤 반응도 이끌어낼 수 없음.

공허함. 허망함. 

기대란 나에겐 사치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