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이고 제대로 이룬 거 1도 없어.

정신과 병원에서도 인생이 전반적으로 꼬였다고 인정할 정도야.


말하면 긴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아빠가 말없이 회사 때려치는 바람에 집이 망해서 시골에 반강제로 이사 가서 부모님이 작은 가게하면서 살았어. 그러다 나 공부 좀 시켜본다고 도시로 나왔는데 전학 가자마자 학폭 3년 당했어. 초등학교때 부터 조금씩 그랬는데 중학교 가니까 반 전체가 그러더라. 주모자는 여자애들 몇 명이고 그 밑에 남자애들이 많이 괴롭혔어. 걔들 나랑 무슨 일만 생기면 그 여자애들한테 무조건 보고하고 복종하더라. 때리고 삥 뜯고 괴롭히고 따돌리고 어지간한 건 다 당해봤어.


그 후로도 그 여파는 지대해서 애들이 계속 건드리고 심지어 담임들도 날 이해 못하거나 같이 천대했어. 심지어 학폭피해자인 나 때문이라고 하면서. 거기에 집도 다시 형편이 어려워져서 대학도 못 갈 뻔하고.


대학 갈려니까 자꾸 집에서 친척들이 너네집 어려우니까 전문대 간호 가라는 거야. 자꾸 협박하고 거기라도 안 가면 대학 안 보내준다니 반수도 안 시켜준대서 억지로 갔는데 그거 다 사기였고 반수도 안 시켜줄라고 해서 부모,특히 친척들이랑 대판 싸워서 어렵게 대핟 새로 갔더니 학과 선배가 내 과거 다 아는 중고등학교 동기더라.


그렇게 대학생활도 망했지. 조용히 다니다가 졸업은 했는데 제대로 취업도 잘 못하고 이거저거 해봤는데도 잘 안됐어.


어릴 때 부터 집안은 친척들 섭정 이간질 아래였고 막내인 부모님은 언니들이 그렇다하면 다 그런 줄 알고 따라했는데 그게 제일 비참했어. 오죽해서 정신과 의사 4명이 다 친척들 이상하다니 도를 넘었다고 하더라. 거기에 공부도 별로에 성격도 조용해선가 부모한테 정말 많이 맞고 막말(사창가 발언 등) 먹고 살았어.


남들은 괜찮다니, 더한 사람도 많다지만 솔직히 나도 만만치는 않은 거 같애. 이 나이에 연애니 재산이니 같은 건 다 허상 같고 그나마 지금은 다시 그림 배우고 있는데 이제 6개월차라 아직 미숙하고, 재취업은 계속 안되고 있고.... 만성 우울증으로 3년째 병원 다니는데 진짜 앞으로가 막막하다. 


가장 하고 싶은 건 인생 망한 여길 떠나고 싶고, 그림도 잘해서 기회가 되면 다시 그쪽에 취업 도전도 해보고 싶은 게 다인데... 과연 잘될까? 이것도 결국 꿈이겠지만 인생 제대로 망한 거 같은데 잘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