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너무 힘들고 일도 손에 안 잡혀서 익명으로 글 쓸수 있는 커뮤니티 있대서 들어와봤어

징징대는거 듣기 싫을 수도 있는데 내 얘기도 한 번만 들어줘.


나는 어릴때부터 많이 아팠었대 실제로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죽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더라 아직도 아토피, 습진, 피부염을 달고 있고 3달에 한 번씩 대학병원 가고 있어. 날 낳아준 친엄마는 내가 아프고 아빠가 자기한테 무뚝뚝하니까 다른 남자랑 바람 나서 나 어릴때 이혼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밑에서 컸고 다행이 좋은 분들이라 부족하지만 사랑으로 키워주셨어 그 사이 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 아빠는 다른 사람이랑 결혼했고 나, 조부모님, 아빠, 새엄마는 2년간 같이 살다가 나를 조부모님께 맡기고 아빠랑 새엄마는 이사갔어.


아빠는 한 번 이혼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새엄마한테는 나름 잘 해주려고 한 거 같아 따로 살아서 잘은 알지 못하지만 나름 노력한 거 같더라구. 어느 정도냐면 새엄마 친정언니에게 몇 천만원 보증을 서주고 돈도 줬나봐. 나 어릴때라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결국 아빠가 못 갚아서 빚이 많이 생겼고 친할머니가 다 갚아준 거 같더라구. 그 이후로 우리 집도 가세가 많이 기울어서 한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고 아빠는 보험 해약하고 차 팔고 통신비도 끊기고 난리도 아니었나봐. 그래도 나름 잘 지냈는지 새엄마 사이에서 여동생이 생겼고 친할머니가 몇 차례 돈을 갚아주긴 했지만 아직 할머니가 아빠 명의로 해준 6억짜리 집이 있어서 가난할 정도는 아니었어. 나랑 같이 살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소변도 몇 번 모았다가 물 내릴만큼 엄청 지독하게 사신 분이어서 어릴때부터 나도 단 돈 몇 천원도 함부로 쓰지 못했고 누구한테도 말은 못했지만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부도 회비내기 싫어서 등록 안 했어. 친구들이랑 피시방에 가는 몇 천원이 아까워서 맘 놓고 놀아본 적도 없이 그렇게 살았어.

근데 아빠집에 가니까 새엄마랑 아빠랑 여동생이 돈을 펑펑 쓰고 있더라 아빠는 대리기사고 새엄마는 집에서 놀고 있는데 치킨에 닭강정에 과자에 솔직히 여동생에게 시샘도 많이 났지만 최대한 숨겼어 잘 살고 있는 세 식구 앞에서 나만 조용하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나는 성인이 되고 대학, 군대 갔다와서 작년에 막 취업했어. 그동안 개같이 살면서 내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돈만 모으고 살았고 어떻게 살다보니까 26살에 9000만원이 모이더라 이제 그 돈 가지고 대출 받아서 할머니랑 둘이서 살 작은 집 알아보고 있었어. 


근데 지난주에 아빠가 쓰러졌대. 뇌출혈이고 죽을 확률이 반이고 살 확률이 반인데 살아도 평생 몸을 못 쓸거래. 근데 마침 3일 후에 새엄마, 아빠가 이사 가려고 했었나봐 빌라 매매 계약이 있다네? 내 앞에 놓인게 쓰러진 아빠와 당장 3일안에 잔금을 넣어야 되는 부동산 계약인데, 새엄마라는 사람은 돈이 한 푼도 없대 그래서 일단 생활비 백만원 주고 왔지. 의식 불명 상태인 아빠 계좌에서 돈을 꺼낼 수 없어서 잔금을 날릴 수는 없으니 내 돈 9000만원이랑 친척들에게 부탁해서 1억 5천의 돈을 빌렸어. 그렇게 부동산 잔금을 맞췄는데 추가적으로 아빠 앞으로 17%의 카드 대출이 있는거 같더라구. 그것도 내가 갚아주기로 했어. 당장 이사비나 취등록비 같은 부가 비용도 할머니 귀금속을 팔아서 마련했어. 그리고 새엄마와 연락했지

1. 부동산 계약의 일체의 자금을 내가 내주는 대신 내 명의로 하자. 새엄마와 동생이 4~5년을 그 집에서 살도록 보장하겠다.

2. 모든 아빠 명의의 카드 빚을 다 갚아 주겠다.

3. 아빠가 장애를 얻어 평생 안좋게 산다면 여동생이 가질 전세금과 대학 등록금을 내가 대신 보장하겠다.

4. 치료비와 간병비 등으로 아빠 돈이 바닥나면 내가 대신 내주겠다.

5. 내가 새엄마까지 돌볼 여력이 안되므로 새엄마의 생활비와 5년 후 집에 대한 부분은 책임질 수 없다.

이렇게 다섯 가지를 제안했어. 이 정도면 나는 내가 쓰지도 않은 돈과 나를 키워주지도 않은 아빠와 새엄마에게 예의를 다해 모든 책임을 다 져준거라고 생각하거든. 당연히 받을 줄 알았는데 새엄마가 섭섭하고 서운하대. 20년 같이 산 자기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거녜. 그러면서 내가 여동생의 전세금을 보장하겠다는 말도 못 믿겠대. 그 말 하고 얼마 안 있다가 외삼촌이란 인간이 내 친할머니한테 전화를 하더라 10원 한 푼 보태줄 생각은 없으면서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버러지같은 새끼가 내 여동생 삼촌의 자격으로 부동산 계약에 대해 물어볼 게 있다며 전화를 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자식을 둔 내 할머니에게 '심려가 많으시겠습니다. 아드님 쾌차하실거에요' 같은 말조차 없이 부동산 명의와 아빠가 남긴 돈에 대해 물어보는 걸 들으며 치가 떨렸고 내가 아빠의 돈을 맘대로 다 써버린다는 의심까지 받으니 억울해서 눈물이 나더라. 새엄마 그리고 그 친정 식구들까지 모조리 다 그런 인간들인거지... 심지어 그 와중에 여동생이란 년은 아빠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해메고 있는데 면회에 오지도 않고 오후 2시까지 자고 있더라. 병원에 20분이면 가면서 5시간 넘는 거리에 사는 고모도 일 끝나고고 왔는데... 


살아갈 이유를 못 찾겠어. 한 번에 안 쉬고 글을 쓰긴 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한 건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말이나 더 못한 말들도 너무 많아. 인생이 지치고 힘들어서 검색해봤는데 익명으로 고민 갤러리란 곳에 글 쓸수 있다고 해서. 이 글을 보는 누군가 나를 위로해줄까 모르겠다. 그래도 위로 받고 싶어서 30분이나 글을 썼는데 누가 봐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