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이름 하나 때문에 2대대로 갈 것을 알게 되어 눈물을 흘렸다.
기훈단 입구를 들어가 빨리 가라고 소리지르던 빨모들을 지나
박스에서 펜과 종이를 가져가게 되었다.

연병장에 줄서 있다가 내 차례가 되니
종이에 큼지막히 써진 ‘2’
알고 있었지만 현실로 다가오니 가슴이 아팠다.

방 안에 들어가니 말로만 듣던 침상이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괜찮았던,
또 다른 이에게는 실망스러웠던 시설이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으니 오히려 훈련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1주차
공공실 출입이 제한되고 옆 동기와 말 한마디 섞을 수 없었다.
몰래 나오던 말소리, 조교도 알고 있었지 않았을까?

원래도 포악한 빨모들이 더욱 각성하는 2주차
갑자기 수많은 억까가 생겨나고 감점표를 뜯기기 시작했다.
한번 걸리면 조교 앞에 가서 제대로 할때까지 움직이지 못했다.

숨막힐 정도로 빽빽한 일정이 있던 3, 4주차
우리의 일상은 밥-훈련-밥-공부-밥-공부-취침이었다.
조교들도 일정 조정에 실패해서 우왕좌왕했고
햇볕을 쬐며, 때론 비를 맞으며 강당과 전천후를 오갔다.
강당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으면
호텔처럼 보이던 4대대 건물이 보였던 것 같다.

끝이 보이던 5주차
2대대를 등지고 줄을 서 있으면 보였던 산맥들이,
이렇게 아름다웠는지 이때부터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밥을 먹기 위해 좌-우로 열심히 뛰어다닐 때
왼쪽에서 무슨무슨 구호를 외치며 편하게 들어가던,
얼음을 만들어주는 기계가 있고 생활관에 뉴스도 나왔던,
갑자기 코로나가 터져 훈련을 줄일 것 같았지만 어림도 없었던,
가끔 지나가며 마주치면 뒤집힌 깃발을 보고
우리를 ‘대대2 병신’ 라고 놀렸던 4대대도 기억난다.

큰 훈련을 앞두면 어김없이 등장했던 대대장님 말씀
‘싸움에서 이긴 바닷가재 몸에서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나온다’
‘이 물질을 바닷가재에 넣으면 자신이 이긴 것 마냥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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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약 20개월이 지났습니다.
21개월의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저는 이제 세로토닌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ㅎㅎ

다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