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5기로 전역한 틀딱이 전역하고 느끼는 점이다
전에도 전역한 기분이 묘하다고 글을 썼었는데 이번에도 글을 쓴다

말년 3개월 동안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전역 후에 돌이켜보면 잘 갔었다고 생각한다




1.일단 내가 군사경찰이고 사역을 굉장히 설렁설렁해서
만포를 못 채웠는데도 휴가 100일이 넘었다
조교 같은 보직은 130일은 채운다고하니 휴가 관련해서는
타군에 비해 큰 장점이다

2.태블릿이 정말 좋은 아이템인게
이걸로 새벽마다 생활관 동기랑 후임들끼리 영화 같이 보고 그랬다
불꺼놓고 당직사관 몰래 공포영화 보는게 그렇게 재밌을 수 없었다
군생활 동안 밀린 영화를 굉장히 많이 봤었다

3.취업박람회,창업강의,축제,체육대회,행사 등등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나는 군생활 내내 자주 놀러다녔다
국군의 날 행사에서 싸이랑 브레이브걸스도 보고,
취업박람회 가서 창업강의도 들어보고 직업체험도 하고
워터쇼도 즐기고 푸드트럭에서 군것질도 하고
파견 가서 장교랑 축구 보면서 파닭도 먹어보고,
블랙이글스 에어쇼도 보고
군생활 치고 즐겁게 잘 놀았었다

4.자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다른 군이었다면 아마 육군은 강원도,전방 쪽으로 많이 배치되고
해군은 배를 안 타면 편하다고 하지만 배를 타는 일이 많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게으르게 하던 공부를 특학에서 필사적으로 했고
결국 수도권 비행단으로 배치받았다
덕분에 지방 출신임에도 서울구경을 조금씩 했었다

5.어딜 가든 좋은 사람들이 최소한 한 명은 있다
나는 나이도 많은 편이고 일손이 빠른 편도 아니어서 막내생활 동안
상당히 혼이 많이 났었다
우리 소대는 꼽창들이 많았기에 한 번 실수하면 1시간씩 혼이 났다
그렇다고 해서 선임들한테 싹싹한 편도 아니라
선임하고도 사이가 안 좋았고
후임들이랑도 말년에 대판 싸우고 서로 욕하고
그러다 먼 기수 후임들하고 사이도 안 좋은 채로 나갔다
하지만 유능하고 좋은 반장님도 있었고
사려깊고 천사같았던 멘토 고참도 있었고
착하고 고민도 잘 들어주는 맞맞선임도 있었고
전체적인 면에서 A급인 동기랑
일을 잘 하고 부족한 선임 잘 따라와주고 챙겨준 맞후임들이랑
참 착하고 다정한 근기수 후임이 있었다
전역날에 이 착한 친구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마음이 찡했던 기억이 난다
전역 후에도 다같이 모이고 연락도 한 번씩 주고받는다
고달픈 기억이 많은 군생활이었지만 이 친구들 덕분에
행복했던 1년 9개월이었다
마음에 안 맞는 사람들이 당연히 있겠지만
공군에서는 무조건 마음에 맞고
친한 사람을 한 명은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냥 시간 나면 여행 가고 평소에 일하는 엠생으로 살지만
한 번씩 군생활이 생각나서 공갤을 뒤척거린다
좆같은 기억도 있고 더러운 꼴도 봤었지만
내가 그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했던 시기가 있었을까...
그토록 속으로 많은 꿈을 꾸던 시기가 있었을까...
그래서 미련도 많이 남고 기억도 많이 남아서
여기를 한 번씩 들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