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간의 부조리에 관해

부조리가 아예 없는 정말 수평적인 자대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도 은근히 많다. 예를 들어 oo미만 결식 금지, 재취침 금지, 혼착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라도 어겨지면 부대에 소문이 쫙 퍼지고 으뜸, 생관, 일부 꼽창 선임들이 혼내거나 갈구기도 한다.

저런게 일병때는 이해가 안가고 충분히 ㅈ같을 수 있다. “내가 옷을 어케 입던지 말던지 도대체 뭔 상관이지?” 혹은 “본인들도 밥 안 쳐먹으면서 왜 나한테만 강요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다.

물론 일병때도 편한마음으로 적당히 참고 짬이 차서도 후임이 어케 하던지 말던지 알빠노를 시전하는게 정신건강에 가장 좋다. 하지만 사람 성격 상 그렇게 유하게 넘기는게 힘든 사람들도 분명히 있기에 내가 저 문화를 반드시 없애야지라고 마음을 먹게 될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중요한 건 “절대로 간부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는 거다. 이게 가장 핵심이다.

그렇다면 간부 개입 없이 어떻게 없애는가?
본인이 짬이 차서 없애면 된다. 그러니 일병때는 불만이 있더라도 일단 하라는 대로 해라. 최소한 본인이 속한 집단에서 요구하는 행동을 열심히 이행하는 모습은 보여주어야 너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시간이 지나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야 나중에 나서서 무언가를 바꿀 수도 있는거다.

그리고 그렇게 일병때 선임들이 하라는거 참고 하다가 막상 짬이 차 보면 이래서 저런 문화가 있구나, 굳이 내가 나서서 없애봐야 좋을 거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보상심리가 있기에 저런 생각이 드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무조건 부조리를 뿌리뽑는 착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직접 없애지 않는다고 해서 꼽창 선임이 되라는 말도 아니다.

짬이 찼는데도 없애는게 맞다고 생각되면 병사들 사이에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없애면 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게 과연 부조리인가 아닌가에 관한 고민과 후임들이 풀어지는 모습을 보며 보상심리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

위 두 케이스 모두 지극히 정상적이다. 너가 위에서 말한 케이스 중 하나에 속한다면 충분히 군생활을 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케이스에도 속하지 못하고 신고해서 간부의 개입을 시키는 순간 남은 너의 군생활에는 오르막길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병장이 되어도 재취침을 못 하고 아침을 먹어야 하며, 머리를 짧게 깎고 복장은 FM대로 갖춰 입게 될 수도 있다. 이등병과 평등하게 말이다.

어떤 군생활을 할 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내 경험상 마지막으로 언급한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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