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나는 개발에 푹 빠져있었다. 코딩과 공학이 너무 재미있었고, 그 길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믿었다. 그래서 고3때 수능 공부는 뒷전이었고, 결국 나는 흔히들 말하는 '좋은 대학'이 아닌 이름 없는 지방 사립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재능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IQ 156으로 멘사에 가입했고, 남들보다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지방 사립대'라는 이유로, 나는 언제나 내 역량을 증명해야만 했다.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을 설명해야 하고, 실력보다 배경을 먼저 보는 특정한 경우의 시선 앞에서 늘 내 가치를 입증해야 했다.

 그 때 알게 되었다. 좋은 대학을 간다는 건, 단지 실력을 기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때로는 내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보호막이 되기도 하고, 내 잠재력을 더 쉽게 믿게 만드는 신뢰의 증표가 되기도 한다. 비록 그것이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사회는 종종 타이틀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약간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너네들한테 꼭 말해주고 싶다.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지, 얼마나 열정이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한 싸움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공부를 놓치지 마라. 하고픈 걸 하면서도, 해야 할 것을 놓치지 말란 말이다.

 좋은 대학은 너네들의 잠재력을 증명해주는 도구가 되어줄 수 있다. 그 도구를 가진다는 건, 이후의 삶에서 니들이 싸워야 할 많은 장벽을 하나씩 줄여주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의 시행착오가 너네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갑자기 올라오는 마음에 좀 두서없이 썼지만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 곧 입대를 앞둔 869기 군돌이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