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합격한 여러분 모두 축하하고요, 군생활 동안 건강히 전역하길 바라겠습니다.

글 몇개 읽다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쓰게 됐습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줬으면 하는 맘입니다.



1. 훈련소에 해야될 것은 단 두개

a. 알려준 거는 알려준 범위 내에서 행동하기
b. 물어보기 전에 질문을 정리하고, 생각해서 물어보기

조교, 훈육관들이 가르쳐준대로, 시키는대로 하면 어느 순간에는 생각할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도 딴짓하다가는 쉽지 않아집니다....

훈련소에서 딴 생각하고 있으면 금세 뒤쳐집니다. 여러분은 5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쉴 틈도 없이 뭘 계속 하게 되니까요.
주어진 일정에 집중하고, 기초 군사 훈련인 만큼 훈련소에서는 가르쳐주는 내용에 집중해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특기학교에 가기 전에 받는 모든 평가는 교육 내용 중에서 나오게 되어있으니까요.

그리고 여러분이 귀에 피나게 들을 말인 "모르면 물어보라"는 말은 뭐든지 물어보라는게 아닙니다.
질문을 할 때도 때와 장소란게 있습니다.

꼭 질문하기 전에 이게 필요한 질문인지, 정말 내가 이걸 모르면 지금 당장 문제가 생기는지, 눈치껏 주변보고 따라갈 수 있는 내용인지 잘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질문할 기회가 생기면 꼭 놓치지 말고 물어보세요.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앞으로의 계획은 자대가서 천천히 생각해도 뭐든 하기 시작하면 뭐가 됐든 안 늦습니다. 진짜로요.
제 주변에도 전역하고 멀쩡히 사는 사람들 많더라고요.



2. 자대 어딜가든 그곳의 규칙대로, 알려주는대로 행동하는게 제일 먼저

당연히 처음 가는 곳이고, 모르는 사람들과 살아야 하는데 맘에 안 들겠죠. 일단 익숙해지세요. 경례든, 인사말이든, 업무든 간에 뭐든지요.
업무도 모르고 생활 규칙도 모르는데 맘에 안 든다고 뺑끼치면 그 누구도 여러분을 배려해주지 않습니다.
별종 취급 받고, 누구도 여러분을 멀쩡한 사람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불편한 생활이 이어질 뿐입니다.

이병으로 와서 어리버리 하다가 차츰 익숙해져서 업무도 어느정도 할 수 있게되고, 생활도 익숙해지면 여러분의 계급이 상병이나 일병 말쯤 되있을겁니다.
그때가서 여태껏 맘에 안 들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이건 그동안 노예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유없이 무언가를 바꾸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먼저 여러분의 발언과 행동에 정당한 근거를 세우기 위해 먼저 익숙해지세요.
굳이 없어도 될거 같은 문화, 필요없는 관습은 그때부터 동료병사들과 함께 바꿔나가시면 됩니다.
그렇게 군대가 좋아져가는거 아니겠습니까.



3. 어느 보직을 가든 힘든건 매한가지

이쯤에서 개인적인 경험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항공무기정비(41610, 예...기무탄의 "무" 맞습니다) 특기를 지망해서 제 선택으로 일선무장으로 항공기정비대대에서 근무한 후 특기가 맘에 들어 전문하사까지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개인 시간도 모자라고, 피곤하고 지칩니다. 심지어 행정병도, 으뜸병사도 항상 겉으로는 꿀이라고 그래도 내심 피곤해합니다.
꿀보직이 있는건 맞지만 어느 보직이든 힘든 부분은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여러분은 전역 후의 목표가 있거나, 찾아가는 중이시라고 생각합니다.
제 특기에서도 서울대 출신 선임, 삼성 다니다 온 후임이 있었습니다. 자격증을 2개 따고 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시간을 쪼개서 수능치고 대학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기피하는 기무탄에서 말입니다.

대부분이 원하는 특기에서 튕겨서 왔지만, 결국엔 받아들이고 본인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이것저것 계획하고 해보기 시작하더군요.

여러분 자신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군대에서 지내는 시간을 잘 활용하길 바랍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거, 2년씩이나 있으면 뭔가 해보기엔 충분하지 않을까요?



4. 단체 생활은 매너있게, 배려는 나부터 실천하기

제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가장 큰 부분이자 이 글의 마무리입니다.
여러분도 군생활 하기 싫고 편하게 지내고 싶은건 이해합니다.

비록 저는 군생활이 체질에 맞아서 이렇게 남게 됐지만 여러분은 마냥 그렇지도 않겠지요.

그러나 여러분이 2년동안 생활할 그곳에는 정말 여러 배경을 가지고 여러분과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자신만이 편하게 생활하기 위해 타인을 배려하지 않으면 여러분 또한 배려받지 못합니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의견을 공유하고 다같이 타협점을 찾아야 하며, 개인 위생, 정리정돈, 규정 준수는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켜주셔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말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이죠, 그게 존재하는 데에 이유 따윈 저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럴 땐 주임원사님이나 부대 상담관에게 상담을 꼭 하도록 하세요.
부대생활에 이 부분이 너무 불합리하다고 느낀다면 꼭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세요.
뭉뚱그려서 대충 설명하면 "그래서 내가 뭘 해주라고?"가 되니까요.

이런 일이 있는데, 어떠한 이유가 있는거 같고, 난 이 부분이 힘들다. 이것이 이런 식으로 개선되어서 이렇게 되면 좋겠다.

무조건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남에게 문제를 상담할 땐 원인과 해결 방안 또한 제시를 해줘야 타협과 해결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대 안에서 힘든 일이 있거나, 괴롭힘이 있다면 꼭 상담해서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거나, 남들과 갈등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싫어도 얼굴 볼 사이인데 이왕이면 화해하고 서로 친하게 지내면 좋죠.



이상으로 공군생활 마음가짐? 팁? 같은 이것저것이었습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언젠가 시간날 때 읽고 답변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21개월 동안 국방에 헌신하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꼭 몸과 마음 모두 건강히 전역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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