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주갤 나눔요정 ㅇㅇ좌의 나눔이벤트로 수령한 바이알 6종입니다. 현재는 닉변해서 고닉이시던가요. 최소 수령시기는 늦은 봄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겨울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리뷰가 올라오지 않아 이 새끼가 먹고 쨌나 싶었을 ㅇㅇ좌에게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신상의 사정으로 음주를 못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해를 넘기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시간을 들여 조금씩 맛을 보고 리뷰를 남겼습니다. 워낙에 경험치가 낮은 응애주붕이인 데다가 향과 맛도 잘 캐치하지 못하니 양해를 바랍니다. 참 제목은 주위리지만 진도 있고 깔바도 있네요.


본문은 여기부터


부자진

관련 인터뷰에서는 한국식 진의 판도를 연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고 시장조사는 꽤 순조로웠나(?) 봅니다. 다만 대부분의 리뷰에 고무냄새가 난다고 악명이 높기에 설렘 반 걱정 반이었는데, 안좋은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듯 후자가 들어맞네요. 아쉽게도 트랙터 제초 씨게 조지다가 벨트 끊어지면 나는 냄새가 풀풀 납니다. 제씨초발 PTSD 살짝 왔음ㅋㅋ K-herb의 힘이 느껴지십니까? 차라리 깻잎향이 지배적이었다면 덜 역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원진과 비교시음할 기회가 있을지. 스트는 소주를 처음 마셨을 때의 느낌이라 썩 유쾌하진 않았음. 다행히 진토닉은 잘 넘어감.냉동스트는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


브루일 20 XO (Calvados 20 Year Old XO Chateau du Breuil)

40도대로 알고 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도수에 익숙해지는데 조금 걸렸습니다. 이제껏 접해본 브랜디라곤 XO라인 꼬냑 둘에 토카치의 이케다에서 팔던 저가 브랜디가 전부라 칼바도스는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성분 하나하나 캐치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입안에서 퍼지는 싱그러운 향기는 좋아합니다. 이번 나눔으로 칼바도스를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호박색을 띈 모습에서 사과는 잘 연상되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자마자 향기가 가득 퍼집니다. 청사과인지는 잘 모르겠고 달큰한 향과 더해져 시나몬 애플이 연상됩니다. 디퓨저나 양초로 만들고 싶은 향입니다. 날도 선선한게 크리스마스 앞두고 펀드레이징 한다고 발품팔던게 떠오르네요. 눅진한 단맛보다는 상큼한 느낌의 향이 더해져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칼바도스는 에어링의 영향이 크다고 들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입문해보고 싶어요.


글렌리벳 21

다른 바이알들보다 색이 옅고 43도 치고는 부드러운 맛이 인상 깊었습니다. 고도수를 즐기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뚜껑을 열었을 때 옅은 향이 맴돕니다. 프랑킨센스나 시더우드 계열의 향을 언급하는 리뷰가 많던데 저는 사이프러스 비슷한 향만 느껴지더라고요. 은은하게 건포도 내지 견과향이 그걸 감싸는데 이게 셰리인지? 마셔본 적이 없어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밋밋하다고 생각할 때면 시나몬이 들어옵니다. 마시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글렌알라키 15

버팔로가 떠오르는 진한 색감이고 올로로소랑 PX 스까라는데 글렌리벳보다 이걸 먼저 맛보았으면 좋았겠네요. 46도면 봄센세랑 1도 차이니 조금 빡세더라고요.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지 와턱 마시는 느낌으로다가. 건포도, 과일향이 가득합니다.

버터스카치는 잘 모르겠고 꿀처럼 달달한 맛이 맴도는데 알콜이 목구멍을 연신 찌르다보니 거친 매력도 보입니다. CS였으면 좋겠다는 글도 있던데 여윽시 주갤.. 아직 식도 교체는 안해서 CS는 무리 ㅋㅋ 끝에 맴도는 은은한 오크향은 좋아요.


카발란 솔올셰

선명한 호박색, 아카시아꿀과 같은 향긋한 냄새가 맴돈다. 프랑킨센스와 같은 향이 뒤따름. 고도수이다보니 부즈가 조금 느껴지는데 달콤한 향이 중화시켜줌. 도수가 꽤 있는데도 술술 들어가는게 정말 좋네요. 제주여행때 비노랑 시그넷을 사오고 싶었는데 펑크나서 내년을 기약하기로.


글렌모렌지 시그넷

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름인지라 마셔본 적이 없음에도 굉장히 익숙한 기분입니다. 몇 다리 건너 지인의 느낌. 보틀 디자인도 예뻐서 하나 장만하고 싶었는데 올해는 인연이 아닌가 봐요. 생강이나 계피쪽 향이 조금 느껴졌고 스모키함이 더해짐. 분명 과실류의 달달함은 느껴지는데 이게 아부나흐처럼 가벼운 향은 아니고 카발란처럼 묵직하고 향신료와 섞인 느낌이었음. 확실친 않지만 슈톨렌에 넣는 넛멕이 살짝 스치고 지나감. 슈톨렌 만들 때 럼 대신에 얘를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럴 돈은 없지만. 끝에서 살짝 맴도는 커피향이 매혹적인 탓에 커피 안마신지 거진 10년만에 원두가 마려워지는 술이네요.


나가며 

 갤에서 자주 마주치던 시그넷, 카발란 등 여러 증류주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앞으로 얼마나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깔바도스라는 장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었고요. 경험치를 쌓게 도와주신 ㅇㅇ좌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