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커리큘럼 후반부에 듣게 되는 와인 수업.
워낙 단기간에 방대한 지식을 머리 속에 우겨넣다보니 엄청나게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수업을 제대로 들으면 가장 낮은 레벨의 소믈리에 시험 정도는 무난하게 통과한다더군요.
CIA 입학할 때 교내 투어를 하면서 "우리 학교는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술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자랑을 듣기도 했지요.
첫 날 마신 와인들.
찰스 크루그Charles Krug, 케이크브레드Cakebread Cellars,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 드라이크릭Dry Creek.
계속해서 마운트 릴리Mount Riley, 마이너Miner, 실크맨 Silkman.
첫 날이라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일단 보이는 건 빨간 건 레드와인이요 투명한 건 화이트 와인이다 정도입니다.
글래스를 셋팅하고, 안주를 준비합니다. 오늘은 여러 종류의 치즈와 올리브, 후무스(병아리콩을 갈아 만든 중동지역 음식), 방울토마토를 곁들여 먹습니다.
아무래도 와인 클래스의 목적이 소믈리에 수준의 지식을 갖춘다기 보다는 와인의 기본에 대해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요리사로서 메뉴를 개발하면서 염두에 둘 사항들을 숙지하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을 굉장히 중시합니다.
신기한게, 똑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와인에는 엄청 잘 어울리는데 또 어떤 와인과는 최악의 맛을 낸다는 것.
감각을 최대한 살려 맛을 느끼기 위해 섬세하고 약한 와인을 먼저 시음하고 바디감이 강한 와인을 나중에 마십니다.
테이스팅이기 때문에 와인은 바닥에 살짝 깔릴 정도만 붓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맛만 보고 뱉어야 하는데... 다들 수업 끝날 때면 취해서 나옵니다.
가장 먼저 시음한 것은 미처 사진은 못 찍은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Dr.Konstantin Frank의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2013년산. 뉴욕의 핑거레이크 지역에서 만든 와인입니다. 100%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만을 사용한 샴페인이지요. 엄밀히 따지면 샴페인은 아니고 발포와인이지만서도. 가장 섬세하고 산뜻한 느낌입니다. 배와 레몬 커드 아로마가 섞인 미네랄 맛이 강한 와인...이라고는 하는데 와알못이 그런 걸 느끼긴 힘들고 그저 '아, 이런 맛과 향을 배와 레몬 커드 섞은 걸로 표현하는구나'라고 배우는 수준입니다. 도매가 $20.
두번째 와인은 마운틴 릴리Mt.Riley 2012년산. 뉴질랜드의 말보로Marlborough 지역에서 생산한, 100% 쇼비뇽 블랑Saunignon Blanc 포도만을 사용해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저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화이트 와인 중에서 굉장히 좋아하는 게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입니다. 가볍고 산뜻한 게 취향인지라 ㅎㅎ 밝은 지푸라기(Straw) 색상의 상쾌하고 과일스러운 맛과 향이 특징입니다. 신대륙 와인답게 가격도 착해서 도매가 $9.
세번째 와인은 포마녹Paumanok 쉐닌 블랑Chenin Blanc. 뉴욕의 롱아일랜드 노스포크 지역의 와이너리에서 2018년에 만들었습니다. 자몽, 멜론, 파인애플의 아로마가 풍기는 크리스피한 느낌의 와인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자몽, 멜론, 파인애플 섞은 향이 나는 건 아니고 뭐랄까 그 세가지 과일향을 섞어놓은 듯한 컨셉이랄까 이미지랄까 그런 느낌입니다. 가격은 $15.50.
네번째 와인은 실크맨Silkman. 세미용Semillon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호주의 헌터 벨리 지역에서 만든 와인으로 시음한 것은 2016년산. 좀 더 강렬한 시트러스 향이 특징입니다. 앞서 시음했던 화이트 와인들이 좀 달달한 과일도 섞은 느낌이라면 실크맨은 레몬이나 라임, 자몽 등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들만 모아놓은 느낌이랄까요. 가격은 $17.00.
다섯번째는 마이너Miner에서 비오니에Viognier 품종을 써서 만든 화이트 와인.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서 2017년에 만들었습니다. 자두와 포도, 그리고 인동덩굴Honeysuckle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특징입니다. 그런데 인동덩굴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이미지를 그려내기가 힘드네요. 가격은 $16.00.
여섯번째는 케이크브레드Cakebread에서 생산한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입니다. 위의 와인과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만든 2015년산 화이트 와인. 같은 샤르도네 100%라도 블랑 드 블랑에 비하면 탄산은 없는, 좀 얌전한(?) 화이트 와인이지요.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며 배어나온 아로마가 사과, 배, 멜론 향과 섞이며 균형을 이룹니다. 가격은 $33.00.
일곱번째는 오늘 처음으로 마셔보는 구세계Old world 와인. 샤또 포티아Chateau Fortia에서 만든 샤토네프 뒤 빠쁘Chateauneuf du Pape, 2015년산입니다. 프랑스 론Rhone 지역의 샤토네프 뒤 빠쁘 마을 출신입니다. 줄여서 cdp라고 부르기도 하죠. 와인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동네는 이렇게 따로 이름을 붙이지 않고 지역 이름만 붙여도 최고의 상품이 됩니다. 그르나쉬Grenache 65%, 쉬라Syrah 25%, 무르베드르Mouvedre 10%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이 세가지 품종이 섞어 마시면 맛있다고 해서 저는 첫 머리만 따서 "와인에 MSG를 넣으면 맛있어진다."로 외웠지요. 스모키한 베리 이미지가 강렬한 레드 와인입니다. 바디감도 강하고, 여운도 기네요. 가격은 $30.00.
여덟번째는 드라이 크릭Dry Creek 와이너리에서 만든 진판델Zinfandel, 2015년산. 캘리포니아 소노마의 드라이 크릭 밸리지역에서 만들었습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만드는 지역이 좁아질수록 와인의 질이 올라가는 게 보편적이지요. 예를 들어 명동에서 기른 포도가 와인 만들기에 가장 좋다면 와인병에 대문짝만하게 명동이라고 써붙일텐데, 제작 수량을 늘리거나 기타 이유로 인해 중구에서 기른 포도를 섞어넣으면 중구 와인이 되는 거고, 여기서 한술 더 떠서 서울 다른 지역의 포도가 섞이면 서울 와인이 되는 식입니다. 진판델은 풍미가 강한 레드와인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는 품종으로, 드라이 크릭의 진판델은 무겁고 강력한 맛과 향이 뒤섞여 있습니다. 베리와 체리 향이 볶은 후추향과 함께 섞이고, 다크초콜릿의 쓴맛과 농익은 베리의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집니다. 가격은 $20.45.
마지막으로 찰스 크루그는 미국의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의 초창기 와인 제작자 이름이기도 합니다.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만들었으며, "제너레이션스Generations"는 포도를 섞어서 만든 브랜드 명칭입니다. 카베르네 쇼비뇽 91%, 멀롯 5%, 쁘띠 베르도 4%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시음 당시 도매가 $45.28. 이 정도면 꽤 비싼 와인에 속하지요. 풀 바디 와인이고, 블랙체리와 블루베리 및 커피빈의 아로마에 태운 크렘브륄레와도 같은 여운이 남습니다.
이렇게 가장 약한 화이트 와인부터 가장 쎈 레드까지 다 차례대로 마셔봤네요. 알콜도수가 약하고 쎈 게 아니라 탄닌 성분과 아로마의 강렬함 등이 점점 쎄집니다. 포도 품종에 따른 차이를 잘 느껴보라고 고른 와인 목록이라는데, 사실 와인은 품종 뿐만 아니라 생산년도와 지역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금만 파고들어도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뭐, 대부분은 시음하면서 느낀 게 아니라 교수가 "이 맛을 전문적으로 묘사할 때 XX맛이 난다고 한다"라고 말해주면 그제서야 "오오, 그렇구나! 듣고보니 XX맛이 나는 것 같네."라고 느끼는 수준이지만요. 아기가 처음으로 단어 배우듯이 와인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단어를 머리에 쑤셔넣는 과정입니다.
기음갤에 올렸는데 개념글에서 짤림... 아무래도 주갤에 올리라는 뜻인 거 같아서리 앞으론 주갤에 올려야할듯 ㅋㅋ
기음갤알바 생리터진날에는 술올리면 짜름 그래서 안주도 같이올려야함
마을이름들 되게어렵다 - dc App
유럽쪽 와인들은 이름 외우는 게 일이죠. 지명도 어렵고 와인 이름도 어렵고...ㅠ_ㅠ
근데 주갤에서 놀거임요. 칵테일이랑 위스키를 와인보다 더 좋아해서리. 하지만 직접 만드는 건 맥주라는 게 함정 ㅋㅋ - dc App
와인어려웡
시험보는데 필기만 보는데도 골 뽀사지는 줄 알았음요 - dc App
자주오세영 여기사람들착해
얘네가 와인경영 석사과정도 있엇나
아니 귀하신분이 이런 누추한곳에
도매가격이긴 하지만 너무 아름답다
ㄹㅇ와인만큼 어려운 주종이 없는듯
기음갤에서 많이보던 닉이다
귀하신 분 ㄷㄷ
십고수 - dc App
우ㅇ와쵀고다쵲고
미국 스파이는 와인도 배우나 보내요 ㄷㄷ
배워놔야 다른나라 잠입할때 써먹죠 007 안 봄?
mi6만 그러는줄 ㄷㄷ
ㅗㅜㅑ
CIA라니...ㄷㄷ 멋집니다+ - dc App
ㅅㅂ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겟어 같은 주붕이 맞농??? - dc App
블로그 잘 보고 있읍니다
내가 아는 중앙정보국?? - dc App
요리고숞?
으그그극ㄱ 좋겠다
와인갤러리에도 올려주세요
자주 봐여
물고문 해본적있음?
걍 먹고 취하면 되지 머 시바 따지는 게 많노
저거 다 코로 먹이는거임??ㄷㄷ - dc App
학비 오지던데
강의하나 들었넹 - dc App
다른 아조씨들은 기음갤에서 많이 봤다는데 전 차음갤에서 더 많이 본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