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대전인데 현재 서울 거주중이어서
몇 달 간 제대로 바에 간 적이 없어 아쉬워하던 찰나에
연말 보내려고 대전 내려왔다가
어제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바인 아도니스에 혼술하러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대전에 인턴 근무하러 내려온 친구랑 밥먹고 가려고 했으나 밤 9시에 닫는다는 걸 보고 6시반 약속 전에 4시쯤 가서 후딱 마시고 갈 셈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다른 바들도 9시에 전부 닫는걸 몰랐었음,,,ㅎ 그래서 저녁먹고 인스타에서 10시까지 한다는 근처 인싸바 갔다가 9시에 쫓겨났죠ㅋ
암튼 킹도니스 첫 입성에 바틀 주루룩 서있는거 보고 가슴이 웅장해졌습니다,,
게다가 메뉴판 보는데 띠요옹 서울에서는 꿈도 못 꾸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증류주들과 칵테일을 파는 걸 보는데...
방학 내내 대전 내려와있고 싶어지는 갓성비였습니다
(아래 리뷰는 지극히 위린이 주린이의 입장에서 작성된 리뷰이니 그닥 참고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 잔은 의외로 한번도 못마셔본 글렌드로낙 12년 (1만원)
전에 나눔받아서 마셔본 벤리악12나 일하던 바에서 많이 마신 맥캘란 12와 결은 비슷하나 조금 더 꿉꿉하고 드라이한 쉐리의 뉘앙스가 많이 느껴져서 매우매우 좋았습니다. 게다가 7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니, 나중에 꼭 사볼 생각이 드는 맛이었습니다!
두 번째 잔으로 무려 무려 무려 잔에 1만원으로 할인행사중인 히비키 하모니... 가격 실화입니까..?
생애 첫 일본 위스키였는데 옅은 색과 블렌디드라는 선입견에 비해서 생각보다 훨씬 과일 캐릭터도 또렷하고 부드러우면서 바디감도 낭낭해서 너무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바틀로 사기에는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왜들 그리 재패니즈 위스키를 웃돈 얹어서라도 사려고 달려드는지 아주 찔끔 이해할 수 있었던 한 잔이었어요
구석에 쭈구리처럼 앉아서 마시고 있는 제가 불쌍하셨는지 사장님께서 넌지시 맛있냐고 여쭤보시길래 처음 마셔보는데 정말 괜찮다고 대답하면서 일본 위스키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들 몇 가지 질문 드렸더니 되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구요 덕분에 즐겁게 대화하면서 금방 한잔 뚝딱 마셨습니다.
세 번째 잔은 조지티스택...이 아니라 이거는 그냥 사장님이 자랑하고 싶으신지 보여주심ㅋㅋㅋㅋ어림도 없지!
위린이라 실물로 보는건 처음이라서 눈 반짝거리면서 와 이거 처음봐요! 하고 사진 찍었더니 사장님이 사진 찍는 값도 3천원 받아야 되겠다고 농담하셨습니닼ㅋㅋㅋㅋ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와서 마셔봐야지 생각만 하고 다음 잔으로 넘어갔쥬
세 번째 잔은 중간에 살짝 쉬어가는 느낌으로 시그니처 칵테일 '양웬리'(6천원)를 마셨습니다. 브랜디에 어떤 홍차 리큐르를 섞은 칵테일인데, 이 홍차 리큐르가 단종이 됐나 수입이 중단이 됐다 그래서 언젠가 못 마시게 될수도 있다고 사장님이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그 대체품으로 양웬리2라는 칵테일도 새로 내놓으셨다고는 하더라구요.
칵테일 자체는 엄청 진하고 향긋한 홍차향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얼음도 없이 스터만 해서 나오는 칵테일은 처음이었는데 오히려 차게 하지 않아서 특유의 향을 최대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차와 브랜디 두 음료의 맛과 향의 절묘한 조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네 번째 잔으로는 산토리사에서 최근 출시한 버번 위스키인 '리젠트'(1만원)를 택했습니다. 최신화가 안 돼서 메뉴판에는 없었지만 백바를 유심히 보다가 발견해서 시킬 수 있었어요! 평소에 정말 궁금했던 쉐리&와인 캐스크 숙성 버번 위스키여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이때부터 사실 취기가 조금 올라와서 정확히 맛을 음미해보진 못했지만 여타 버번들과 확연히 다른 탄닌감이나 와인스러운 포도맛이 느껴져서 신기해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쉐리스러운 캐릭터는 못잡아 냈지만 도수에 비해 상당히 부드럽고 산미도 있어서 와인캐스크에 숙성한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어요.
때마침 사장님도 한가하셨는지 다시 저한테 와서 산토리가 스카치와 버번 증류소를 인수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나온 산물인 리젠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셔서 재밌게 들었습니다.
사장님이랑 수다 떨던 와중에 제가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 잘 마시니까 기분 좋으셨는지 얼마전에 새로 들어왔다던 필리핀산 럼인 '돈파파 라이 캐스크'를 맛 보라고 주셨습니다.
공짜 술은 절대 마다하지 않는데다 꽤 비싼 럼이라는 얘기를 듣고 신나게 마셨는데 정말 신세계더군요...
개인적으로 럼을 많이 마셔보지도 못했고, 기껏해야 칵테일 기주로 쓰는 저렴이들만 접해본 저로선 이렇게 젠틀하고 정돈된 와중에 묵직하면서 개성은 살아있는 복합적인 럼은 처음이었거든요..!
피트 위스키에서 날법한 스모키함이 잡히기도 하고, 꼬냑스러운 꿉꿉한 과실 맛도 느껴지면서, 라이 위스키의 매큼한 스파이스, 럼 특유의 거친 단맛도 살아있는, 적당히 달큰하면서 세련된 럼이었습니다. 이 이상의 맛 표현은 못하겠지만 아무튼 진짜 맛있었어요 완전 신세계...
이렇게 진탕 마시다보니 어느새 저녁약속 시간이 다 돼서 마지막 입가심으로 시킨 진 토닉입니다. 그런데 이제 말피 블러드 오렌지 진을 곁들인,,,(6천원)
처음 매장에 갔을 때 바 뒤편에 있는 '맨하탄 슈퍼'라는 리쿼스토어에서 제가 기억하기로는 전국 최저가 5만원에 말피 진 세 종류를 팔고 있길래 맛이 괜찮으면 사야지 생각하고 있던 찰나였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잔으로 시켜봤는데요, 정신을 차려보니 바에서 나서는 제 손에는 이미 보틀이 쥐어져있었...
우선 색깔이 너무 예쁜데 향이랑 맛이 생과일을 넣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오렌지류의 시트러스 느낌이 정말 뚜렷하길래 위에 얹어진 레몬 제스트 때문인가 했더니 사장님 왈 '그거 술에서 나는 거에요. 레몬 껍질 넣었는데 오렌지 향 나잖아.'
바로 5만원에 구입하고 약속 시간 늦어서 헐레벌떡 나와 친구 만나러 갔습니다... 사장님께 제대로 인사 못 드려서 아쉽네요.. 사실 지각한게 사장님이랑 수다떠느라,,ㅎ 못 빠져나오고 있었던게 커서... 결국 헤롱헤롱한 상태로 친구 만나러감ㅎㅎㅎ
총평은 싱글몰트부터 칵테일까지 무친 가성비와 차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대전 최고의 바였던 것 같습니다... 괜히 대전의 다희라고 불리우는게 아닌,, 하나 유념하셔야 하는 점은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시고 젠틀하신데 가게 곳곳에 붙어있는 경고문이나 네이버 리뷰같은 걸 보면 상당히 주관이 있으시고 진상에겐 엄한 분이신 것 같으니 우리 모두 예의를 지킵시다 휴-먼... 조만간 대전 다시 내려가면 무적권 1일1킹도니스 할 계획입니다.
아도니스 리뷰는 여기서 끝!
+)
여담으로 여기는 혼자만 술 잔뜩 취해서 간 '해마의 방'이라는 덮밥 집인데 가성비 괜춘하고 분위기가 독특해서 커플이 데이트하러 오기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슴니다
이건 인싸바 사진인데 칵테일 맛도 분위기도 그냥 그랬음
단 하나 마음에 든 건 가격인데 역시 대전이 최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술을 그렇게 많이 먹고 저녁 약속 간거야?
죽을뻔했습니다..ㅎ
아도니스조아요
와 ㄹㅇ 가보고 싶네여 대전 카이스트 가본답시고 한번 가봤는데 또 가면 가봐야겠네요 리뷰추:)
꼭 가보셔요!! 강추강추
아도니스 추 - dc App
오.. 양웬리 꼭마셔봐야지 인생애니인데 ; p
오 은하영웅전설에서 나온 양웬리가 그거임?? ㄷㄷ
ㅇㅇ 맨날홍차에 브랜디타먹자나 ; p
맞워요 사장님이 그 주인공 얘기 해주셨음
친구 여자네 ㅂㄷㅂㄷ
주량 ㄷㄷ
이색기 인싸냄새나... - dc App
오오 개추다 - dc App
부럽다...
근데 그 리쿼 샵에 파르페 아무르 있었어?
선화동도 갔구나. 아도니스에서 가까워서 좋지
미술관 체험단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