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들으면 알만한 꽤 큰 바에서 1년 간 일하다 얼마 전 그만 둠.
바텐더로 일할 때는 주갤 거의 안 봤는데(솔직히 영양가 있는 정보들이 적다....) 
다른 일 준비 중에 시간이 붕 떠서 념글 정주행 했는데 몇몇 주제들 바텐더 입장에서 썰 풀어봄.
솔직히 서울에서도 상권 별로 상황이 다 달라서 내 말이 모든 가게에 적용되는 건 아니니 걍 저런 바도 있구나 정도로 봐 주면 감사
1. 술섞개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임. 솔직히 큰 바 대부분이 노동력을 갈아넣어서 돌아가기 때문에 바쁘면 점점 서비스나 메이킹에 소홀해짐. 
같이 일하던 사람 중 한명이 바쁘다고 진토닉 대충 만들어 나갔다가 손님이 바텐더라 쌍욕 먹고 내가 다시 만들어 나간 적도 있음. 
위생도 손님이 보이는 곳에선 철저해 보이지만 손 닦는 수건이랑 행주랑 구별해서 쓰는 사람 우리 가게에서 나 포함 2명 밖에 없었음. 
만화처럼 바텐더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건 판타지겠지만 적어도 돈 받은 값은 해야 하는데 그 정도도 안되는 사람들을 꽤 봤다.
2. 얼음
바에서 모든 얼음을 버켓에 담아두고 사용해서 엉망이다. 이런 글을 봤는데 내가 방문했던 바 중 단 한 곳도 그런 곳은 없었다
물론 버켓에 있는 얼음도 사용하지만 기주의 온도와 메이킹 방법에 따라 다른 온도의 얼음을 레시피로 정형화해서 사용함. 
예를 들어 마티니를 만드는데 진은 냉동으로 영하 15도 정도에 보관하고 버무스는 7~8도로 보관하는데 거기에 영하의 얼음을 쓴다?
기주의 향은 하나도 안 풀리고 물도 충분히 섞이지 못하고 더럽게 차갑기만 한 칵테일이 만들어짐. 그럴 땐 당연히 0도의 얼음을 써야한다
클래식 칵테일들은 대부분 정형화된 공식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도 안 한다? 바로 티가 난다.
오히려 맘에 안 드는 건 잔 칠링할 때 얼음 쓰는 바들인데 (내가 일했던 곳도) 주로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데 이건 개선할 여지가 크다고 봄.
3. 커버차지
간단하다 와봐야 돈은 안되고 테이블만 차지하니 이 돈 못 낼거면 오지말라는 뜻이다. 
수익성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돈 되는 주문과 안되는 주문을 응대하는 차이가 노골적인 곳은 장사의 기본이 안됐다는 생각임.
4. 클래식 
난 클래식이란 어느 분야든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가진 것이라 생각함.
칵테일에 있어서도 클래식이란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닌 시대를 넘어 사람들의 입을 사로잡는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클래식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이런 가치는 레시피를 단순히 재현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내포된 기법, 재료 간의 조화, 역사적 맥락, 바텐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 속에 있다 생각함.
사제락은 그 시작엔 브랜디를 사용하여 만들었음. 하지만 지금 그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한다면 브랜디가 부드러워져서 전혀 매력이 없을것임.
주갤러들이 사랑하는 마티니도 당시 미국엔 드라이 진은 한 방울도 수입되지 않았음. 만일 그 당시처럼 올드톰 진을 사용하면 대부분 너무 달다고 생각할 것.
클래식은 레시피의 재현에 있고, 클래식은 거칠고, 드라이하고, 써야 한다. 이런 생각은 얕은 이해에서 오는 편견이라 생각함.

5.시그니쳐
시그니쳐는 바와 바텐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메뉴임과 동시에 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을 위한 메뉴라 생각함.
바텐더 본인이 생각해도 맛없는 시그니쳐도 많고 그럼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함.
개성없이 맛이 직관적이고 새콤달콤하기만한 시그니쳐 메뉴들 많이 봤지만 바의 수익성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함.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요정도인듯..... 만약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댓달아주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해 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