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셨는지요. 산월입니다. 현실에서 거듭된 처신의 문제와 비루해지는 제 인생을 보며 갤 활동 내려놓은지 반년 가까이 된것 같습니다. 술 마신 걸 공연히 자랑하기엔 현생이 너무 피폐했네요. 뭐 말은 이래도 사람이 어디 안 간다고 정파맥주니 사파맥주니 그런 우습지도 않은 글이나 쓰며 허송하긴 했습니다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실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래도 그 동안 차도 마시고 운동도 하니 건강은 되려 좋아지는 면도 있는 것 같네요. 헤헤.
아무도 궁금치 않을 제 탈갤 여부와 그 이유로 운을 뗀 건 제가 탈갤 기간 동안 주류갤 공동체에 아주 중대한 피해를 끼쳤기 때문입니다.
1.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눈새'의 실친입니다. 14년도부터 친구였으니 제법 오랜 시간 봐왔다 할 것입니다.
이 친구가 비록 얼굴도 못생기고 걸치는 옷은 죄 거적때기에, 경험과 상식이 부족해 말주변과 눈치가 없는데다 자의식은 또 넘쳐 처신하는 족족 갈등을 만들며 힘도 약하고 몸도 안 좋아 남의 귀감이 될만한 친구는 아니라지만 제가 맥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기에 고마운 맘에 이것저것 도왔습니다.
또한 제가 주변사람들에게 디시 주류갤러리 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이 친구가 ‘음료맛 과일’이라는 닉네임으로 주류갤러리에 방문한 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후 벌어진 일들은 군대 가있느라 여기 자주 못 들어오던 저보다 여러분들께서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2. 이 친구를 갤에 유입시켜 아사리판을 만든 원죄도 물론 무겁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 친구는 법적 성인이며 저 역시 그 친구의 보모가 아니기에 직접적인 책임은 아닐 것입니다.(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책임 여부로 정신승리하기에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아 ‘업장고로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3. 틸퀸 리슬링이 그 희소성으로 이 바닥 화제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운 좋게도(혹은 휴대폰을 오래 잡기 때문에 이슈를 빨리 접한 것이든) 그 람빅을 구했답니다.
문제는 하도 탐내는 이들이 많았고 또 그 과정서 판매처의 실수까지 겹쳐 이 친구에게 매물을 양보해줄 수 없냐는 요청이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쪽 바닥에서 나름 알아주는 네임드로 시음회 등의 행사를 주최하기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할지 물어봤고 저는 상책과 중책, 하책을 내놓았습니다.
상책은 양보한 다음 그 사람에게 일정 부분의 이익(시음회 참여, 네트워크 구축, 맥주소개 등)을 얻어내는 것입니다. 어차피 이 친구는 맥주에 대단한 열정이 없으며, 감각 및 경험, 언어 수준이 대단치 못해 마셔도 일정 이상의 경험치를 획득하지 못할 것이니 부수적인 이익이라도 취하라는 의미였습니다.
중책은 어느 정도 묵히다가 쉐어링 참가할 때 쾌척하며 본인에게 호의적인 일부 맥덕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잘 이어가면 나름의 헤게모니를 가져올 수도 있었겠죠. 쨌든 이 친구가 실명고로시를 필두로 한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에 쇄신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남 앞에서 맥주를 설명하고 느낌을 공유할 능력이 부족한데다 모임을 주도할 성격이 못되었기에 중책이었습니다.
하책은 그냥 저랑 부어라 마셔라 하는 거였습니다.
4. 저는 당연히 상책을 추천했고 이 친구도 수용했습니다. 다만 누가 써놓은 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친구는 넷상에서 애먼 청춘을 찾아 헤매는 허상의 부유물 같은 친구고 사회적 관계에서 독특한 맥락의 욕망을 자주 표출하는 친구입니다. 이런 욕망이 제 조언과 결합했을 때
‘어렵게 구한 맥주를 지인에게 흔쾌히 양보하는 대단한 나’
를 커뮤니티에 전시하고 싶어 안달이 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제 섣부른 조언이 낳은 괴물이었네요. 물론 거기까지 예상했더라도 배송 부분을 가리지 않을 거라곤 생각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5. 잠시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20년 6월 전역 후 이 친구가 만든 대구맥덕들 모임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근데 거기서 이 친구의 여론이 심하게 안 좋은 겁니다. 처음에는 ‘아.. 모임에 꼭 하나씩은 있는 놀림 받는 캐릭터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다 보니 그게 그저 그런 장난이 아닌 걸 느꼈습니다. 이어 그 친구가 없는 자리서 에피소드 몇몇을 듣고 수긍하게 되죠.
하지만 제 삶은 대체로 약자의 편이였던지라 주제 넘게 어느 정도 이 친구 편을 들거나 적당히 용서를 구하거나 했습니다. 배움이 얕고 경험이 부족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애가 본질적으로 나쁜 건 아니라고. 기분 나쁜 건 알겠지만 너른 마음으로 품어줬으면 좋겠다고.
제가 일정 부분 이 친구를 그렇게 대했기 때문에 주변에 권하는 게 가식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저를 마뜩찮게 보는 분들도 존재했죠. 당연한 일입니다.
6. 그렇게 어중간한 위치를 고수하다 ‘지금 핫한 새끼 썰’을 보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동네 착한 바보’
가 그다지 착한 것조차 아니었음을 알게 된 뒤의 허무함. 제 금치산자적 변호가 얼마나 허약한 기반위에 이루어지고 있었는지, 그걸 보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저를 역겨워하셨을지 감히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친한 저에게도 하지 않는 짓을 커뮤니티적 맥락에서 만난 사람들에겐 어찌 그리 쉽게 하고 다녔는지... 그 무렵 대충 주류갤러리에 인사나 올려볼까 하던 중이었는데 바로 접었습니다.
7. 분명 저에게는 그렇게까지 안했던 것 같은데(이 친구가 제법 저를 신경써준 적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관계선 더 조심하지 않았을까 싶어 쉴드를 쳤습니다. 그래서 넷상이든 현실에서든 왜 저 새끼 변호하냐는 불평을 제법 들었는데 정작 넷상에서 더 심한 일을 저지르고 다녔다는 사실과 마주하니 참 허탈합니다.
제가 말로 그 친구를 울려본 적이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물리적으로 압제를 가했기 때문일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개판 친거면 그래도 그 문제를 넷상으로는 가지고 오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왜 하필.....
8. 요전에 삶이 무료해 그 친구 썰을 다시보기 하러 주갤에 들른 일이 있습니다. 근데 이 친구가 은근슬쩍 기어 나오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다못해 변명이라도 하지 않았기에 적어도 입을 다물기라도 하지 않을까 했는데 제가 이 친구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나 싶습니다.
심지어 가장 윗글이
‘아버지께 30년 위스키를 선물하는 대단한 나’
를 전시하고 싶어 안달이 난 글이더군요. 다음 글에선 제가 사진에 나왔습니다. 얼굴 올린 것도 아니고 뭐 그리 민감하겠느냐마는 이쯤 되니 ‘나도 친구 있어!’라 외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심지어 댓글에 ‘저 새끼도 친구가 있네’ 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제가 왜 저도 모르는 사이 이런 식으로 소비되어야할까요?
9. 어찌 보면 이 글 역시 ㅈ목 활동을 갤에 들고 오는 것이고 갤 역시 이 친구에게 상당히 피로감을 느꼈으니 만큼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게 바람직한 행동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이쯤에서 깔끔하게 목을 따주는 것이 원죄를 저지른 저의 책임이 아닐는지요.
뭐, 고로시 정국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너무 쉽게 죽여 버렸다 평하는 분도 봤긴 합니다만.. 거위에게도 나름의 존엄이 있지 않겠습니까.
10. 친구야. 아니, 눈새야. 이 글 읽으며 많이 부들거렸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맥락을 더하는 정도를 제외하곤 이미 알려진 사실 외에 다른 사실들을 입 밖에도 내지 않았고, 그마저도 건너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겪어서 당사자성이 충분한 이야기만 했다. 이는 내가 지키는 마지막 선이고.(그리고 그 썰 쓴 양반도 정말로 치명적인 내용이나 그 상세까진 적지 않은 것 같더구나)
사실 방역짤 같은 거라 기분 나쁘라고 적은 게 맞기도 함.
저 역시 이 친구의 탄생과 주갤에 끼친 해악의 상당을 차지하고 있고, 하여 이에 대한 비판 역시 받아들이는 게 당연합니다. 주시는 말씀 달게 받겠습니다. 그 뒤 다른 글에서 개인적인 술 얘기 조금, 대구리뷰 모음 조금 하고 다시 유동 ㅇㅇ로 돌아가겠습니다.
어디선가 대구이야기 하고 재미 없는데다 틀딱냄새나는 글쓰며, 잔을 잡는 손이 유독 두툼한 사진을 올리는 사람을 보신다면 저라 생각하시고 비추라도 눌러주셨으면 합니다. 그간 즐거웠습니다.
모두 지속가능한 음주 생활 하시기를!
*물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문제에 천착한 제 자의식 과잉입니다. 뭐 내가 대단한 존재라고 탈갤 회고록이나 적고 있담. 게다가 유이, 팩사, 반장 점령기 거치며 '빌런으로서의 눈새'가 그 헤게모니를 빠르게 잃은 시점에선 큰 의미도 없는 행동이기도 하고. 심지어 갤은 물갈이를 상당히 이뤄 저나 걔를 모를 사람 역시 많을 겁니다. 다만 아무 언급없이 지나갈 일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은근슬쩍 돌아와도 됨에도 굳이 ㅇㅇ로 돌아가려 하는 것은 이후에도 저는 눈새와 연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요, 하여 언젠가는 제 활동이 그 친구를 불러들일 수 있다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저는 제 스스로를 감추지 못하는 사람이고, 읽어보면 티날 글과 지역 배경을 갖고 있으니 고닉이라는 형식이 중요하지도 않겠지요. 마치 곰칰ㅋㅋㅋㅋ 매니아처럼 말이지ㅋㅋㅋㅋ 다만 제 이름 달고 시작한 대구 맥주업장 정리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맥주개똥철학 연작은 마무리 짓고 가겠습니다.
히히히 즐술하십쇼!
불초 산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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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요약 없노
동훈게이야 삶과 대학원이 모두 자연의 일부가 아니겠노?
애미 첫 문장 읽고 장액 나오는 줄 알고 쫄았노
말투 씹근첩같은데다가 걍 유유상종인거같음 뭘 주저리주저리쌌노
동훈아 너도 너가 양반은 아닌 거 알지?
엉ㅋㅋㅋㅋㅋ 유유상종이 뭐 달리 있는 말이겠나. 나만 다른 척 할 생각 없으니 걱정말길 - dc App
글 읽어보면 너만 다른 척 하고 있는데 ㅋㅋ
3자 보기엔 그럴 수 있겠다. 존나 자의식 과잉이기도 하고ㅋㅋㅋㅋㅋ - dc App
반장 ㅎㅇ - dc App
나도 그 사람 술마시다가 한번 만나본것같은데 그때 봤던기억으론 나이가 나랑 비슷해 보였고 그 사람이랑 친구면 역시 나랑도 나이 비슷할텐데 글은 왤케 나이 지긋해보이지 - dc App
글 왤케 현학적임;; - dc App
형냐~ 여기 추천 박으면되?
선생님 글솜씨만 봐도 틀리앙 하실 것 같은데 아예 친구새끼님과 거기 이주하셔서 다신 안 쳐나오는 것은 어떠신지?
친구한테 왜 욕 못박고 여기다 글씀
현실에선 욕박습니다ㅋㅋㅋㅋㅋ 쓰잘데기 없는 글로 괜히 마음 어지럽혀 죄송합니다 - dc App
좋은말로 하면 현학적이고 나쁜말로 하면 틀니 구린내가 랜선을 타고 화면에서 진동하는 좋은 글이네요 허허
27이 이글을 썼다면 믿겠음? 근하하하하
몇 달 전에 이 글이 쓰여졌다면 이정도 반응은 아닐텐데...
눈새 이슈때 올라왔어야할 글. - dc App
조또아닌개인사를 길게도 써놨는데 재밋게읽은나 - dc App
와 시발 그렇게 하나 남은 친구도 손절치게 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했음
리플에 병신들 많네ㅋㅋ
댓글에 쿨찐투성이네
오래 참앗다 ㅋㅋ - dc App
아 주갤 재밌네ㅋㅋㅋㅋㅋㅋ
갤 이미 망했는데 뭐하노
형냐 다른건 모르겠고 몇년전에 대봉동은 고마웠습니다.. - dc App
동훈게이 영원히 대학원에 남아라 !!!!!
아 ㅋㅋㅋㅋㅋ 그 업장가면 맨날있는 그 모임 ㅋㅋㅋㅋ 난 좀 그렇더라 ㅋㅋㅋㅋ
고생했고 - 211.210
이 글쓴이도 개병신임 니가 뭔데? 어쩌피 디씨에서 모이는 인간들 너 나 우리 모두 병신인거 깔고 들어가고 눈새는 좀 특별한 병신인데 그거 가지고 원죄(ㅋㅋㅋㅋㅋ) 라느니 사과를 한다느니 너가 뭔데 병신새끼야 ㅋㅋㅋㅋㅋ 똑같은 새끼들 끼리 실친 먹고 끼리끼리 지내고 있는 수준 ㅋㅋㅋㅋㅋ
이래서 맥스놉들이랑은 상종을 하지 말라고 하는거 와인이나 고숙성 위스키 깔 돈은 없지만 스놉질은 하고싶어서 희귀보틀이네 꼬미수네 하면서 서로 물고 빨아주는게 참으로 안쓰럽다
정확히 둘이 똑같은 인종인데 왜 고로시하고 남이 더 낮다고 생각하는가... 이미 수많은 비추와 댓글들은 너랑 저 친구가 완전히 똑같은 인종이고 똑같은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고있는데 너만 모르는듯
ㅋㅋ존나웃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