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거기다 산의 겨울은 길었다.
겨울은 늦게 가며, 봄은 늦게 온다고 했던가.
얼어서 굳어버린 흙을 밟는 소리가, 바닥에 떨어진 작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바스라지는 소리가, 남자의 노쇠한 몸에서 나는 기분 나쁜 소리만이 계속 이어졌다.

걸어서 얼마나 갔을까. 불투명한 비닐로 둘러쌓인 작은 비닐하우스에 도착한 남자는 녹이 쓴 자물쇠에 열쇠를 집어넣고선, 문을 열었다. 

밤 사이,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갑게 식은 비닐하우스의 철손잡이가 쩍 소리를 내며 손바닥에 달라붙었기에, 그 남자는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남자는 분노보다는 기대감이.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더 앞섰기에, 시린 손을 가볍게 흔들며 비닐하우스 안을 둘러봤다.

기분 나쁜 적막이 감도는 그 안에는, 그 남자가 신줏단지마냥 모시고 있는 오래된 가마와 꽝꽝 얼어버린, 흙더미. 그리고 빨간 대야가 몇개 놓여있었다.

그 남자는 기분나쁜 숨소리를 내며, 노쇠한 몸을 천천히 이끌어, 바닥에 놓여있는 대야 앞으로 걸어갔다.

’분명 오늘은 되는 날일거야, 분명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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