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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도모! 리아루 주정뱅이 아조시쟝 데스!


저번에 예고한 것처럼 전통주 이야기 시작함.



난 사실 전통주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어설프게 양놈들 술공부를 해온 내 머릿속에서 전통주란 것은


일제강점기때 양조 역사가 진작에 끊어졌던 것이고


글로벌하지 못한 맛으로 김치와 함께 세계화에 실패한 


그런 패잔병의 이미지가 있었다.


지원군 싸이가 등장해도 안될 일이었다.



여러번의 전통주 경험을 통해서도 그런 편견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막걸리를 제외한 다른 전통주들은 세계에 내놓기엔 난해한 맛임을 재차 확인하곤 했다.


특색은 분명 강했지만 양놈들의 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았다.


와중에 안동소주와 진도홍주는 만족스러웠지만 


이것들은 소주에 적응한 조선놈의 입맛이기 때문이리라 생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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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이었다.


그런 편견을 다 지우지도 못했을때 한줄기 빛같은 즈언통주를 접하게 되었는데


사람이름같은 이강주라는 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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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잔은 한약맛같고 두번째잔은 생강차같고 세번째잔부터 고소하게 입에 착 감기는게 묘한 느낌이었다.


세잔부터 강한 주향(酒香)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스르르 떨궈진다.


그 다음부터는 이 술을 마시는게 즐겁고 편했다.


조선시대에 룸싸롱이 있었으면 임페리얼이나 골든블루처럼 깔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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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뚜껑을 이런식으로 까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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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한 이강주는 백자버전이었고


요즘 먹는 이강주는 청자버전인데 고무로 된 뚜껑이 뭔가 이질적이다.


뿅 하고 뚜따하는 재미가 있다.


사실 즈언통주라는 이름에 인공적인 합성고무는 어색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코르크를 쓸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댓잔부터는 정말 맛있다.


술 자체로도 적당한 약향이 올라와 맛있는데 


넙적하고 큰 고기뭉치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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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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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거


자글자글 기름에 지져지는 향과 이강주의 향이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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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조합이다.


언제 전이 틀린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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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에 동서양을 아우르는 시도를 해보았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어찌생각해보면 즈언통주의 세계화는 양놈들의 음식맛때문에 더 힘든게 아닌가 싶다.


매콤한 한국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의 스펙트럼이 극히 좁은 것처럼 말이다.


인도요리도 그런 이유때문에 어울리는 주종을 찾기가 다소 어려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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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요리하니 생각나는 술이 있어서 꺼내보았다. 한산소곡주.


첫잔에서는 고소하고 감칠맛 비슷한 맛이 사람을 놀래킨다.


으레 술이라는 것이 가져야한 알콜의 첫인사가 없다.


둘째잔부터 카레향 비슷한 초향(草香)이 느껴지는데


곡주 특유의 풍미라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묘한 곡주의 고소함, 약간 느껴지는 카레빛 초향,


어디론가 도망가버린 신맛,쓴맛,알콜맛.. 그 덕에 속도조절이 꼭 필요한 술.


맛있다고 술술 넘기다가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이 술의 애칭 <앉은뱅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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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속의 묘한 소용돌이


사람을 일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간악한 요괴가 술병안에 살고있다.


암튼 얘랑 한잔 주거니 받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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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좋은 미나리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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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면은 마디마디 물푸레나무처럼 단단해보이는데 잘라보면 속은 텅 비어있는게 


마치 벌크업을 하면서 유당불내증으로 폭풍설사중인 내 몸뚱아리같다.


그래도 몬밀은 사랑이고 신타는 애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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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향긋하게 씹히는 미나리가 뭐랑 좋을까 싶다가 꼬막을 떠올렸다.


매콤하게 양념장하고 고소하게 참기름 둘렀다.


이게 또 고소한 곡주랑은 찰떡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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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먹기 아쉬워 나물 적당히 조물조물 버무렸는데


나물이 많아지니 전도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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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 니가 봐도 뭔가 부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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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도 약간만.. 요즘 힘쓰는 일이 많아서 잘먹는다.


언제 전이 틀린 적이 있던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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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안하고 밭에서 한움큼 집어온 못생긴 도라지는


그 씁쓸한 맛과 달달한 맛이 이강주를 닮았다.


고추가루가 들어간 한국음식에 칠레산 까쇼(cabernet sauvignon)를 먹으면 의외로 어울린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맛의 계통이 비슷해서 그렇다. 매운맛 감칠맛 단맛.


이강주와 도라지도 그러한 맛의 계통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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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살얼음낀 홍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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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언통으로 시작해 즈언통으로 끝난 재밌는 음주였다.






 추신 



꿈에 내 간이 나와서 욕을했다.


오늘은 술 안먹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