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는 참 오랜만이네요
우방 타워랜드 시절 가본 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생에는 더 이상 놀이공원을 가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방문을 하게 되었어요
곧 결혼을 앞둔 일본인 여자친구가 대구까지 와 주어 함께 가 보았어요
들어가는 입구부터 왠지 설렜어요
알록달록한 장식과 조형들이 이곳은 바깥 세상과 다른 공간이라며 환영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안에는 선물 가게들이 있었고 귀여운 인형 기념품들과 머리띠, 그리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아마 여기서 이미 마음이 푹 빠진 것 같네요
엄마 아빠 손 잡고 세상 걱정 없이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야 말로 저 같은 어른에겐 동화 같은 체험이었으니까요
가장 먼저 눈에 띤 건 알라딘이었어요
바닥이 움직이고 장애물을 건너는 미로 같은 놀이기구죠
제겐 참 추억 같은 곳이에요
어릴 때 키가 작아 못 탔던 기억도 있었고, 좀 더 큰 후에 비로소 들어갈 수 있게 되었을 땐 제법 컸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땐 꼭대기에 있던 지니가 목소리를 내어 인사도 해주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물론 지금 타 보았을 땐 몸도 자라 장애물을 넘는 게 모험처럼 느껴지지도 않았고 작동하지 않는 장치들도 많아 수수한 재미 정도에 그쳤어요
하지만 천천히 걷는 우리를 따라잡으려고 쫓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옛날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했네요
제가 지난 추억에 잠겨 걷는 사이에 뒤에서 여자친구가 깔깔 웃고 있더군요
왜 웃느냐 물어보니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기둥 사이를 지나갈 때 세차장에 들어간 자동차의 기분을 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놀이기구를 타도 서로 다른 감상이 있는 법이네요
그 순수한 감상이 또 유쾌해 저도 웃을 수 있었어요
많은 놀이기구를 타고 간식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시간은 밤이 되었고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트업을 구경하며 특별 공연인 미라클 토이 스토어 공연을 관람했어요
신나는 음악과 웃으며 즐겁게 춤을 추는 분위기 속에서 줄곧 웃으며 시간을 보냈네요
어렸을 때는 이렇게 공연을 펼치는 사람을 동경했었죠
조금 더 자라 막 사회 물을 먹었을 땐 다들 먹고 살기 위해 고생한다며 비아냥 대던 못난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나눠주는 저 분들이야말로 너무 너무 멋지잖아요
돌아가는 길도 반짝반짝 예뻤어요
빛을 등지고 출구로 걸어나가면서 아쉬움이 느껴지더라고요
나는 추억 덕분에 즐거웠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여자친구는 즐거웠을지 궁금했어요
오늘 어땠냐고 물었을 때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 라는 말을 듣고는 내게 또 이월드에 관한 새로운 추억이 늘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언젠가 또 방문한다면 그땐 또 오늘을 떠올리겠죠
.
빛은 사라지고 찰나의 순간도 지나가겠지만, 기억은 남아서 또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 같네요
그런 마음에 문득 생긴 바람 하나가 있어요
모쪼록이면 모든 놀이 공원이 오래 오래 사랑 받고 그 자리를 변함 없이 지켜주었으면 좋겠어요
추억의 장소는 조금 더 천천히 변해도 좋겠다는 어리광을 부리고 싶으니까요
뭉클하네
결혼 미리 ㅊㅋㅊㅋ
뭐야 낭만적이잖아
ㅎㅎ횽 결혼축하해. 우방랜드의 추억있는거보니 비슷한 연배구나.
따뜻한 글이다...
훈훈해지는 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