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고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지체하다 이제야 올림:)
여자친구가 네덜란드로 교환학생갈때 종강 시간이 맞아서 잠깐 여자친구 볼겸 암스테르담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었음. ucla에서 흩어진 이후 장거리를 시작한지 꽤 되서 여자친구가 항상 다시 보고싶어하기도하고 편지도 많이 보내왔지만. 너무 바빠 연락도 자주못해 미안해서 이번에도 급작스럽게 출발했음. 에프텔링의 존재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어릴때부터 알고있었고 모든 안데르센의 책을 읽을정도로 동화를 좋아했으며 총괄 디자이너인 Anton Pieck을 너무나도 동경해서 꼭 죽기전 방문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테마파크였지만 이번에는 시간도 너무 없고 테마파크를 갈바에 근처에서 여자친구와 여유롭게 쉬고싶어서 애초에 기대도 하지않고 갔음(눈물겨울정도로 아쉬웠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익숙해진 풍경이었지만, 암스테르담 특유의 따뜻하고 조밀한 도시 맥락은 여전히 인상 깊었음. 미국처럼 차량도보 중심으로 초기부터 계획되어 설계된 도시들과와 달리, 암스테르담은 초기 도시 계획 단계부터 보행자 중심의 동선과 스케일을 고려해 설계된 흔적이 도심 곳곳에 살아 있었고. 걸으면서도 매우 편안하고 상쾌했음.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이처럼 인간 중심의 도시 설계와 그 안에서의 물리적 심리적 경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피고, 앞으로 설계할때 urban design적 관점을 더욱 주의 깊게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Schiphol에 도착하고나서 주변 꽃집에도 들려 예쁜꽃도 사고 서프라이즈로 여자친구가 공부하는 대학교로 마중나왔음:) 수업끝나고 나오면서 날 보더니 잽싸게 뛰어와서 안겨 빙글빙글 돌면서 웃고 엄청 행복해하던 기억이 난다 시간내서 온게 너무 보람찼음. 미드에 나오는 장면처럼 주변에서 학생들이 박수도 쳐주고ㅎㅎ 그때 여자친구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난 너무 어벙벙했던거 같음ㅋㅋ
아무리 만난지 오래되도 아직도 우리가 LA에서 처음만난날을 기억하고 우연하게 오늘이 그날인걸 기억하고 알려주고있는 여자친구도 신기했다.
우리는 구구절절 계획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오늘은 무계획으로 같이 자전거를 타며 함께 운하를 가로질러 이리저리 천천히 돌아다니며 둘만의 시간을 가졌음:)
여자친구가 자주 가던 단골 카페에 잠시 들러 함께 차를 마시고,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깊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4시간이 20분처럼 금세 지나갔고,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음.
재즈 뮤지션이 쉬러 담배피러 나갈때 피아노에 슬그머니 앉아서 나를 위해 연주도 해주고 :)
보답으로 나는 영상은 없지만 Bill Evans 버전의 Like Someone in Love를 연주해줬다.
생각해보면 내 성격이나 취향이 꽤 독특한 편인데, 이렇게까지 성격과 취미가 닮은 사람을 정말 생뚱맞게 만난것도 참 신기하다.
차를 다 마시고 옆에서 기대어 같이 쉬다가 여자친구가 갑작스럽게 구한 티켓으로 항상 같이 가고싶었던 Concertgebouw Orchestrad의
모자르트 교향곡도 들으러갔다. 둘 다 클래식음악 애호가라 만날 때마다 항상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게 되는듯.
확실히 미국이나 한국과 다르게 잔향이나 반사음, 클래식홀의 설계구조가 매우 디테일하고 우수해서 소리의 명료도가 아주 선명했다. 또한 오케스트라의 실력도 정말 무서울정도로 수준급이였고. 친구중에 클래식 좋아하는애가 한명도 없어서 혼자가던 콘서트홀에 이젠 사랑하는 동행자와 함깨올수있어 너무 행복했다.
여자친구가 예전부터 친구들이랑 보러 갈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나랑 같이 가고 싶어서 일부러 계속 미뤄뒀던 반 고흐 미술관도 같이 방문하고.
사실 사진으로 표현이 잘 안되지만 실물로 보는것과 사진이나 책속에서 보는 명화가 확실히 색감과 느낌이 매우 다르다는걸 느꼈다. 훨씬 짙고 풍부한 느낌.
그나저나 천천히 한국어 연습을 열심히 해서 이젠 나와 가볍게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이제 슬슬 시간날때 나도 여자친구의 모국어인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도 배워야될거같다. 불어는 겁나는데(실제로 프랑스친구가 불어가르켜주다 포기했음 발음이 진짜 어려움) 그래도 이탈리아어랑 독일어는 해볼만한거같기도 하고.
다보고 밖에 나왔더니 금방 배고프다해서 근처 한식집까지 자전거 타고 갔다. 비빔밥으로 2그릇 시켰는데, 여자친구가 매운걸 잘 못먹어서 살짝 걱정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엄청 맛있게 먹더니, 나중에는 고추장을 더 받아서 나보다도 맵게 더 비벼 먹더라ㅋㅋㅋㅋㅋ 한식이 얘한테 여러모로 잘 맞는 것 같고, 비건이기도 해서 그런 듯. 그러고 나머지 소중한 시간은 프라이빗하게 같이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시간이 넉넉하진 않아고 너무 들떠서 많은 걸 한꺼번에 다 해버린 느낌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하루였던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무계획에 정신없이 꽉 찬 일정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음날 여자친구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강의랑 논문준비, 대학에서 공부할일이 좀 있어서 운이좋게도 잠깐 에프텔링을 잠시 다녀올수 았는 짬이 생겼다 :) 원래 에프텔링을 이렇게 방문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고, 이번 네덜란드 방문 때 사실 처음부터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같이 에프텔링에 가면 좋겠지만, 하루 종일 거기서 보내는 대신 근처에서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 대화를 나누며 성숙한 추억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절호의 기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바로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 어렸을때부터 디즈니랜드보다도 더욱 더 가보고싶었던 에프텔링의 정문앞까지 도착했다.
드디어 도착해서 처음으로 보이는 입장구역의 압도적인 건축물 house of the five senses.
아쉽게도 사진 한도가 초가되서 더이상을 못올리지만 이번주내로 시간을 내서 다음 블로그에서 테밍과 디테일의 퀄리티가 유니버셜과 디즈니를 초과하는 수준의 숨은 고이다 못해 썩어버린 테마파크 에프텔링에 대한 디테일한 리뷰로 마무리짓겠음:)
추추. 그 사진 제한은 아무 리젠 없는 마이너갤러리에다가 사진 첨부 글 쓰고 HTML 체크해서 코드 복사해 붙여넣기 하면 제한 없이 가능
감사합니다:) 아직 초보라 거기까진 몰랐네요.
그냥 나 연애한다 염장글이노
그렇게 느껴지셨다면 죄송. 블로그형식이라 테마파크만 집중하는게 아닌 가서 겪은 여러가지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음.
@Simon(75.172) 죄송하면 빨리 2탄 낋여와라
아마 이틀내로 끝낼수 있을듯 :)
잘생겼다 얼굴 더 보여주세요
개추
ㄱㅅ :)
건축학도라길래 질문. 암스테르담이 도보 중심이긴 하지만 안 그래도 좁은 땅이라 건물마저 좁게 위로 올려 따닥따닥 붙어있고 지하철도 무른 땅이라 힘들어 저 멀리 떨어져있고, 중심부엔 좁은 도보에 엄청난 자전거량에 그 좁은 길에 트램도 지나다니고 그 옆 좁은 운하에 배까지.. 걸어다니면서 위험하다도 느낀 순간도 있었는데 과거엔 그랬을지 몰라도 여전히 사람 중심
으로 쾌적하다고 말할 수 있는거야?
ㅇㅇ 암스테르담의 도심 구조는 언뜻 보면 상당히 혼잡하고 과밀하게 느껴질 수 있음. 좁은 토지 위에 밀도 높게 들어선 건물들, 보행자와 자전거, 트램, 운하가 서로 맞물려 있는 교통체계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스러울수있지만 오히려 도시가 자동차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구조로 계획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 개인적으론 쾌적함이 단순히 넓고 한산한 공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쾌적함은, 도시 내에서 얼마나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하고, 머무르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봄.
내가 지내고 있는 미국 대부분의 도시들에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이고, 보행자는 도시의 설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음. 그래서 보행 공간은 협소하고 단절돼 있으며, 도보 이용자 자체가 적기 때문에 거리의 안전성과 활력도 떨어지고 범죄율 역시 도보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일수록 높다는 점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함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함.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걸어다니기에 답답했음 그렇지만 암스테르담은, 비록 처음엔 복잡하게 보일 수 있어도 사람이 도시를 온전히 점유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가능하게 만든 구조라는 점에서 인간 중심 도시라고 할수있고. 쾌적함을 넓음이 아닌 가능성의 밀도로 이해한다면, 암스테르담은 그런면에서 쾌적하고 잘 설계된 도시같음. 좋은질문 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