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뭐, 돈 때문이었죠.


당시의 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던 처지였거든요.


만성적인 돈 부족에 시달리다 보니, 에이전트라고 해야 하나……


지금 카메라를 돌리고 있는 분과는 다른 사람이었지만, 어쨌든 운영진 쪽 사람에게 스카우트되어서 게임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돈 때문에 목숨을 걸었냐고요? 아니요, 분명 그때는…… 그래요, 그냥 '게임'이라고만 설명을 들었거든요.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게임이 있는데 참가해 보지 않겠느냐는 식의 말투였죠.


그도 그럴 게 보통은 그런 식으로 설명 안 하잖아요. 있는 그대로 다 말하면 누가 참가하겠어요.


저 역시 설마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임일 줄은 꿈에도 몰랐죠.


TV 예능 기획 같은 거겠거니 생각하는 게 보통이잖아요. '살인'이라는 두 글자가 머리에 붙어 있을 줄은 예상 밖이었어요.


예, 반쯤 속아서 넘어간 셈이었죠.


제 기억으론 운동 시설 같은 곳이 무대인 게임이었어요.


체육복을 입히고는 애슬레틱 코스를 통과하게 시키더라고요. 바닥엔 검산(가시판)이 빽빽하게 깔려 있고,


그 위로 통나무에서 통나무로 뛰어넘어가야 하는데, 발을 헛디디면


그대로 꼬챙이 신세가 되는…… 그런 게 몇 개나 이어지는 게임이었죠.


정말 끔찍한 일을 겪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게 게임 소질이 좀 있었나 봐요. 어찌저찌 클리어는 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뭐, 무사히 상금을 챙겨서 돌아오긴 했는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예요. 그 한 번으로 끝내지 않았거든요,


저. 물론 그때쯤엔 이게 살인 게임이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죠. 그래도 그만두지 않았어요.


그대로 지금까지 플레이어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뭐, 이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거든요.


목숨을 걸고 하는 만큼 수입은 꽤 짭짤했으니까요.


이걸로 먹고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어딘가에서 죽게 되겠지만,


그때는 진짜 유령이 되는 것뿐이니 상관없다— 뭐, 그런 생각까지 했었죠.


당시의 전 그 정도로 멍하게 살았거든요.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다들 그렇지 않나요? 인생에서 한 번쯤 크게 성공해 보겠다느니,


'24시간 내내 싸울 수 있습니까'라느니, 그런 열정적인 공기는 이제 세상에 없잖아요.


그러니 그냥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죠. 비실비실 살다가 나랑 좀 맞는 것 같은 일을 찾았으니 이걸로 됐다, 싶은 그런 마음이었어요.


지금은 아니지만요. 아무래도 27회 차쯤 되니까, 조금 더 건전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런 시절도 있었다는 이야기로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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