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작품 자체적으로 아쉬웠던 점과 좋았던 점을 간략하게 적어보고, 그 이후에 간단하게 개인적인 소회를 적어보는 시간을 갖겠음.


아쉬웠던 점


1. 1기와는 다르게 2기에서는 1쿨이었던 점이 아쉬움. 그랬기 때문에 1쿨이 갖는 한계-싸이코패스 애니메이션 제작사, 관계자들이 전하고 싶은 주된 메세지와 그것을 전달할 여러가지 도구들이 제한되고 스토리 전개가 타이트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큼직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 및 판단했음.-때문에 1기에서라면 분명 애니 자체적으로 시간이 넉넉해서 포인트로 이것저것 가볍게 짚어주고 넘어갈 법한 내용들이 생략돼 버렸음.


2. 이야기 전체적인 전개에 개연성, 핍진성이 부족하다고 시청자가 느낄 법한 내용이 군데군데 엿보였음. 간단하게 예시를 한 가지만 들어 보자면, 2기 전체를 아우르는 메인 악역이 악역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서 굉장히 현대적이고 진보한 세계관 내의 뛰어난 수술을 통해 죽은 시체와 여러 인간들의 뇌를 조합해 악역 캐릭터가 탄생했다는 비화를 얘기해 주고 있는데, 현대의학에서, 그리고 근 미래에 있어서 그것은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라고 사료됨.


3. 악역이 작품 내 갖는 비중과 무게감에 대해 1기와 2기를 견주어 본다면, 1기의 악역과 2기의 악역이 품고 있는 시빌라 시스템이 갖는 질서의 파괴 목적과 그것을 제작사가 풀어나가는 방식이 2기에서는 너무 따라가기 힘듦.


3-1 이것은 1번에서 적어둔 분량상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3-2 처음 1기를 기획, 준비하는 과정부터 1기를 결말까지 전부 방영을 마친 시점까지의 기간과, 후자의 그것을 비교해 보았을 때, 상당한 기간 차를 보였음을 근거로 조심스레 예상해 봄. 본래 대다수의 아티스트 및 작품은 자신의 처녀작을 영원히 뛰어넘을 수 없다는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 그것과도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 아닐까 함.


3-3 1기에서 다뤄진 악역은 시청자에게 친절한 면모가 다분했음.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작품을 조목조목 짚어 주었고, 그 작품이 지닌 주제와 연관지어 자신만의 생각, 관념, 그리고 철학을 적절한 대사의 수준과 진행 속도로 잘 풀어나갔음. 하지만 2기에서는 그런 면이 많이 부족했고, 악역의 사고에 대해 논리적 사유가 끼어들 여지가 부족했음.


좋았던 점


1. 1기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2기에도 나올 때 그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면적, 내면적으로 변화한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음. 가령 싸이코패스의 핵심 주인공 아카네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던가, 1기에서는 타인의 의견을 포용하는 성향이 부족했던 기노자가 2기에 들어서는 숙고해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던가 정도.


2. 스토리를 진행 및 전개하는 데에 있어서, 1기와 2기는 다른 구성을 띄는 점이 재밌음. 주된 주제는 시빌라 시스템에 대한 의문점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풀어나감에 있어서 주된 스피커와 리스너가 역전되는 경우도 있고 대체적으로 달라졌다고 표현할 수 있음. 그것이 시청자에게 주는 반전과 낯설음은 작품을 감상하는 시청자 중 일부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겠음.




개인적인 소회


1기 방영이 10년도 좀 더 됐고, 2기 방영이 이제 9년 정도 됐는데, 당시 굉장히 집중해서 본 기억은 있지만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어떠한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던 이유를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했었는데, 2기까지 다 시청하고 나니 이제는 확실히 잘 알겠음. 10년전의 내가 이 애니의 주된 관념을 받아들이기에는 스스로 생각의 그릇이 애니메이션이 다루는 스케일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작았던 것 같음. 10년 만에 다시 보면서 느끼는 점은 1기는 그래도 문학,철학 작품 및 작가까지 인용하면서 친절하게 전달해주니 디테일까지 따라잡을만 했는데, 2기는 캐릭터들의 사고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 애니 전개가 너무 빠르다고 느껴서 그런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고 어려움. 개인적으로 그 점이 참 아쉽고 다음 몇 년 뒤에 또 다시 볼 땐 좀 더 작품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음. 이제 다음은 보지 않았던 다음 스토리를 향해 나아갈 시간임.



짧게 적어보겠다고 했는데, 너무 길게 적은 거 같아 많이들 읽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잠깐의 시간을 내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