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토시유키 - 오사카부 출신. 애니메이터. 일본애니메이터・연출협회 전 대표이사.

AKIRA, 마녀배달부 키키, 인랑, 파프리카, 전뇌코일, 늑대아이 등 대표작 다수.



https://vimeo.com/248823341


스즈키 아야 - 런던 거주 애니메이터. 실뱅 쇼메 감독의 일루셔니스트로 데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꿈꾸는기계(미완)과 바람이 분다, 늑대아이, 버스데이 원더랜드 등에 참가.



해외 제작 시스템을 배우는 것의 의미


- 지금까지는 디지털화 이후 손으로 그린 애니 워크플로우에 대해 들었습니다만, 최근 스즈키 상의 일은 3DCG가 깊게 들어간 작품이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표준 워크플로우는 어떤가요?


이노우에 : 기본적으로는 2D애니 만드는 쪽이, 3D의 영향을 받아서 변했다고 생각하는데.


스즈키 : 그렇네요. 그래서 3D애니라도 일단 콘티로 러프 원화를 그리고, 다음에는 그걸 무비로 편집해서 효과음을 넣어 프레스코하고, 배경음악도 넣은 애니매틱스를 꼭 만드는 부분은 똑같아요.

클라이언트한테 작품을 프레젠테이션 하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거죠.


이노우에 : 콘티를 보여줘도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재밌는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으니까.

그래서 연결해서 영상으로 보여줘야지.

그 다음은 레이아웃?


스즈키 : 이전 2D 작품이라면 그렇지만, 3D애니메이션의 레이아웃은 프리비즈(Previsualization) 쪽의 일이 돼요.

3D 환경 내에 캐릭터를 두고 카메라 워크를 넣어 애니메틱스를 업데이트 해나가요.

애니메이터는 이 프리비즈를 레이아웃으로 해서 움직여나가요.

근데 여기가 문제라, 요즘은 프리비즈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가 늘어났네요.


이노우에 : 레이아웃을 메인스탭 이외 사람한테 외주를 준다는 거야?


스즈키 : 일단 스튜디오에는 들어오는데, 프리비즈 전문 회사에 소속된 외부 스태프로서의 참여네요.

프리비즈 중시 흐름도 클라이언트의 의견 반영이거든요. 그림을 연결해서 붙인 영상보다 카메라워크까지 들어가 있는게 더 알아보기 쉬우니까.

지금은 3D애니부터 게임, 실사까지 모든 영상 매체들이 프리비즈를 전제로 하고 있고, 그 결과 전문회사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프리비즈 부문 스탭은 CG아티스트이고, 애니메이터도 아니고 레이아우터도 아니기 때문에 어딘가 어긋난 느낌이 있고...


이노우에 : 3D는 공간적으로는 정확하고 파탄이 없지만, 그것만으로는 애니 레이아웃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


스즈키 : 맞아요. 레이아웃 눈이라는게 있다 생각해요.

레이아웃을 계속 그리다보면 점점 잘한 것과 못한거가 보이잖아요.

그런데 프리비즈 부문에는 그런 감각이 잘 안통해서, 더 말하자면 요즘 감독이나 애니메이터 중에서도 분간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많아진거 같아서...


이노우에 : 그 부분은 저도 느껴져요. 일본의 손그림 현장에서도 3D레이아웃은 증가했지만, 그 결과 애니의 공간을 설계하는 능력이 약해진다고 생각해요.


스즈키 : 저는 영국의 2D애니메이션이 지금까지 쌓아온 레이아웃 기법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서.....




예전 영국은 레이아웃이 강했다고 생각해요.

리처드 윌리엄스와 콤비였던 로이 나이스빗이라는 레이아우터가 대표적이고, 로저래빗처럼 그려진 세계 속에서 다이나믹한 카메라워크가 실현되고 있었습니다.

그게, 2D 애니 제작이 일본 이외에 거의 멈춘 사이, 그 레이아웃 기법도 다음세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없어져 버렸구나 싶어요.


- 레이아웃과 또 하나, 이번에 묻고싶은 또 다른 주제로, 포징이란 직책이 있습니다.


이노우에 : 맞아, 과거 미국 애니 작품 크레딧에 가끔 볼 수 있는 키포징이라는 직책이 신경쓰여서.

예를 들어, 실뱅 쇼메 감독의 데뷔단편 노부인과 비둘기에서는 감독 본인이 키포징으로 크레딧 되어 있었어.

대충 짐작은 가지만, 어떤 직책이야?


스즈키 : 그러고보니 일본 애니 업계에는 포징에 대응하는 용어가 없네요.

포징의 역할도 작품에 따라 결정되긴 하지만, 2D든 3D든 일반적으로 대략적인 러프원화를 넣는 직책입니다.


이노우에 : 즉 레이아웃에 근거해, 컷을 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한 그림을 배치한다는거지?

그리고 애니메이터는 그 포징을 참조하면서 사이를 메우는 연극을 그린다.


스즈키 : 그렇지요. 캐릭터는 이 크기로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움직입니다라는 지정을 원화보다 먼저 그립니다.


이노우에 : 일본식으로 말하면 미야자키 하야오 상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에서 장면설계 화면구성이라는 크레딧으로 레이아웃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린 캐릭터 러프가 포징에 해당하는거 같아.

이건 굉장히 합리적인 방식으로, 처음에 실력있는 애니메이터가 구도를 만들어서, 필요 최소한의 캐릭터 러프를 그리는 것으로, 최근 일본애니에 많은 레이아웃시 1원화까지 그리는 방식보다 이후 연출작감의 수정 작업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스즈키 : 제가 디즈니의 실사영화 Godmothered에서, 혼자서 2D용 키포징을 담당한게 바로 그런 이유였습니다.

이쪽에서 미리 포징을 넣어놓으면, "이대로 움직이면 된다"로 끝나는거죠.

다만 이건 서양 현장에서도 보기 드문 방식이지만.




이노우에 : 리테이크에 대해서도 묻고 싶은데, 일본에서는 작화감독이 원화 그림을 수정하지만, 해외에서는 고치지 않지?

예를 들어 일루셔니스트라면, 주인공의 성질들을 그리는 중심 애니메이터가 두명 있었으니까 그리는 그림에 차이가 있었을텐데, 누가 통일해서 그린거야?


스즈키 : 고치지 않았어요. 우선 분담한 시점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을때의 성질은 이 애니메이터, 일상연극은 이 애니메이터" 역할별로 할당함으로써 다소 도안에 차이가 있어도 문제가 드러나기 어렵게 했고, 처음부터 동일 캐릭터는 도안이 비슷한 애니메이터에게 맡기도록 해놨으니까요.

일단 어시스턴트 슈퍼바이저나 클린업 슈퍼바이저가 도안을 수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은 슈퍼바이징 애니메이터가 리테이크를 내는걸로 대응하고 있어요.

그림이 닮지 않으면 몇번이나 리테이크 지시가 나옵니다.


이노우에 : 그 방식은 올바르다고 봐. 일본은 리테이크가 아닌 작화감독의 수정으로 대응해버리는 바람에, 애니메이터가 캐릭터를 닮게 그리지 않고, 캐릭터표와 전혀 다른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올려버리는 일이 종종 있으니까.

작화감독이 대부분의 컷을 수정하다니 너무 무리가 많아.

좀 더 해외의 합리적인 방식을 도입해야 돼고, 애니메이터는 캐릭터표에 맞게 그려야 프로페셔널이 되지 않을까.


스즈키 : 그렇지만 그림을 닮지 않게 그리는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림쟁이는 세계 어느곳이든 마찬가지입니다(웃음).

그리고 일본의 방식에도 메리트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애니메이션 디렉터를 할 때는, 직접 원화에 수정을 넣고 있고.

서양 애니 디렉터는 모두 말로 리테이크 지시를 내는데, 그걸 열번, 스무번 계속하는 것도 의욕이 꺾이고, 양측 모두 마음이 꺾이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각국 제작현장의 실정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을 모색하는걸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