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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생일이 가까워지면 복잡한 기분이야
우울증이 심할때는 항상 00살 생일에는 자살해야지 라는식으로 다짐할정도기도 했고
우울증때문에 제정신이 아닌었던건 둘째치더라도 원하지도 않는 성별로 10대 20대가 전부 지나가고있는걸 실감하게되면
그거만으로도 앞에있는 케이크를 던지고싶어졌거든
단걸 좋아해서 멀쩡할때는 잘먹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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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살시도를 했던건 그 해 생일이 지나가고 두달쯤 후였어
사고방식이 정상이 아니었던때라서 00일에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식으로 준비했고
하나씩 물건이라던가 집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선에서 치워버리고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있던 사진들도 그때 모두 날려버렸어
휴대폰은 아마 공장초기화 했던걸로 기억하고 컴퓨터는 하드디스크를 뜯어내서 버렸던거같아
애초에 자기모습에 불만이많으니 사진찍는걸 별로 안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행사진이라던가 그런게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깝기도 해
아무튼 내가 직접 치워야할물건은 조용히 치워버리고
근처에 있던 모텔에 식칼이랑 소주두병을 사들고 들어가서 잠깐 잠들었고
일어났을때는 소방관이랑 경찰관분들이 계셨어

의외라고할까 지금 생생하게 기억나는건 시각적인거 보다도
화장실에서 나던 피비린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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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가 본인의 지향이나 정체성을 밝히는걸 커밍아웃이라고 해
유명한 그 연예인처럼 본인이 동성애자라고 밝히는거만 얘기하는게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밝히는거라고 하는데...
나같은 경우는 나스스로 남성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게 한없이 불편하다는걸 얘기해야하는거겠지
강제로 밝혀지든 스스로 밝히든 성전환 준비하면서
사실 몸보다 이부분이 더 힘든거같기도 해

그리고 사실 내가 호르몬치료와 수술까지 생각하고 있는이상
내인간관계에서 좋든 싫든 결국은 커밍아웃을 해야할수밖에 없게됐어
지금이야 머리만 길고있지만
결국 신체적인 변화때문에 얘기하지않아도 눈치채게될 시간이 오게될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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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커밍아웃은 자살시도를 하고 그게 시도로 끝난날이었어
커밍아웃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단 한번도 얘기해본적이 없었던걸 생판 모르는사람에게 털어놔야했지
그날 실려간 응급실에 찾아온 정신과 선생님이야
학창시절부터 그때까지 가지고있던 기분이나 내스스로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여러가지에대해 그날 처음 내입으로 속마음을 털어놓는데
정말 목소리가 많이떨렸어
한번 얘기를 시작하니까 20년넘게 담아뒀건게 쏟아져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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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의미로 커밍아웃을 했건건 내경우 가족이었어
의사선생님한테 하는얘기야 오히려 생판 모르는 사람이니
커뮤니티에 글쓰는 정도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족에게 얘기하는건 정말 어려운 과정이었어

부모님이 보시기에 멀쩡하게 잘살던 아들이 갑자기 손목그었다고 경찰에서 연락받으셨으니 어떤기분이셨을까
부모님은 당연히 이유는 짐작도 못하셨어
취직준비...라고 집에는 얘기하고 다녔고 유서에도 별다른 설명없이 '성적문제'로 자살한다고 적었으니
그렇게 힘들면 쉬면되는걸 왜그랬냐고 응급실에서 엄마는 펑펑 우셨어

그리고 응급실에서 엄마한테 처음으로 진짜이유를 말씀드렸어
내가 나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몸뚱이로 20대 30대 40대 조금씩 더 나이들어가는게 얼마나 나에게 끔찍한 일인지
갑작스러운 폭탄발언을 누구랑 비교해도 멋지고 좋은분이시지만 그런쪽으로는 평범하셨던 어머니는 그때 내가 하던 말에대해 실감도 이해도 못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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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과정도 가족들에게 얘기하는게 이어졌어
가족들은 우선 증상이 심한 우울증을 고치기위해서 집근처 정신과며 상담센터에 데리고가는걸 우선으로 하셨고
그과정에서 병원에서도 나에대한 진단명을 확실히 해주셨어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나 스스로도 본인의 성정체성에대해 조금은 의심을 갖기도 했어
"단순히 내가 우울증이 심해서 엉뚱한쪽으로 원인을 돌리고있는게 아닐까"
"사실 다른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데 나만 자각못한 정신병이있어서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을 하는게아닐까"
아무튼 20년이 넘게 집에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남자역할' 만을 해와서 나 혼자서 스스로를 '트랜스젠더'라고 확신하는건 내머리로는 어려웠거든

불행일까 다행일까 정신과에서 비싼돈을 주고 했던 검사에서
내가가지고 있는건 성별불쾌감과 그걸로인한 우울증뿐이지 내 머리 다른부분에선 문제가 없었어
심지어 지능은 평균이상이어서 스스로에대해 멍청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낮았고....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성별불쾌감자체가 머리가 맛이간거라고 생각하면 어쩔수없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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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원장선생님께선 말하셨어
우울증약이 내 기분을 조금은 덜 극단적이게 만들어 줄수 있겠지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건 아니라고
병원에선 그런걸 내가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생각하고 기분을 정리하는걸 도와주는거 뿐이라고 말야
심리검사를 해주신 선생님은 또 이렇게얘기하셨어
자살시도까지 한 환자지만 우울증에 원인이 확실하게 보이고있어서 해결할 방법을 못찾는게 아니라고
그래서 우울증치료를 받으면서 그 원인을 해결하기로 결심하게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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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가 정신과를 다니고 스스로에대해 다시한번 알게되고 확신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성소수자에 대해 흔히 얘기하는 '공부'를 하게되셨어
처음에는 부모님 그리고 형이 내 선택은 이해못해도
내가하는말이 최소한 무슨의미인지는 알기시작하셨고
내가하는말이 그냥 거짓말도 아니라는걸 알게되셨어

지금은 글쎄...
사실 여전히 가족들은 완전히 내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있는건 아냐
시간이가면 바뀌지안을까 하는 기대를 여전히 조금은 갖고계시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 몸으로 살면서 늙어가는 스스로를 볼때마다 난 다시 자살을 선택하게 될거같다'라는 내말때문에
그래도 살아있기라도 하길 바라시며 어느정도 포기하신 느낌이기도 하고...
나한테도 가족한테도 여전히 갈길이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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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조금 바꿔볼게
그다음 커밍아웃은 친구들이었어
우울증때문...이기도하지만 아싸찐따라서 애초에 친구가 별로 없긴해

진

아무튼 타인이랑 거리두고 연락끊고 인터넷에만 틀어박히던 나에게
끝까지 연락을 이어주고 걱정해주고 다가와주는 그런 친구들이 끝까지 날 기다려줬어
내가 우울증을 치료하던 시기에 그런친구들에게 나도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하고 추억팔이를 하면서 여러모로 고마운 시간이 흘렀고
비록 커밍아웃은 못하더라도 우울증에대해서는 고백하고 어떻게지내는지 알려주기도 하고 나름대로 노력하기도 했어

다시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내면서 이친구들이라면 괜찮을거라는 확신이 생겼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고 몇달뒤 술자리에서 처음으로 내 성정체성에대해 털어놓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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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니면 가끔 몸집작은애들 껴안는다거나 과하면 볼에 뽀뽀한다거나 옷벗긴다거나 그런애들이
딱히 상대방이 트랜스젠더라고 생각해서 그런장난을 하는건 아니잖아?
만화나 애니같은데서처럼은 아니어도 학교다닐때는 가끔 그런 장난을 당히기도 했는데
암튼 그런걸 아는 친구들도 딱히 내 성격이나 외모를  여성스럽다거나 그런식으로 느꼈던건 아니라고 생각해

말하자면 내스스로 학창시절때 '남자아이'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다보니 내 커밍아웃은 제법 쌩뚱맞은게 됐어
친구들마다 반응은 조금 달랐지만
아무튼 기본적으로 여러모로 의외라고 느끼는거같아

가볍게 얘기하고있긴 하지만 사실은 정말 많이 걱정했어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거든
하지만 생각해보면 가족이니까 더 힘들었던게 아닌가 싶어
친구들은 걱정했던거보다 훨씬 쉽게 내정체성에대해서
'그럴수도 있지'라고 해줬고
대부분이 오히려 얘기해준걸 나에게 고맙다고 해줬어
힘든 결정이고 고백일텐데 자기들에게 털어놔줘서 고맙다고
한명은 어느정도 공감해주기도 햇어
본인도 다른성별을 가지고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적이 있다면서 말이야

아무튼 애갤러 '콘치'가 아니라 00살 000의 성정체성을 아는건 이제 엄마 아빠 형 그리고 고마운 친구 네명이야
힘들긴 하지만 조금씩 알리고 또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해
지금 당장은 없지만 손절을 하려고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그래도 내옆에 남아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고싶지는 않아

휴가나오면 술이나 먹자는 카톡하나 날렸던건데
다짜고짜 나 다음주 생일이라면서
케잌 사들고 집에 놀러온 친구들에게 다시한번 고마운 마음이 드는 여름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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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느라 남긴케잌은 냉장고에 잘 들어가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