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집에서 똥구릉내가 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냄새가 나기 시작한 날은 내가 출근 전 딸샤를 조진 날 이었는데
그래서 처음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 썩어버린 단백질 냄새인줄 알았다.
이날은 샤워기온수 + 끓는물 콤보로 배수구청소를 했다.
다음 날도 외출했다 돌아오니 집에서 꾸릉내가 진동을 했다.
혹시 여름이라 하수구가 통째로 썩었나 싶어서
이날은 화장실 + 싱크대 양쪽 다 청소를 해줬다.
악취가 미약하게 올라오긴 했지만
음식물 쓰레기도 없었고 수돗물도 충분히 내려줘서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그 다음날이 되니 이게 WWE가 아니라 UFC인걸 직감했다.
방 안 구석구석. 혹시 내가 모르는 냄새의 근원이 있나 수색했다.
하도 킁킁대니 머리가 아팟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내가 백수면 몰라도 회사다니는 직장인인데.
방에서 나는 썩은내야 적응하면 나는 못느끼겠지만
출근해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 썩은내를 내 냄새라고 생각할것 아닌가?
집안 구석구석 청소하고, 밀린 빨래도 하고, 환기도 시켰다.
음식물 찌꺼기가 원인일까 싶어 요플레, 통조림 같은 것들도 다 씻어서 버렸다.
이 냄새가 상당히 특이했는데.
지린내 같기도 하고, 썩은내 같기도 한데 간장 묵은내 같기도 하다.
여기서 살짝 공포심이 들었는데, 바퀴벌레가 사는 집은 간장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좀더 적극적으로 청소를 하기로 했다.
오늘은 밥통, 전자레인지 등 잘 안쓰는 가전제품도 청소를 했다.
냄새는 안나지만 혹시 모르지않나. 나는 이미 적응해서 안나는 것일 수도.
냉장고도 혹시 몰라 내부를 확인했으나 상하거나 냄새나는 건 없었다.
다만 며칠전에 소분해서 놔둔 닭고기 봉지에서 핏물이 흘러나와있었다.
대충 닦긴 했으나 핏자국이 남아있는 상황.
냉장고 문을 열고 킁킁대봐도 냄새는 나지 않았기에 그냥 닦아냈다.
냉장고 내부에 생기는 얼음 or 이슬이 빠지라고 난 구멍이 하나 있는데
여러분은 알고있었나?
거기는 청소할 방법이 없으니 그냥 물 한컵 정도 받아서 구멍에 부어줬다.
그러다 순간 아차싶더라 냉장고가 세탁기처럼 물 빠지는 호스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물을 모아서 냉각수로 재활용 할것도 아니라면
방금 부어준 물은 어디로 갔는가?
화들짝 놀라서 냉장고 뒷편을 확인했는데.
마치 빗물받이처럼 생긴 그릇이 하나 달려있더라.
아무래도 물은 그쪽으로 빠진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걸 보는 순간 직감했다.
아 여기구나.
며칠전 냉장고 내부에서 흐른 핏물이.
냉장고 배수구멍으로 흐른 상황.
그냥 물이었다면 증발해서 끝이지만.
덥고 습한 날씨에 방치되니 개씹썅똥구릉내 이벤트가 열렸던 것
썩은물은 변기에 싹 버려주고, 안쓰는 칫솔로 세척해줬다.
이렇게 여름날의 이벤트는 종료되었다.
애붕이들도 여름인데 위생관리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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