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영화가 지루함.
주인공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려다 보니 어쩔수 없다고는 보는데
가뜩이나 지루한데다가 런닝타임도 2시간 넘어가니까 버티기 힘들더라..
그리고 미야자키가 영화를 통해 성취하고자 했던
비행기 매니아와 반전주의자로서의 모순된 정체성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너무 안일하게 그려졌고, 결과적으로 미완으로 끝나지 않았나 싶음.
"우리는 무기 판매상이 아니야. 그저 좋은 비행기를 만들고 싶을 뿐이지."
라는 등장인물의 말이 이 영화가 취하고 있는 태도를 전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는데,
저 대사에 충실히 따르겠다는 듯이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비추지 않고 좋은 비행기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시간을 할애함.
그러나 그들이 만든 '좋은 비행기'가 전쟁의 도구로 쓰이고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에 대한 충분한 고찰도 없고..
결과적으로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에서 눈을 돌리고, 그것을 한 개인의 꿈과 좌절이라는 테마로 축소시키는 형태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말았음.
그런 식으로 축소된 테마를 다루는 것은 영화를 좀 더 쉽게 만들게 해 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거장에게서 듣고자 했던 그의 사상의 모순에 대한
좀 더 고차원의, 궁극적인 해답을 제시하는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방법이였음.
마지막에 나오는 "비행기는 한 대도 돌아오지 못했다." 라는 대사도 전쟁에 대한 비판보다는 개인의 꿈이 좌절된 것에 대한
감상적인 회고로밖에 들리지 않고..
뭐, 종합하자면 생각보다 많이 부족한 작품. 은퇴할 때 마지막으로 걸작을 뽑아 주고 가길 원했는데.. 역시 나이의 한계인가..
아니면 미야자키 사상의 한계인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영감님 수고하셨습니다.
미야자키하야오 특유의 로리캐가없으므로 망함
일단은 좋은 글을 게시해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본햏은 개인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자에 대해서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습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원령공주"도 사실은 캐릭터 모에가 주된 내용이고 자연환경보호네 뭐네하는 것은 단순히 캐릭터의 스펙 인플레이션을 위한 수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작화가 좋다고 평이 나있으나 본햏은 작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감독에게 반전주의적인 의도가 있었다면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스존"이나 "지금, 거기에 있는 나"의 작화로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호리코시 지로라는 유능한 기술자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서술하는 것에 대해서도 실패한 것 같습니다. 항공기 설계자의 일상은 유능한 기술자들이 다 그렇듯이 고도의 긴장과 집중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켈리 존슨도 그렇고 스핏파이어의 설계자도 그렇고... 스핏파이어의 설계자는 자기가 설계한 비행기가 시험조종사를 죽이는 것에 대해서 극도로 고통스러워했고 오래 살지도 못했습니다. 그 비행기가 대영제국을 구했는데도 말입니다.
호리코시 지로는 자기가 설계한 비행기가 테러용 자살폭탄으로 이용당하는 것에 대해서도 극도로 혐오했을 것이고 허탈했을 것입니다. 그런 감정이 얼굴반반하고 스펙좋은 여자와의 연애질로 덮어질 수는 없습니다.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감독은 연애질이 위주이고 전쟁의 비극은 단순히 주인공을 멋있게 보이기 위한 배경으로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원령공주"가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데츠카 오사무 감독이나 다이치 아키타로 감독은 전쟁의 비극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다루었습니다. 겉으로는 진지하게 감상하는 것을 표방하면서 속으로는 작화나 시간죽이기용 현실도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거품이 낀 감독을 찬양하고 숭배하는지도 모르겠으나 자신의 소신대로 애니메이션을 본다면 일본 애니메이션중에서도 진지하고 심각한 작품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