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타토스크> 가 관측하던 일상

 

 

 

 

 case - 1          야토가미 토카

 

 

 "으-......“

 

 아무도 없는 이츠카가. 토카는 무릎에 손을 짚고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서, 냉장고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엔, 푸딩이 하나, 놓여져 있었던 것이다.

 편의점에 나란히 서 있는 그런 게 아닌, 케이크 가게에서 사온 듯한, 살짝 비쌀 것 같은 푸딩이다. 방금 무심코 냉장고 문을 열고나서, 10번째 시선이 그곳에 못 박히게 된 것이다.

 

 “이건...... 먹어도 되는 걸까......”

 

 슬슬 손을 뻗치다가...... 푸딩에 닿기 직전에 붕붕 고개를 젓는다.

 

 “아, 안 된다...... 시도가 잔뜩 기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냉장고 문을 닫으려 했지, 만......

 

 “아, 아니, 하지만, 냄새 정도는......!”

 

 토카는 꿀꺽 침을 삼키고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직전에, 뇌리에 푸딩을 먹지 못해 실망한 시도의 얼굴이 아른거려, 움찔 어깨를 요동친다.

 

 “아, 안 된다...... 이대로가다간.....!”

 

 토카는 푸딩에 뻗은 오른손을 왼손으로 누르고는, 냉장고 문을 닫고, 부엌에 놓여진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가까이 있던 비닐끈으로 자신을 둘둘 감았다. 물론, 침이 흐르지 않도록 입에다가 테이프를 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 ............! (이, 이걸로 안심이다......!)”

 

 수십분 뒤, 집으로 돌아온 시도는 토카의 그 모습에 심히 놀라, 경찰에 전화를 걸 뻔했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난 시도는, 어이없다는 듯이 쓰게 웃으면서도, 머리를 쓰다듬어 칭찬해 줬다.

 

 

 

 

 

 


 

 

 

 

 

case - 2                요시노

 

 

 “그럼, 간다...... 요시농.”

 [[응...... 좋아]]

 

 요시노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자, [[요시농]] 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요시노는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요시농]]이 있는 왼손으로 이동하고는---

 그대로 단번에 쑤욱! [[요시농]] 의 속에다 오른손을 틀어넣었다.

 

 [[아흐으읏!?]]

 

 [[요시농]]이 눈을 부라리며, 괴로운 목소리를 낸다. 원래의 허용량을 넘은 [[요시농]]의 배가, 안쪽으로부터 덜컥덜컥 출렁거린다.

 

 [[아...... 읏, 앗, 읏, ......으응......!]]

 “이제 조금이니까...... 힘내......!”

 

 요시노는 뺨에 땀을 흘리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한층 더 오른손을 꿈틀거리고는--- 이윽고, [[요시농]] 안으로부터 왼손을 빼냈다.

 세상 속에 드문 오른손 [[요시농]] 이다. 비상사태를 위해서, 언제나 왼손 이외에도 장착이 가능하게끔 훈련해 보자고 둘이서 결심했던 것이다.

 

 “어때......?”

 [[응...... 왠지, 이상한 기분]]

 “............”

 [[............]]

 “......돌아올래?”

 [[응...... 엇, 잠깐 기다려. 원위치로 돌아가는데 이의는 없지만, 연속은 무리랄까, 요시농 힘 빠진다고 할까--- 오호--!?]]

 

 요시노가 다시 양손을 찔러 넣자, [[요시농]]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case - 3           토키사키 쿠루미

 

 

 6월의 어느 날. 정령의 힘을 그 몸에 가둬둔 소년이 있다는 얘길 들은 쿠루미는, 그 소년이 다니는 학교에 일시적으로 전학할 것을 결심했다.

 

 “자..... 이게 라이젠 고교의 교복이에요. 후훗, 어떻나요?”

 

 그리고, 교복을 입은 채로 빙글 그 자리에서 1회전 돌아 보인다. 그러자, 주변의 그림자로부터, 분신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후후, 잘 어울려요, 나. 하지만---”

 

 그 뒤, 분신체 중 한 명이 쿠루미의, 시계 같은 왼쪽 눈을 가리킨다.

 

 “그건 너무 눈에 띄지 않을까 싶네요.”

 “그것도 그렇네요. 뭔가 좋은 게---”

 “우후후, 이건 어떨까요.”

 

 말한 뒤, 분신체가 컬러 콘택트 렌즈를 건넨다.

 

 “흐음...... 시험해 보겠어요.”

 

 쿠루미는 그것을 손끝으로 받고, 서서히 왼쪽 눈으로 갖다 댔다. 그러나.....

 

 “......윽! 하악, 하악...... 아, 안돼요. 눈안에 이런 걸 넣는다니, 도대체 어떻게 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어머어머, 안 되겠네요. 그럼...... 이건 어때요?”

 

 그리고, 이번엔 분신체가, 안대를 건네준다.

 

 “아아, 이거라면 안심이네요.”

 

 쿠루미는 그렇게 동의하고, 왼쪽 눈에 안대를 부착했다. 그리고 그대로, 거울로 향한다.

 

 “......뭐, 이거라면 확실히 눈은 가려지겠네요.”

 

 쿠루미가 말하자, 분신체들이 일제히 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우후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네요.”

 “에에. 왼쪽 눈에 어둠의 힘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사안(邪眼)이네요. 사안이네요. 아아, 아아, 두근거려요.”

 “............”

 

 쿠루미는 말없이 안대를 벗고, 왼쪽 눈을 머리카락으로 덮어 숨겼다.

 

 

 

 

 

 


 

 

 

 

 

 

case - 4          이츠카 코토리

 

 

 “시도는...... 없는 것 같네.”

 

 코토리는 주의 깊게 집안을 체크하고 나서, 후우 숨을 내뱉었다.

 2층 방에도, 거실에도, 화장실에도 인기척은 없다. 이츠카가에 있는 건 지금, 코토리 한명 뿐인 것 같다.

 

 “좋아, 이 틈에......”

 

 코토리는 재빨리 세면대로 걸어가고는, 거기에 설치된 세탁기 덮개를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묶고 있는 검은 리본과, 세제를 안에다 붓고, 스위치를 눌렀다.

 세탁기가 윙윙 낮은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코토리가 주머니에서 꺼낸 하얀 리본으로 머리를 묶어 놓는다.

 

 “좋아-, 다음은 오빠가 돌아오기 전에 건조기에 넣어두면 오케이다!”

 

 시도에게서 받은 검은 리본은, [[강한 자신]] 을 만들기 위한 소중한 아이템이...... 지만, 항상 착용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 그 때문에 코토리는 가끔씩 이렇게, 아무도 없는 틈에 세탁을 끝마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코토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네, 여보세요?”

 [[아-, 사령관님! 긴급사태입니다! 영파반응이 관측됐습니다! 시급히 <프락시나스> 로 돌아와 주십시오!]]

 “에...... 에!?”

 

 코토리는 경악하며 눈을 크게 떴다. 코토리가 사령관 모드가 되기 위해서는, 검은 리본이 필수불가결. 그러나 지금 그게, 세탁기 안에서 물줄기로 뒤섞이는 중이다. 허나 그렇다고, 영파반응을 무시할 수는---

 

 “우아아아아, 정말-!”

 

 코토리는 세탁기를 긴급 정지시키고, 안에서 흠뻑 젖은 검은 리본을 꺼냈다. 그리고 그걸 손으로 짜고 나서, 머리에 묶었다.

 

 “우우...... 왠지 기분 나빠......”

 코토리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프락시나스>로 이동하기 위해, 바닥을 박차고 나갔다.

 

 

 

 

 


 

 

 

 

 

 

case - 5             야마이 카구야 / 유즈루

 

 

 “질문. 카구야, 오늘 예정 말인데요---”

 “......윽!”

 

 유즈루가 방문을 열자, 어째선지 카구야가 초조해 하는 모습으로, 테이블 위로 몸을 날렸다. 마치, 거기 놓여 있는 뭔가를 감추듯이.

 

 “의아. 왜 그래요, 카구야.”

“크, 크크...... 무슨 일이냐? 나는 지금 바쁜고로, 다른 시간에 오는 게 좋다.”

 

 땀을 흘리면서 카구야가 말한다. 유즈루는 반쯤 뜬 눈으로 카구야를 지긋히 바라보더니, 성큼성큼 테이블 위로 걸어가, 카구야가 숨기고 있던 한 권의 책을 들었다.

 

 “......! 앗......!”

 “확인. 흠...... 이세계 네이밍 대사전, 13개국어판...... 인가요. 과연, 최근 기술 이름에 바리에이션이 많았던 건 이것 덕분이었나요.”

 “크, 크크...... 무슨 말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군. 나의 절기(絶技) 는 모두,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오래도록 개념이 구축된 것. 네이밍 이라는 속세의---”

 “발견. 독일어란에 빨간 선이, 마음에 들었나보네요.”

 “크...... 윽!”

 

 카구야가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는, 크크크...... 하고 웃음을 날린다.

 

 “그런 말을 해도 괜찮을까, 유즈루여.”

 

 그런 뒤, 카구야가 품속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들었다.

 

 “경악. 그건---”

 “그렇다! 그대가 침대 밑에다 숨겨 두던, 상당히 에로한 알몸의 여자 아이가 표지로 장식된 책이다! 크크...... 이러한 것을 유즈루가 읽고 있었다니, 어떨려나...... 에, 뭐야 이게, 엑,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우와...... 아!”

 

 책을 펄럭펄럭 넘긴 카구야가, 화끈 하고 뺨이 빨개진다.

 

 “거래. ---카구야.”

 “............으, 응.”

 

 카구야와 유즈루는 천천히 책을 건네주고는, 서로의 책을 교환했다.

 

 

 

 

 


 

 

 

 

 

case - 6        이자요이 미쿠

 

 

 어느 휴일. 미쿠는 자기 방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상대는 미쿠가 소속되어 있는 프로덕션 여성 매니저이다. 이번 달부터 TV 출연을 해금시킨 탓에, 요 며칠간은 평소 때보다도 협의 횟수가 늘어가고 있던 것이었다.

 

 “---아, 맞아맞아. 저, TV 해금과 함께 그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오. 블로그라는 건데요? 전부터 흥미가 있었거든요. ......에? 괜찮아요-, 저도 분별 정도는 있다니깐요. 일의 정보라던가, 요리 사진이라거나, 달링과의 투 샷 사진을 실어놓는 것뿐이에요......어라, 네?

 왜 안 된다는 거예요-? 에? 달링은 달링인걸요..... 하아, 댓글이 폭주한다고요-? 그런 거, 맘대로 놔두면 되는 거예요.“

 

 전화기 저 너머에서, 매니저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낸다. 미쿠는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네네, 알겠어요-. 블로그는 안 할게요. 아, 그럼 그거요. 트위터라는 걸 해보고 싶어요 ......에? 으으-, 바보 취급하는 거죠. 그 정도는 제대로 써 보이겠어요-. ......헤? 쓸 내용이요? 그야, 달링이랑 갔던 가게라던가, 달링과의 살짝 귀여운 일면이나, 달링과의 키스 사진이라거나아...... 에? 그래서는 마찬가지?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요? 하아...... 귀찮네요.”

 

 그 뒤, 미쿠는 거기서 “아” 하고 눈을 크게 떴다.

 

 “그럼, 여자들이랑 노는 사진이라면 세이프인가요-?

 네에, 에에, 그야 정말, 귀엽다고요-. 에에, 시오리양이라고 하는데요. ......에에-, 안돼요-. 시오리양은 저만의 친구니까요. ......우후후, 뭐 그 정도라면 생각해 둘게요-. 네, 네. 에에, 그럼 또 봬요-“

 

 그런 말을 남기고, 미쿠는 전화를 끊었다. 그대로 몸을 맡기고 있던 소파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자...... 그렇게 됐으니, 달링의 옷 사이즈를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ー”

 

 미쿠는 낼름 입술을 핥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방을 나갔다.

 

 

 

 

 

 


 

 

 

 

 

 case - 7           야토가미 토카 <반전>

 

 

 시도가 자택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왠지 평소랑은 분위기가 다른 토카가 거기에 나타났다.

 

 “---라는 이유로 재출현이다.”

 “무슨 이유로!?”

 

 시도는 눈이 뒤집힌 채,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여하튼 눈앞에 있는 것은, 일찍이 단 한 번 시도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던, 반전체의 토카였던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계기도 없이, 토카가 반전해버릴 이유가 없다. 분명 이전의 경우는, 시도가 죽을 뻔한 일이 원인이었겠지만.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절망--- 대체, 토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도의 생각을 파악했는지, 반전 토카가 가볍게 끄덕인다.

 

 “음. 야키소바컵의 물을 버리려고 하던 찰나에, 면을 싱크대로 버리고 만 절망으로 인해 반전했다.”

 “내 목숨이 야키소바컵이랑 동급이냐고!”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나는 배가 고프다. 식사를 준비하거라.”

 “식사라니...... 야키소바컵 말이야? 아니, 그게 아니면 토카니까 콩가루빵 일려나......?”

 

 시도가 말하자, 토카는 “핫” 하고 코웃음을 쳤다.

 

 “콩가루빵. 핫, 그런 애들이나 좋아하는 것을, 내가 소망할거라 생각했느냐?”

 “그, 그럼, 뭐가 좋은 건데.”

 “주먹밥.”

 “엣?”

 “참치 주먹밥.”

 “......그것도 애들이 좋아할법한......”

 “뭐라고 했느냐.”

 “아, 아니, 아무 말도...... 랄까,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집에는---”

 “뭣이? 없단 말이더냐. 그렇다면 네놈은 필요없다. 사라지는 게 좋다. 나의 [[종언의 검]] 으로!”

 “에, 아니, 잠깐, 뭐야 그 갑작스런 대기술. 엑, 잠까---”

 

 검은 빛에 시야가 뒤덮이는 찰나에, 시도는 눈을 떴다.



출처 - 드래곤매거진 11월호 부록 데이트 어 라이브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