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의 이별이 항상 그래서였을까.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건

결국 교감을 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일텐데


그건 차라리 동물이었으면 좋겠다.

내 두 손으로 온 몸이 다 덮이는 그런 작은 동물이었으면 좋겠다.


채 3년도 못 살아서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반짝이던 눈을 감은 채로

나를 맞이하러 달려와주지도 않는 그런

조그마한 동물이 나에게 와 주었으면 좋겠다.


채 3년도 못 살아서

매일 내 손 위에서 뒹굴고

매일 내 손으로 식사를 받아먹고

매일 내 손으로 자기가 싼 똥을 치워주는

그런 자잘한 수고가 없으면 살지도 못하는 주제에

버릇 없게 인사 한 마디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떠나가는

유대를 느낄 틈도 주지 않고 나만 홀로 덩그러니 남겨둘 그런

조그마한 동물이 나에게 와 주어서 좋았다.


나는 이별에 익숙하지 않다.

너에게 어떠한 애정도 갖고 싶지 않다.

오로지 책임만 지는 관계였으면 좋을 것 같기도.

그렇지만 그런 관계였다면 처음부터 데려오지도 않았겠지.


나는 이별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그것이 어른이라면 나는 피터팬처럼 살고 싶다.

내 눈 앞의 사체와 비슷한 형상을 한 생명을 데려와

다시 2-3년 짜리 추억을 만드는 일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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