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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물자체와 현상계, 의지와 표상, 유물론과 관념론, 객체와 주체, 그리고  디오니소스와 아폴론 등 이분법을 계속해서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정신에 대해서만은 낡은 고대 그리스 종교의 잔재인 욕망, 도덕, 이성 삼분법을 사용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의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자크 라캉 같은 정신분석학자들도  이러한 삼분법의 영향 아래에 있을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삼분법은 철학에 뿌리 깊게 박혔다. 하지만 나는 지난 글에서 인간의 정신, 더 나아가 동물의 정신을 원초아와 그에서 파생된 반-원초아의 대립으로 설명했다. 또한 반-원초아는 전적으로 원초아에서 파생되었으며 원초아는 전적으로 자아에서 파생되었으니 이분법을 넘어 일원론적 철학인 셈이다. 여기서 반-원초아는 아폴론(반-원초아가 원초아에서 파생된다는 점을 제외하면)에, 원초아는 디오니소스에 해당하며 자아는 근원적 일자에 해당한다. 세계는 자아의 선험적 자기 존재에 대한 인식을 통해 구성된 일종의 장(field)이다. 그리고 주체에 대한 객체로써 존재하는 다른 의식들의 인식과 함께 거대한 장으로 존재한다. 또한 의지가 맹목적이듯이 자아도 맹목적이다. 사실 표상이 의지의 발현이기 때문에 충족이유율을 만족하듯이 의지도 자아의 발현으로 자아에 비해 덜 맹목적이다. 그러니 자아는 의지보다 더 맹목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