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최초 감염자 발생 보고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자정에 서울 서초구 대형병원에서 걸려온 전화였다고 한다. 사태 초반 상황실에 걸려온 전화 기록을 추후에 다시 살핀 결과 ‘환자’가 이성을 잃고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것이 신고 내용이었다. 정확히 이 내용이었다. 나도 들었고, 사태 정리 이후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실무자도 들었다. 신고자는 ‘환자’라고 분명히 말했었다. 


최초 상황 인지 이후에 곧 해당지역 관할 지구대 인원들이 출동했다. 사실 흔한 일이다. 응급실에서 환자가 난동을 부려서 경찰들이 출동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지 않았나. 아마 출동한 인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대응했을 것이다. 경찰 기록 조회 결과 최초 신고된 서초구 병원 응급실에서 그 ‘환자’로 인한 부상자가 30여명이 발생했다. 대부분이 당직 의료 인원이었다. 당직 의사, 당직 간호사 인력이었다. 물론 제압 과정에서 출동 인원도 부상을 입었다.


뒤이어 서울 시내 대형 병원 곳곳에서 같은 내용의 신고가 빗발쳤다. 응급실에서 ‘환자’가 난동을 부린다는 내용이었다. 서초구 oo 대학 병원을 시작으로 동작구, 성북구, 중구, 등등.. 여러 병원에서 같은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때가 사태 최고 보고 이후 2시간여가 지났을 때였다. 당연히 그날 당직이던 지구대 인원들이 출동했다.


사실 이해한다. 어느 의사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나. 분명히 자기 눈으로 보았고, 기계가 분명히 판단 내렸고, 자신의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은 완전히 반대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면 당연히 자기가 잘못봤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계가 고장났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출동 인원들한테 그 ‘환자’들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말을 안 해준 것이고.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고방식이 사태를 키운 것은 확실하다. 아마 처음부터 그 ‘환자’들의 정확한 상태를 알았다면 사태 초반이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태 발생 초반이던 자정부터 그 이후 3시간 동안 출동한 모든 경찰 인원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일부는 크게 다쳐 병원에 후송되었고 일부는 경찰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이게 사태 확대의 원인이다. 이 사태의 본질은 추후에 우리가 모두 인지했듯이 전염병의 창궐과 다를 바 없었다. 우리는 전염병 보균자를 서울 시내에 골고루 퍼트린 셈이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해당 전염병에 대한 정보 공개가 제일 중요하다. 해당 전염병은 어떤 경로로 전파되는지, 어디를 가면 안되는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사실 모든 재난에 있어서 위험 소통은 중요하다. 이는 재난 대응에 있어서 정부가 가장 첫째로 지켜야 할 사항이고. 물론 우리 보건 당국도 경험으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태는 달랐다. 사태 초반에는 이것이 전염병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처음 당국이 상황을 인지했을 때는 전염병이 아니라 우연히 일어난 폭력 사태였다. 이것을 의료적인 재난으로 인지한 시점은 경찰병원에서 최초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경찰병원에서 ‘ 죽은 사람이 부활했을 때 ’ 이것이 의료적인 사태라고 파악했다. 이때가 경찰 기록에 따르면 사태 발생 4시간 후였다.


사태 발생 5시간이 지나자 냄새를 맡은 언론들이 아침 뉴스를 통해 이 상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응급실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로 수십명이 부상당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 몇 명이 부상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국민들은 지나가는 일 정도로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심각했다. CCTV 분석 결과 각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감염자들은 빠른 속도로 감염자들을 양산했다. 추후에 밝혀졌지만 이 병은 치료제가 없고 감염되면 무조건 사망하는 치사율 100%의, 그야말로 ‘천벌’ 수준의 질병이다. 이에 감염되면 경상을 입었더라도 48시간 이내에 사망하게 되고 치명상을 입은 경우 그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사망한다. 그리고 1에서 5분사이에 ‘부활’하게 된다. 자정에 공격당했다고 가정하고, 중상을 입었을 경우 2~3시간 내에 다시 부활해서 또 다시 주변 사람들을 습격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사태 초반에 이런 상황에 노출되었다면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태 초반 감염자들이 발생한 병원은 대부분 그 시점에서 기능이 정지되었다. 병원 환자들, 당직 근무자들 대부분이 감염되었고, 즉시 출동할만한 경찰 병력들은 당직 근무자들에 한한 이야기였지만 새벽에 사실상 전멸했다. 출동 인원들은 모두 감염자에 의해 부상을 입었고 어느 서는 감염자들을 구금하려다가 서 내부에서 대규모 감염사태가 일어난 경우도 있었다. 이 시점에서 경찰의 초기 대응 능력은 소멸했다. 내 기억으로는 이때쯤 청와대 당직자가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것이 전염병과 관련된 사태라는 것은 그 시점에서도 BH는 모르고 있었다. 


경찰의 초기 대응 능력이 상실되자 감염자가 거리에 풀리기 시작했다. 대형 병원 인근에는 으레 아파트단지 같은 인구밀집지역이 있었고 새벽에 출근하던 시민들이 변을 당했다. 경찰에서도 이때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청와대 참모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하고 긴급 소집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도 많이 늦었다. 


시간이 더 지나서 7시간이 지나자 1차 감염 폭발이 일어났다. 상황인지가 되지 않은 시민들이 출근을 위해 거리로 나섰고 많은 시민들이 이때 희생됐다. 뿐만 아니라 시민 구조를 위해 출동한 소방인력, 구급인력, 그리고 환경미화원 같은 공공 인력도 이때 많이 희생되었다. 이 상황은 곧 SNS에 빠르게 퍼졌다. 언론 보도도 이때쯤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다고 이루어진 것으로 기억한다.


사태에 대한 청와대로의 1차 보고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보고를 통해 상황이 지금껏 보지 못한 전염병과 관련된 상황이며 이게 서울에 국한된 것이 아님도 알게 되었다. 전국 주요 인구 밀집 도시에서 새벽에 동일한 상황이 벌어졌고 이 시점에서 경찰이 예상한 감염자 숫자는 서울 시내에서 약 5만 명이었고 전국적으로는 9만에서 10만여명이었다. 물론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루어지는 순간에도 거리에서는 감염자들이 시민들을 습격하고 있었고 계속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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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군갤에 쓴거 재업. 좀비 사태 배경으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회고록 썼다는 컨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