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a914d11ac29c4e8f83b1c52ac3618fb85e8922209cf2e6daff5feb


범람원의 사전적 의미는 하천의 범람으로 하천 양쪽에 물질이 퇴적되어 형성된 평탄한 지형입니다. 하지만 몰락 이후, 이 단어에는 한 가지 의미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핵전쟁 이후 탄천-양재천 유역에 생겨난 일련의 습지대가 바로 그것입니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bf9f9459ce996ae51407aebc



탄천-양재천 유역은 한강 중상류와 경기도 남부에서 올라온 온갖 토사들이 쌓여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개포동은 이름부터 뻘밭이었고 석촌호수 인근은 전쟁 전에도 약한 지반과 싱크홀에 시달렸으며, 한티에 막힌 대치동의 남쪽은 늪지대였습니다. 또한 이 지형은 범람에 취약했기에 강남을 개발하려던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많은 제방과 배수시설을 지어야 했습니다. 허나 핵전쟁 이후 이 시설들은 버려졌고 물길은 제 영역을 다시 차지했습니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a914d11ac29c4e8f83b1c52ac3618fbb098826269ea1abcd2d12b3

과천 차단선 인근의 풍경입니다. 이 남쪽으로는 그라운드 제로가 뻗어있습니다. 이 선을 넘어가는 자들에게 자비가 있기를.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a914d11ac29c4e8f83b1c52ac3618fee0a8c282398f17447d29de0



허나 물길 자체도 범람원 주민들에게는 또 하나의 골칫거리일 뿐입니다. 진정한 공포는 물길이 아니라 그것이 품고있는 것에 있습니다. 양재천은 과천에서부터, 탄천은 성남에서부터 악마의 낙태된 새끼들을 불러모읍니다. 그 중에서도 과천은 정부청사 밀집지였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핵폭격이 퍼부어졌습니다. 거기에 서울 대공원에서 기어나오는 기괴한 기형 동물들은 말할것도 없지요.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bdcec55b919a6cb6141db0cc

범람원의 대략적인 지도. 범람원의 대략적인 경계선이 붉은색 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파란색 화살표는 과천 방면, 노란 선은 차단선을 의미합니다.


차단선은 이렇게 남쪽에서부터 밀려오는 온갖 추악한 것들을 막아내고 메트로 시민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설정된 가상의 선입니다. 간단히 말해보자면 차단선의 북쪽은 그래도 상식 비슷한 것이 통용되는 세상입니다. 적당한 방호수단만 있다면 지상을 가로지를 수 있고, 동맹군 순찰대가 길목을 경비하며, 터널 역시 메트로 시민들의 안식처가 됩니다. 허나 차단선의 남쪽에서는... 글쎄요. 신의 가호를 빕니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b8c8c25491956ab3141db00d



그러나 이 습지들 아래에도 사람은 살아갑니다. 핵전쟁 전 이곳은 서울의 심장부였고, 이후에도 그렇게 남았습니다. 메트로에서 "범람원"을 지칭하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 경우입니다. 하나는 이 탄천-양재천 유역에 뻗어나가 있는 습지 그 자체를 뜻하고, 나머지 하나는 삼성동맹의 일부인 3호선-분당선의 역들을 뜻합니다. 이 역들은 3호선의 도곡, 대치, 학여울, 대청, 일원, 수서역과 분당선의 구룡, 개포동, 대모산입구, 복정역입니다.




도곡역 - 범람원의 진주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ee9e9608cb9d68e31407ae9d


도곡동은 전쟁 전에 부촌으로 이름높았습니다. 그 악명높은 타워팰리스와 그에 뒤처지지 않는 수많은 자매 마천루들이 도곡동의 스카이라인을 수놓았지요. 사실 전쟁 이후에도 별로 달라진건 없습니다. 도곡동의 마천루들은 그 높이만큼 지하공간도 엄청났고, 도곡역과도 잘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예 지하에 자체적인 쇼핑몰을 갖추고 있던 아파트까지 있었으니 할 말은 다 한 셈입니다.



덕분에 핵탄두가 터지고 열폭풍이 서울을 휩쓸때에도, 도곡동의 마천루들을 소유하던 갑부들은 경호원과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그대로 지하에 터를 잡았습니다. 오늘날 이들은 삼성동맹 내에서도 악명높은 제 1 시민들이자 자본가들로 이름을 떨칩니다.




구룡역 - 범람원의 시녀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eccec055cdcc6db21407ae0f


빛이 강한 곳에는 그림자 역시 강한 법입니다. 그리고 도곡역의 그림자는 바로 구룡역에 있습니다. 구룡역은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서있던 곳입니다. 이곳은 구룡마을이 잿더미로 사라진 지금도 강남의 빈부격차를 상징하는데, 이는 구룡역이 옆에 붙어있는 도곡역에서 처리하거나 수용하기에는 너무 "불결한" 일이나 사람을 떠맡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구룡역 주민의 절반가량은 반시민이며, 나머지 절반은 반시민으로 일할 허가도 받지 못한 불법체류자들입니다. 덕분에 구룡역의 범죄율은 언제나 범람원에서 선두를 달립니다. 허나 도곡역 뿐만이 아니라 다른 범람원 역들 역시 구룡역에서 나온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문제가 구룡역 바깥으로 튀어나오지만 않는다면 신경을 끕니다.



또 배수 문제는 모든 범람원 역들의 골칫거리이지만, 그 중에서도 배수에 돈을 쓸 겨를이 없는 구룡역은 좀 심한 편입니다. 이미 플랫폼의 일부분과 철로의 대부분이 물 속에 잠겼을 정도니까요. 그래도 도곡역의 높으신 분들에게 이런 문제는 알 바 아닙니다.




개포역 - 최후의 기술자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a914d11ac29c4e8f83b1c52ac3618fec0d8f28719afa1978182331


핵전쟁이 벌어졌을때 개포역에는 수도공고와 한전학사의 수많은 젊은 전기기술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낙진이 가라앉고 바깥이 돌아다닐만해지자 그들은 다시 지상으로 나가 수도공고에 있던 소형 발전소와 범람원 곳곳에 있는 수많은 수력발전기들을 다시 가동시켰습니다. 개포역의 기술자들이 범람원 전역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오늘날에도 동맹의 주요한 자원 중 하나입니다.



대치역 - 메트로의 방랑자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a914d11ac29c4e8f83b1c52ac3618fe901d82122cba69b8ae2d644



대치역은 역 자체로 보면 별 것 없습니다. 역 내부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주거 텐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다른 메트로 역들과 다를게 없지요. 이들이 동맹 전체에 끼치는 영향에 비하면 사람도 별로 없고 볼 것도 없는 모습입니다. 그 이유는 대치역이 가지는 최고의 자원이 인적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전쟁 전부터 의사, 교수, 장교 등의 전문직들이 밀집해 살던 대치동은 전쟁 이후에도 메트로 전역으로 전문인력을 수출해 먹고 삽니다.



덕분에 대치역은 동맹 내에서도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는 능력주의의 극단을 달립니다. 이곳의 동맹 시민들은 지식이던 기술이던 간에 능력만 입증할수 있다면 동맹 바깥의 "야만인"들에게도 손을 내미는데 거리낌이 없으며, 반대로 무능력자를 내치는데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또한 대치역 출신의 젊은 동맹 시민들은 전쟁 전부터 내려온 가혹한 기초 교육과정을 거쳐야만 대치역 소속으로 인정받을수 있지요. 만일 피교육자의 의지나 잠재력이 요구수준에 미달한다고 판단되면 동맹 정식 시민이라고 해도 가차없이 역 밖으로 쫒겨납니다.



이러한 교육은 젊은 시민이 기초 교육과정을 마친 뒤에도 끝나지 않습니다. 기초교육 이후에도 추가적인 전문직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만 제 3시민에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강북의 연합대학까지 수련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노력 덕택에 대치역은 자본도 자원도 없이 메트로 곳곳으로 보내진 인적 자원들을 통해서 부와 권력을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동맹 평의회에도 대치역 출신의 관료들이 다수 포진해 있으며 이는 대치역이 동맹 평의회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는이유입니다.



수서역 - 지상의 개척자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efcb99549ec867e41407ae29

원 설정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pocalypse&no=1344



범람원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수서역이 개척자들의 근원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개척자들은 수서역을 둘러싼 범람원의 가혹한 환경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들의 지식과 능력은 온실에서 저절로 자라난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개척자들이 범람원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고, 남은 자들은 이를 통해 배워나갔습니다.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ffe450cb49f1e4115f6dc1b8cef498a73c79c4885f0e077ea93c75f9bcb3ce21407ae01



이윽고 삼성동맹의 촉수가 범람원까지 뻗쳤을때 개척자들은 저항하는 대신 동맹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동맹을 통해 메트로 전역으로 뻗어나갈 기회를 잡았고, 이들의 능력을 인정하게 된 동맹 역시 이들의 자유로운 구호행위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