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해서, 이 나라가 건국된거란다."

인자하고, 자상한 목소리가 노인의 입을 타고 흘러나왔다.
노인의 시선은 그의 손자를 향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고개를
약간 숙이며 손자의 눈높이를 맞추며 걸어가고 있었다.
노인이 손자에게 했던 말들을 하나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우리가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생명체가 되었는가였다.
그의 손자는 특이하게도 이렇게 듣기만해도 오래된 책먼지와
쾌쾌한 종이 냄새가 느껴지는 말에도 흥미를 가지며 듣고 있었다.

손자의 눈빛이 번뜩이며 더, 더욱 자세히 알고싶다는 신호를
보내었고 그 눈빛을 인식한 노인은 손자에게 한가지 말을 건냈다.

"저기, 저기 의자에 앉아서 마저 얘기하자구나."

나무로 만들어진, 그 결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의자가 햇빛을
받으며 제 색을 뽐내고 있었다.
손자 또한 다리가 서서히 아려왔기에 노인의 그러한 제안을
기쁜듯이 받아들였다.
햇빛이 잘 든다는 것은 곧 잘 볼 수있다는것을 의미했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통로에서보다 의자에서 그들은 서로의
상태를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손자는 노인의 상태를 보더니 놀라 외쳤다.

"할아버지! 털이 많이 빠졌네요! 괜찮으세요?"

손자의 말처럼 노인의 몸에는 곳곳에 빨갛게 점같은 흔적이
존재했다.
노인은 애써 웃어보인다음 입을 열었다.

"하하. 이 할애비가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가 보구나.
아무튼, 어디까지 말했다고?"

손자의 주제와 시선을 돌리기 위한 의도가 명백했지만
손자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체 기쁘게 답했다.

"대전쟁! 대전쟁부터 말씀하시면 돼요!"

손자는 웃으며 한층 고양된 목소리로 몸을 흔들며 말했고
노인은 그런 손자를 잠깐 응시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대전쟁이라.. 조상님들에게는 참 힘든 시간이었을것이야.
그리고 지구상에 전례없을 크나큰 비극이기도 했고.
두다리를 지닌 짐승들끼리 서로 싸우며 종의 명운을 걸다니,
심지어 무력과 전쟁으로 말이야! 이처럼 어리석을 수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손자는 갑작스런 질문에, 또 노인이 말하는 말이 자신의 상식과 어긋나기에 당혹스러워하며 머뭇거리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조상님들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 교과서에서는 과거 조상님과 싸웠던 그들의
악행이 수 없이 나와서 조상님들이 승리를 거둔 대전쟁을
저는 그저 기쁘고 행복한 일들의 모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작고, 소심한 목소리는 잠깐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곧장 듣기 힘든 소리였다. 하지만 노인은 손자의 말에 최선을 다해 귀를 기울였고, 손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 전부를 그 나이에도 전부 알아차릴 수있었다.

"걱정하지 마라, 혼내려는 것이 아니야.
물론 대전쟁이 크나큰 비극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대한
혁명이자 크나큰 업적이자 성취이기도 한단다.
그런 면에서는 너의말이 옳단다."

꾸중이 날아올것에 긴장하고 있던 손자는 예상하지 못한 노인의 칭찬에 기뻐하고 있었고, 노인은 이어서 말을 해나갔다.

"하긴, 그들의 악행도 지나치긴 했어.
너는 그들이 매일같이 먹고, 마시고, 입고하는 모든것이
조상들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참 끔찍한 비극이지. 왜 그들이 그런짓을 행했을까?"

노인의 말은 무겁고 침울한 어투로 끝났지만 손자는
곧장 당당하고 빠르게 말을 받아쳤다.

"그들의 본성이 원래 악하고 타락해서요?"

"교과서적인 답변이구나.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들은 몰랐을거야.
그들이 우리에게 한 모든 것들이 악행인지를.
아마 대전쟁은 그 모든 악행의 징벌일 수있을거야. 그래서..."

'삐, 삐, 삐'

손자의 목에서 목걸이가 신호를 보내왔다.
반복적인 기계음의 신호는 크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거슬리는
신호였다.

"아, 할아버지. 부모님께서 부르셔서 이제 가볼께요."

"그래, 잘가라. 그리고 내 안부도 전해주고."

그들은 그 후로도 이것저것 말을 이어나가더니 곧 문 앞에 도착했다.
손자는 몸을 가볍게 털더니 노인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걷지만말고 좀 날기도 하세요."

"하하, 마치 너희 엄마처럼 말하는구나.
미안하다, 사람을 연구하느라 행동마저 사람처럼 되는구나."

노인과 손자는 간단한 대화를 끝으로 서로 해어졌다.
노인은 그 두 다리로 걸어서 건물안으로
손자는 그 두 날개로 날아서 허공으로
아아 사람은 하늘에 닫기위해 모든것을 바쳤지만
마지막에 나는것은 결국 한 마리 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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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삘받고 1시간안에 쓴거라 분량 적은건 미안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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