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날씨가 갰다.
어제 히치하이커 좀비의 가방에서 나온 지도로 이 근처에 하천이 있다는걸 깨닫고 계획을 세웠다.
오늘이 드디어 하천에 갈 날이다.
평소에 파밍하러 다니는 상가건물이 서쪽이고, 동쪽에 아파트단지가 모여있는곳을 넘어가면 하천이 나온다.

(팁) 아파트는 파밍장소로 최악이다.


혹시 몰라 가방에 물과 식량을 챙기고 나가려는데 아르가 따라왔다.

"넌 집에 있어. 아파트는 위험해."

"아르르르르..."

"육포 줄테니까."

"아르르르..."

육포를 던졌지만 거들떠도 안보고 나만 계속 바라봤다.

"...안 짖을 수 있어?"

"아르르르.."

"쉿!"

"아릅.."

똑똑하다.
조용히 하란말을 알아듣는걸 보니 데려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르에게 줄 간식도 가방에 넣고 집을 나왔다.


아파트쪽으로 발을 안들인 이유가 있다.
단지에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수십마리의 좀비떼를 발견했다.
아르를 조용히 시키고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철책을 넘어갔다.
아르는 뚫린 구멍으로 쉽게 넘어왔다.

예상 소요시간은 한시간.
해가 뜬지 얼마 안됐으니 시간은 널럴하다.
20분정도 걸어간 후 잠시 쉴겸 문이 열려있는 아파트로 들어갔다.
7층짜리 아파트라 조심스럽게 계단에 있는 좀비가 몇마리 인지만 확인했다.
계단에서 보이는 놈만 둘..셋.

계단 손잡이를 두드려 어그로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며 한놈씩 머리통을 날렸다.
총 다섯마리.
여기까진 순조로웠다.
하지만 죄다 도어락이 걸려져있어 도무지 털만한 집이 없었다.
이래서 아파트를 그동안 가지 않은거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1층 두번째 집 문을 당겼는데 그냥 열렸다.
문 앞에 대기하고있던 집주인 좀비가 덮치는 바람에 물릴뻔했다.
아르가 사납게 짖으며 내 위에 있는 좀비의 발목을 물어뜯었다.

"안돼 아르야!"

겨우 좀비를 뿌리치고 머리통을 배트로 내리쳤다.
좀비의 발목 부분이 찢어져있었다.
아르는 입가에 피를 묻힌채 쩝쩝거리고 있었다.

"아르야..."

배트를 쥐고 아르를 내리칠 준비를 했다.
그래도 며칠동안 같이 지낸 식군데.
이런 상황이 오다니...
살짝 나오는 눈물을 삼키고 배트를 높게 올렸다.
이제 곧 아르는 좀비로 변하고 미친듯한 속도로 날 덮치려 할것이다.
날 덮친다면 그땐 내 손으로..
덮친다면...

덮친다면...?
뭔가 이상했다.
아르는 날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아르야? 괜찮니?"

"아르르르르..."

뭐지.
괜찮은것 같다.
혹시 좀비고기를 먹은것 정도로는 감염이 안되는걸까?
아니면 아르가 특별한 것일까?
어느쪽이든 아르가 좀비가 안됐으니 다행이다.

한시간 뒤.
하천에 도착했다.
물은 비가 온 뒤라 그런지 흙탕물이었다.
아르는 흙탕물이어도 아랑곳 않고 하천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겼다.
아르가 물에서 노는동안 난 다리위로 올라가 하천의 주위를 둘러봤다.
좀비는 별로 없다.
다리를 자동차로 양옆을 막아 집처럼 사용할 수 있을것 같았다.
식수걱정은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이제 집에 가려고 아르를 불렀다.
어디서 잡았는지 피래미 한마리를 물고왔다.
아르 덕에 물고기도 사는 깨끗한 하천이라는걸 확인했다.
아르의 온몸은 흙탕물에 젖어 깨끗하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