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버섯을 좋아했어요
너무 버섯을 좋아해서 구름도 버섯모양으로 만들어요
너무 버섯을 좋아해서 하늘에도 버섯을 심고 싶었어요
비행기가 두둥실 지나가요
지나가면서 씨앗을 뿌려요
하늘과 땅에 곳곳에 버섯구름을 만들어요
온 세상에 버섯구름이 활짝 피었어요
버섯구름은 너무나 뜨거워서 닿는 곳마다 전부타 태웠워요
버섯구름이 지나간 자리에는 까만 먼지가 내려앉아요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그것이 내려앉고 있어요
천천히 천천히 아래로
사람들은 버섯구름만 보는 것은 심심했는지
잠자던 땅 속의 화산 할아버지도 깨웠어요
화산 할아버지는 러시아에도 사시고 미국에도 사셔요
화산 할아버지는 머리 위의 동물들이 살던 모자를 치우면서
모습을 드러냈어요
자고 있던 할아버지는 자기를 깨운 인간들이 미웠는지
보이는 모든 것을 불태웠어요
더 이상 태울 것이 없어진 화산 할아버지는
반려자인 겨울의 마녀를 불러왔어요
겨울의 마녀는
마법으로 모든 것을 얼렷어요
하늘도 얼리고 땅도 얼리고
물도 얼리고 산도 얼리고
토끼도 얼리고 곰도 얼리고
시간도 얼리고
모든 것이 얼어버린 겨울이 찾아왔어요
거대한 겨울이 찾아왔어요
아포칼립스의 곰돌이 바람개비 마을의 곰돌이
내 이름은 곰돌이 나는야 행복한 봉제인형 골렘
서기 2050년, 장장 4년 간의 3차 대전 핵전쟁이 끝난 후 거대한 핵겨울이 온 지구를 뒤덮은 지 10여 년..
곰돌이 친구들은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어 춥다. 일어나기가 싫다. 하지만 일어나야 한다. 곰돌이는 기합을 주고 화섬솜침낭에서 애벌레처럼 기어나왔다.
찬바람이 몸 속으로 스멀스멀 기어들어온다.
초롱이와 픽시는 벌써 일어나서 침낭을 개고 수건에 물과 소독제를 묻히고 세수를 하였다. 역시 여자 골렘인형들이라 곧 죽어도 외모관리는 철저하였다.
요하나는 아직도 음냐음냐 꿈을 헤메고 있다. 이 공주님은 아직도 늦잠 버릇을 못 버렸다보다.
또 꿈 속에서 다크 다크 어쩌고 하면서 오른손에 암흑룡이 깃들어서 마법을 날리는 꿈을 꾸고 있으려나.
곰돌이는 핀셋으로 요하나 코를 간질이면서 깨웠다.
"요하나 어서 일어나-라~~."
"에취! 잠자는 공주한테 무슷 짓이야 곰탱아!"
"곰돌이 일찍 나가야 한다. 잔말 말고 빨리 일어나 요하나"
아침에 손이 시릴정도의 찬물로 몸을 구석구석 닦아서 세수하고 솔로 폴리폴리스로 된 헝겊피부를 빗으면서 털고르기를 하였다.
세수가 끝난 후에 곰돌이 친구들은
엘리슨 방공호같이 생긴 집 내부의 중앙에 위치한 화덕에 장작을 깔고 반합에 물을 아주 조금 붓고 약간의 소면과 스프가루, 전지분유를 넣고 끓여 아침식사 준비를 하였다.
끓이는 중간에 육포 몇 개를 잘게 썰은 뒤 집어넣어서 죽을 만들어 해 먹었다.
곰돌이 친구들은 봉제인형이라 이빨이 없고 음식을 집어넣는 구멍이 인형의 입 하단에 자그마하게 뚫려있다.
그러니 골렘이 먹는 음식은 거의 죽이나 이유식, 스프 이런 거다. 못 씹어먹으니까
빨대랑 아기 우유병도 필수
하여튼 아침을 얼렁 먹고 나서 장비를 점검하였다.
오늘은 밖에 며칠 야영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EDC 파우치에 곰팡이 유과랑, 곤충양갱, 건빵, 육포, 사탕무 설탕 등 비상식량을 집어넣고,
서바이벌 키트 속 물건들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총 상태도 점검했다.
아침에 얼어터지지 말라고 건전지에 연결한 워머에 감싸서 총이랑 총알 카트리지가 뜨끈뜨끈하다.
곰돌이는 구령을 붙여서 곰돌이 친구들이 방한복과 장구류 세팅하는 것을 점검하였다.
친구들은 곰돌이의 구령에 순서를 맞춰가면서 서로서로 옷을 입고 짐을 싸는 것을 도와주웠다.
"얘들아 방한복 다 입었지?
"네""요하나 옷 다 입었어 곰탱아"
두터운 패딩점퍼를 입고 가죽에 고무판이랑 책받침을 덧대서 만들고 주머니를 부착한 허접한 방검조끼를 걸쳤다.
그 다음에 곰돌이 친구들은 밖에 나가기 위해 무장을 단단히 하였다.
각자의 무장에 따라 357 매그넘 권총, m60 경찰 권총, 공기압축총과 쇠구슬, 석궁을 장비하였다. 새총은 기본
방한복과 무장 다음에는 방사능에 대비한 우의와 방독면 착용이다.
"방독면 다들 이상없지?"
"네""포치 이상없슴돠.'
"픽시도 호흡하는 데 지장없어요."
"리리카 우의 냄새 싫은 거예요."
전면형 방독면을 쓰고 40mm 나토호환 정화통을 방독면에 결합하고 한두번 탁탁치면서 정화통 상태를 확인하였다.
화생방 보호의는 우리 형편에 꿈도 못 꾼다. 그 전에 그거 만들 공장은 존재하는가 싶다.
날랜 용병 형아 누나들도 입는 거 못 봤으니까. 만약에 그거 입고 밖에 나가면 움직이도 힘들고 말이지
그러니까 방독면이랑 우의는 최소한의 방사능 대비책인 셈이었다.
우의는 방사능 먼지가 묻어도 털고 씻기가 편하고 질겨서 좁은 곳에 들어가면 헝겊피부가 안 긁히도록 보호해준다. 우의 찬양해
마지막으로 어제 미리 싸놓은 백팩 역할을 하는 유아용 가방을 메었다.
석궁과 공기압축총 메는 애들은 가방을 메고 나서 총을 어깨에 견착하였다.
우리들은 각자 나갈 채비를 끝마친 것을 확인한 후에 쉘터 구석 밥상 위에 올려진 정석이 형의 사진과 유품인 안경을 향해 아침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형아 곰돌이 친구들 나갔다 올께."
쉘터의 문을 열고 도시 내의 본부건물로 향했다.
하늘은 언제나 그렇듯이 구름이 뒤덮혀 붓으로 농담이 진한 먹을 군데군데 찍은 듯한 시커먼 하늘
반면에 땅은 간밤에 내린 눈으로 뒤덮혀 새하얀 양탄자가 깔린 것 같았다.
걸어갈 때마닥 뽀득뽀득 소리를 내면서 곰발바닥이 땅에 새겨졌다.
핵전쟁 이후에 지상에 생긴 도시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겼다.
솔직히 말이 도시지 과거 한국전쟁 때처럼 남하해 온 피난민들이 꾸역꾸역 퍠허 근처에 모여들어 만들어진 난민촌이 커져서 생긴 마을에 가까웠다.
생긴 건 러시아에 가장 추운 도시로 널리 알려진 오야미콘? 오미야콘? 꼭 그런 마을같이 생겼다.
도시는 대개 중앙에 높으신 분들과 군인들 용병들이 사는 제1 구역이 있는데 이 1구역 내에는 건물들이 밀집해있고 중앙의 중앙에는 군대 막사처럼 국방색 페인팅을 한 3층 짜리 시골분교 사이즈의 본부 건물이 위치하였다. 그 다음에 숙박시설, 지하농장, 창고쉘터, 공장 등이 있는 2구역이 있고 마지막에 우리처럼 평범한 거주민들이 사는 외곽지역이 있다.
곰돌이 친구 - 곰돌이 패밀리는 도시 본부 사무소로 가서 신분증명서를 꺼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매번 겪는 일이지만 용병 아저씨들은 우리 골렘들 보고 히죽히죽거린다. 누나 용병들은 뭔가 새끼 고양이를 본 것처럼 표정이 느물느물 무너지면서 쳐다보고 가끔씩 쓰다듬는다.
"꼬마 친구들 오늘도 일하러 왔냐? 장하네?"
"아저씨 안녕, 곰돌이 멀쩡해."
"리리카 인사하는 거예요."
"미티도 안녕하는 거다냥."
"안녕하세요."
곰돌이 패밀리는 사람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넸다.
"테디베어만 한 애들이 명 질기네."
"마 저 귀염둥이들 무시하지마라 그래도 도시에 와서 그 무시무시한 산군이 이끄는 무리들을 때려잡는 데 참가했다 아니냐. 쟤들 사는 쉘터도 호랑이 한 마리 때려잡고 판 돈으로 지은 집이라더라."
"헐, 꼬마 친구들 인생 아득바득 살았구마."
"요하나는 머리 그만 좀 쓰다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요하나 머리 망가진단 말이예요."
아침인사 후에 곰돌이 친구들은 의뢰에 대해 물어보았다.
"관리자 아저씨, 곰돌이 궁금한 거 있어."
"뭔데?"
"곰돌이는 오늘 의뢰가 뭔지 궁금해."
"이번 의뢰는 동쪽 폐허에 가서 물자를 좀 가져오면 좋겠구나. 가능하면 의약품으로."
"약품? 우리는 약품 이름같은 어려운 거 잘 몰라. 골렘은 두 개 배우면 하나 까먹어."
"모르겠으면 그냥 뒤에 실린으로 끝나거나 biotic으로 끝나거나, 페니라민 같이 무슨무슨 라민으로 끝나는 약은 다 가져와. 그 밖에 진통제란 진통제 다 가져오고."
"예""알겠슴돠."
도시 바깥에는 요즘 방사능에 쩔어서 이상하게 변한 괴짐승들이 자주 출몰한다고 했다.
지난날 정석이 형이 살아있던 시절 춘천에서 사람들을 잡아먹던 이상한 늑대도 그런 괴짐승이었을까.
용병들, 군인들 중에 실적이 좋고 강한 형아들은 특급전사를 뜻하는 계급장을 따로 달고 특급대우를 받는다는데 그게 우리 곰돌이 패밀리랑 무슨 상관이죠?
하여튼 의뢰란 게 간단하면 간단하다.
도시 근처에 동쪽에 있는 폐허에서 물자를 수색해서 파밍해오면 된다는 것이었다..
"픽시는 의뢰 성공 후에 받을 보상이 뭔지 궁금해요."
"보상이라? 음.. 식품교환권(바우처)랑 고형연료 한 박스 어때? 콜?"
""괜찮네""
"와와와"
곰돌이 친구들은 장식단추 눈을 반짝이면서 환호를 하였다.
"오대양을 탐험하고 보물을 찾는 욕심보다, 황금보다 더 귀한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이 꼬마친구들의 우정 아니겠습니까? 박수."
관리자 아저씨의 속닥한 격려를 받고 우리 곰돌이 친구들은 도시 본부건물 내의 용병 사무소를 나왔다.
동쪽 폐허는 원래는 작은 사무건물과 유흥시설, 복합상가, 아파트 건물 밖에 없는 소소한 도시 근교의 근린생활지구였다던데 그나마 핵을 맞지 않고 폭격도 덜 뚜까맞아서 폐허치고는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다. 덕분에 어지간한 대도시의 폐허보다 파밍할 게 많았다.
곰돌이 친구들의 주된 돈벌이가 있었는데 하나는 용병 아저씨들의 짐을 나르는 것, 다른 하나는 무너진 건물에 기어들어가서 물자들을 긁어모아서 내다파는 거였다.
더불어서 가끔씩 짐승들 사냥해서 고기랑 가죽을 내다파는 거.
곰돌이 친구들은 폐허 중간에 있는 무너진 SSM 건물에 들어가기로 했다.
동쪽 폐허는 파밍할 물건이 많은 노다지였지만 요즘 괴짐승들이 심심찮게 출몰하기에 털을 바짝세우고 긴장하였다.
도시 밖으로 나가서 향해 걸어갔다.
동쪽 폐허로 가는 도중에 곰돌이는 품 속에서 형의 유품 중 하나인 회중시계 나침반을 꺼내서 방향확인 겸 형의 사진을 보았다.
요하나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곰돌이는 왜 나침반 보는거야? 시야 저편에 동쪽 폐허 다 보이는데 말이야"
"픽시는 곰돌이가 큰 오라버니(정석)를 그리워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요."
"포치도 대형이 그립수다."
성정이 격한 포치는 정석이 형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장식단추 눈이 유난히 빛나는 거 같다. 꼭 그렁그렁 우는 거 같다.
"뭐 그래봤자. 오덕 아싸에 늘 뜯기는 멸치였는데 뭘..."
곰돌이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 앞에 정석이 형 얼굴이 어른거린다. 정석이는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까
동쪽 폐허를 조심조심 탐색하였다.
행여나 소음때문에 괴짐승들이 떼로 몰려들까 무서워서 살금살금 발을 디디고 사방으로 사주경계를 하면서 천천히 전진하였다.
버스 몇 코스 거리를 전진하는 데 벌써 몇 시간이 흘렀다.
눈 앞에 목표로 한 ssm 건물이 보였다. 잠시 멈추고 괴짐승이 있나 없나 좌우를 살핀 후에 건물 옆에 크레이터 처럼 크게 패인 구덩이에 내려가서 건물 안으로 진입하기로 했다.
우리는 나중에 건물 밖으로 나올 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콘크리트 조각 하나에 못을 하나 박고 실을 연결해서 배낭에 연결하고 전진을 하였다.
"얘들아,줄 다 가방에 매었지?"
"응" "다 멧슴돠."
"다 묶었어요"
"후후 던전의 악마들여 요하나를 기다려라 전부다 암흑 아스트랄 세계로 되돌려 보내주마"
요하나 이거 또 중이중이 망상에 빠졌네.. 아이고 머리야
"그 손발 오그라드는 소리 좀 안 하면 안 돼?"
어린애도 들어가기 힘든 좁은 갱도를 들어간 직후 개미굴 같이 얽힌 갱도 중간중간에 멈춰서 벽에다 표시를 하여 위치를 어림짐작한 뒤에
다시 전진하였다.
가다가 환기통로를 발견했다. 혹시 마트 지하층까지 연결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서 환기통로에 들어갔다.
건물 틈새 갱도는 미약하나마 빛이 들어오기라도 했지만 환기통로는 아예 깜깜했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 회중전등을 켰다.
미약한 광원에서 나온 가느라란 불빛이 자기 지름만큼만 어둠을 간신힌 밀어내고 있었다. 주변을 살펴봤지만 괴물쥐 같은 괴짐승은 없는 것 같았다.
통로를 기어가다가 통로 끝자락에 다다랐다.
우리는 찌그러진 원통 옆구리의 터진 부분을 통해 환기통로 밖으로 빠져나왔다.
지하층이 맞는 것 같았다.
지하층은 붕괴 때문에 생겨난 아치형 잔해 덕에 미약하게 빛이 새어들어왔다.
바닥의 절반은 지상층 건물이 덮쳐서 지진으로 땅이 꺼진 것처럼 내려앉았지만 말이다.
이 지하층은 아마도 식당 및 식료층 코너였던지 인도식 카레 메뉴의 사진이나 음식 매대, 냉동고에 쌓인 레토로트 만두 봉지들이 많았다.
바닥에는 통조림과 맥주캔들이 굴러다녔다.
배고프지만 유통기한 지나서 먹지는 못할 게다. 통조림도 3년을 못 넘기는데 말이다.
"와 만두다 만두, 튀김도 있네, 하 곰돌이 대장, 포치 배고픈데 저거 딱 하나만 째서 먹으면 안 될까잉?"
"정석이가 아무거나 주워먹지 말라고 그랬어, 풍선위장이 탈나서 일주일 뒹굴뒹굴 발광할 자신있으면, 코어 변질되고 싶으면"
"아.. 아까비 안 먹겠슴돠"
"그렇지"
회중전등을 켜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펴보다가 요하나가 구석에 약약약약 이라고 적힌 간판을 발견했다.
"곰돌아 저기 약국 간판이 있어"
"어 정말이네.. 잘했어 요하나"
후략...
PS
곰돌이 패밀리 인원은 9마리
여자골렘들은 네소베리 같이 생긴 봉제인형
봉제인형 골렘
곰돌이 느낌 있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