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곰돌이 바람개비 마을의 곰돌이 - 상단 호위
오늘도 고라니가 뒷산에서 구에엑하고 우는 평화로운 하루
곰돌이 친구들의 보금자리인 '바람개비 마을'이란 이름의 방공호는 가지산 끝자락에 위치한 구 언양시 위에 새워진 언양 가지산 시티의 수많은 방공호들 중 하나다.
인간들의 피난처 틈바구니에서 마련한 우리 봉제인형 골렘들의 보금자리...
곰돌이는 오늘도 의뢰를 받았다. 인간들은 장사를 좋아한다.
피난민 도시가 늘 그렇듯이 여기 가지산 시티도 가급적 마을사람들이 도시밖으로 허락없이 함부로 나가는 것을 금했다.
왜 그런지는 곰돌이도 잘 모르겠다.
어느 용병들은 출입관리를 안하면 모르는 사람을 떨이로 데려온다고 해서 그렇다고 하고 어떤 용병들은 외지인이 접촉으로 인해 과거 지구를 휩쓸었던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들어올까봐 그렇다고도 한다.
아무튼 가지산 시티가 사냥, 파밍, 정찰과 함께 예외적으로 장기외출을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게 마을 간 물물교환 무역이었다.
대재앙으로 세상이 망해도 인간은 장사를 한다.
핵겨울이 지구를 뒤덮은 후 북반구에 살던 사람들은 대거 남쪽으로 남하했는데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류가 거의 종말을 맞이했다고 하지만 남부지방은 외국에서 온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가지산 시티는 과거에 가지산 공원과 보은사 사이에 있는 국립공원지역이었다.
동쪽아래로는 파밍 노다지인 동쪽폐허 마을이 있고 더 동쪽으로 가면 정석이 형의 고향 울산시가 있다.
과거에는 똥개도 신사임당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은
핵폭격을 직격으로 처맞은 데다가 경주 원전 폭심지에서 떠밀려오는 방사능으로 뒤범벅이 된 구 울산광역시의 울주구 지역이 있다.
놀랍게도 울주구에도 사람사는 도시가 좀 있었다.
내일 곰돌이 친구들은 가지산 시티와 동쪽폐허 도시, 울주구 지역 세 도시의 교역지 장터까지 상인들을 호위해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교역지 장터는 두 달에 한 번 7일장을 열어서 도시 간에 필요한 물자들을 물물교환하였다.
물론 인간 용병헌터들의 임무에 짐꾼 떨거지로 가는 것이지만 호위는 호위다. 곰돌이는 자랑스러운 것이다!!
곰돌이 친구들은 357 매그넘 실탄과 공기압축총 쇠구슬 등 실탄을 다량 수령받고 무장을 꾸린 뒤 계약서에 곰발바닥 도장을 찍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평소에도 곰돌이는 일찍 일어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아직도 비몽사몽하는 골렘들은 서로서로를 바늘로 찔러가면서 잠을 깨웠다.
아침은 먹지 않고 전날 데운 뒤에 수건을 감싸서 보온유지를 한 효모우유병을 배낭에 넣고 밖에 나왔다.
가뜩이나 구름때문에 태양빛이 추방된 어두운 세상인데 이른 새벽이라 아직도 어두컴컴하다.
도시 중앙의 본부에 도착한 곰돌이 친구들은 인간 용병들과 함께 장비점검이랑 인원조사를 확인하고나서
복명복창 한 번 질러주고 목탄 두돈반 트럭에 옹송하게 올라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새벽부터 떠나서 아침을 못먹어서 배가 고팠다.
트럭에 얻어타고 가는 도중에 곰돌이 친구들은 집에 나설 때 뎁혀둔 효모우유병을 꺼내서
우유를 꿀떡꿀떡 마셨다.
우유를 마시고 있는데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우유병을 양손에 들고 우유병 꼭지를 입에 문 채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용병 아저씨가 우리들을 신기한 장난감 보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나톨리'라는 이름의 용병 아저씨였다.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아나톨리 아저씨는 전쟁 전에 러시아에 살았는데 핵전쟁이 끝나갈 무렵
겨울마녀의 마법으로 고국에 핵겨울이 밀어닥치자 한국으로 남하한 러시아 피난민 출신의 용병 아저씨다.
아나톨리 아저씨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거 맛있냐 얘들아?"
"리리카는 우유가 달다고 생각해요. 사탕 넣었어요."
"그렇구나 근데 너희들 골렘이라고 했지? 머는 거 어디로 가냐? 소화 어떻게 시키는 거냐?"
"곰돌이도 자세한 건 잘 몰라, 정성이 형이 이유식같은 거 먹으면 관을 타고 지푸라기와 솜이랑 모래주머니랑 구슬이랑 부적이 든 풍선위장에 들어가서
솜이랑 지푸라기에 흡수되고 그 다음에 부적이랑 특이한 구슬이 마나로 바꾸어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그랬어."
"픽시도 질문해도 되나요?"
"뭔데?" 아나톨리 아저씨가 픽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가는 곳이 구 울산시 외곽이지요?"
"그렇지"
"그런데 울산시는 핵폭격을 엄청 얻어맞아서 죽음의 도시가 된 게 아니었나요?"
"도시 바깥에는 사람들이 좀 살고 있지. 뭐 욥의 혹이 달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다가 죽는다고 해도 거기서 살 사람들은 살거든?"
"픽시는 거기서는 뭘 교환하는 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과거에 공업도시랍시고 비교적 멀쩡한 시설 뜯어와서 지금도 공산품을 만들거든? 울주구 지역은 부산광역시와 함께 정화통, 군복, 총기부품, 전등을 밝힐 발전기를 생산하지"
"곰돌이는 가지산 시티는 뭘 거래하는지 궁금해"
"뒤에 짐 실은 트럭보이지? 도시에서 만든 공예품, 가지산에서 자른 목재, 산 동굴에서 재배한 버섯, 괴짐승들 가죽이랑 소재, 말린 고기 같은 거지."
"요하나는 인간들 독하다고 생각해."
"곰돌이는 방사능에 쩔었다고 해도 울산 구경이라도 하고 싶어"
아나톨리 아저씨가 물었다.
"왜 그러지? 울산이 곰돌이의 고향이냐?"
"곰돌이 대장이랑 정석이 대장 고향이 울산 아잉교?"
"정석? 그게 누구지?"
"이 포치를 포함해서 핵전쟁 때 골렘들을 돌봐준 인간 주인이름 아잉교"
곰돌이는 형의 유품인 회중시계 나침반을 꺼낸 뒤 나침반을 열어서 아나톨리 형에게 보여주었다.
나침반 뚜껑 안쪽에 붙어 있는 형 사진을 보고 아나톨리 아저씨는 표정이 잠깐 굳었다가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
"이거 꼬마친구들도 고향을 잃은 거구나. 지금 예전 고향 근처에 가는 거고"
"예""응"
"곰돌이 괜찮아, 형은 고향은 다시 만들면 된다고 그랬어."
"니네 형이라는 사람 꽤 멘탈이 단단한 사람이었나봐 ㅋㅋ 사진은 영 부실해보이는데"
한동안 잡담이 끊기고 목탄 트럭은 폴폴폴 수증기를 내 뿜으면서 제 갈길을 가고 있었다.
리리카가 말했다.
"리리카 심심해, 이대로 별 일 없겠지? 범 같은 건 안 나오겠지?"
"곰돌이 무서워, 리리카 그런 말 하지마,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하잖아"
곰돌이의 타박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위에서 뭔가 자동차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꽹과리치는 소리와 함께..
뒤를 돌아보니 각시탈을 쓴 산적들이 차를 몰고 달려오고 있었다.
가시가 박힌 소형차 서너 대, 자동차학원 이름이 적힌 1톤 트럭 두 대,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 몇 명으로 이루어진 산적들이었다.
"데헷" 리리카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후유- 곰돌이와 아나톨리 아저씨는 그저 멍해서 하늘만 올려다 보았다.
곰돌이 추 - dc App
비추머여 - dc App
글이 약간 난잡하다..어휘수준 높은사람이 일부러 유아틱하게 쓰는거같음
문체자체는 주제랑 어울림
문장이 덜 다듬어진 건 나도 이해가 감 필사연습하고 실제로 소설창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리고 화자가 곰돌이 푸 같은 봉제 곰인형이다보니까 정신연령이 좀 어린 편이라서 그럼.. 실제로 살아온 나이는 많아도 정신연령이랑 지능은 어린애가 맞으니..
ㅇㅇ 그래서 문체는 곰돌이란 놈이랑 어울린다고 다만 낮은 정신연령에 어휘도 맞춰주면 좋을듯. 예를들면 '다량 수령받고'->'잔뜩 받고' 이런부분이 약간어색함. 글자체는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