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의 곰돌이 바람개비 마을의 곰돌이 - 상단 호위 중






투구꽃 같은 여자 밤에는 그대를 열어주리 오오 사나이 우는 밤 우리는 각시투구꽃 산적단!

투구꽃 같은 여자 밤에는 그대를 열어주리 오오 사나이 우는 밤 우리는 각시투구꽃 산적단!

우리는 각시투구꽃 산적이다!! 가진 거 다 내놔라!!"



각시탈을 쓴 산적들이 뭔 손발이 오그라드는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 상단일행을 뒤쫓아 오고 있었다.

대충보니 지휘차량으로 보이는 지프차 1대 마티즈 2대 자동차운전학원이라고 적힌 포터트럭 2대 딸딸딸 거리는 영운기 몇 대 오토바이 폭주족 몇 대로 구성된

산적단이었다.


아나톨리는 황급히 M16 소총을 쥐고 동료들과 다른 차량의 호위 용병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각자 전투준비! 미리 배운 대로 각자 위치로!!!"

"류드밀라는 먼저 거치대 소총을 잡고 트럭과 영운기들부터 잡아라! 그 다음에 개인무장으로 산적들 때려잡아라" "알겠어"

"곰돌이들!'

"네!!"

"너희들은 한 명식 용병들을 보조해라 상세한 행동은 곰돌이가 재량껏 지휘해라!"

"응"


"얘들아ㅡ"

"응!!""""합!!""

친구들이 기합을 주고 대답했다.

"나랑 포치는 아나톨리를 도와서 마티즈랑 트럭에 탄 산적들을 상대할게

네소베리들은 류드밀라를 도와서 영운기들을 뒤집어"

미티랑 초롱이는 발이 빠르니까 꼬챙이랑 낫으로 기어올라오는 놈들 떨궈줘"

"응""네"

탱구랑 에이미는 우리들이랑 용병들 총알 챙기는 거 도와주고 가져달라고 하면 가져다 줘!"

"네!"


우리도 나름대로 각자 위치로 가서 총을 들고 자리 잡았다.

산적들이 우리를 공격해 왔다.


세상이 흉흉한 지라 어지간한 트럭에는 고정된 거치식 무장이 장착되어 있다.

연속 발사가능한 대형 공기압축총이나 소총, 기관총 등등 우리가 탄 트럭에는 양쪽에 k2 소총이 장착되어 있었다.

'류드밀라'라는 이름의 여자애와 또래의 남자 용병 소년은 거치대 소총을 잡았다.


곰돌이 친구들도 <판다 장갑> 을 벙어리 장갑 모양의 손에 끼고 각자 권총이나 압축총을 들었다.

곰돌이 친구들에게 있어서 <판다 장갑>은 싸움에 필수적인 도구였다.

가죽장갑에 손가락 부위에 철사를 구부려서 갈퀴 모양으로 만든 부속품을 붙여서 물건을 쥘 수 있도록 한 장갑이었다.

그리고 손바닥 밑부분에 고무패드를 붙여 판다 손 처럼 언덕을 만들어 가느다란 막대기도 쥘 수 있도록 한 장갑이었다.

장갑 안쪽에 마법진을 그리고 부적도 따로 풀로 붙여두어 장갑을 생각대로 움직이는 게 가능하게 했다.

판다 장갑을 끼면 총도 쏠 수 있고 젓가락도 쥘 수 있고 연필로 글씨도 쓸 수 있다.


이것도 정석이 형이 만들어 준 유품 중 하나.

다만 단점이 있다면 원래 우리 몸이 아니라서 정교한 손가락 움직임을 흉내내기는 어렵고

인간의 말대로 하면 반사신경이 늦어서 생각보다 반 박자 늦게 손가락 마디가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골렘은 몸이 느린데 손가락이 반박자 느리다보니 골렘들은 총격전 할 때 인간보다 고역일 수 밖에 없었다.

총알이 화폐로 쓰이는 세상에서 총알값도 비싼데 총 쏘는 속도도 느리고 일발명중이 힘들었으니까.


그러니 정석이 형 말대로 골렘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단체로 다니고 싸울 때도 같이 싸워야했다.

한 골렘이 장전하고 조준하는 시간에 다른 골렘이 어림짐작으로 '협차' 사격을 하고 지체 시간을 메꾸어 주는 식으로..

그렇게 곰돌이 친구들은 그 악조건을 이겨내고 총 쏘는 시간이 느리면, 장전이 느리면,

화승총도 만들어서 쓰고, 여러 마리가 같이 순서를 정하고 쏘면서 다수의 화력으로 극복하였다.


어쨌든 곰돌이 친구들은 무장을 들고 각자 위치로 갔다.

"얘들아 좀 멀리있는 놈들은 먼저 권총으로 견제하고, 다가오면 압축총을 쓰고, 달라붙는 해적은 미티랑 초롱이가 날붙이로 떨어뜨려 알았지?"

"""응!!""" "알겠슴돠!"


아나톨리와 인간 용병들은 k2나 m16소총을 들고 한 발씩 한 발씩 트럭에 탄 산적들을 맞추어 쓰러뜨렸다.

곰돌이와 포치도 느리지만 악착같이 권총 방아쇠를 당기면서 아나톨리를 도와서 총을 쐈다.

권총이 불을 뿜을 때 마다 산적들이 팔다리를 잡고 경련을 일으키면서 쓰러졌다.


한편 네소베리 여자애들은 류드밀라 옆에서 공기압축총들고 영운기들을 상대했다.

류드밀라는 석궁화살이 얼굴을 스쳐지나가고 총알이 방탄 철판을 뚫고 머리카락을 스쳐지나가는 데도 살짝 눈썹만 꿈들거리고

이 악물고 소총을 3점사 모드로 갈겼다.

가끔씩 오토바이 폭주족이 접근하면 '부메랑 소녀'라는 별명 답게 초승달 모양의 부메랑을 꺼내 던져서 폭주족을 썩둑썩둑 썰었다.

폭주족 머리를 수박처럼 가르고 되돌아오는 부메랑을 손에 잡았다. 부메랑이 스쳐간 폭주족은 머리가 열리면서 땅에 나뒹굴었다.


"요한나의 디바인 버스터를 받아라"

이 상황에서도 요한나는 중이중이한 기술명을 붙이고 있었다.

"리리카는 엔진룸부터 따면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 그래"


네소베리들은 처듬 두 대는 공기압충총을 운전석에 조준해 갈겨서 차를 뒤집더니

이번에는 경운기 엔진룸의 그릴 파트에 공기압축총을 갈겼다.

영운기라 어차피 얇은 철판으로 경운기 엔진을 덮은 것이라 쉽게 압축총 쇠구슬에 뚫렸다.

쇠구슬이 뭐 강하냐 그러는데 화승총이나 공기압축총은 사거리는 권총보다 짧아도 (30미터 정도) 사거리 내에서는 큰 쇠구슬 덕에

유식한 말로 운동에너지가 더 세다고 생전에 정석이 형이 말한 적 있었다.

요하나 리리카 픽시 셋이 일점사로 딸딸거리는 영운기 한 대에 공기압축총을 갈기자

영운기가 푸드득 소리를 내면서 시커먼 연기를 뿜더니 엔진룸이 터져나갔다. 엔진이 폭발한 영운기는 불에 휩싸이면서

눈밭에 굴렀다.

나머지 영운기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레이디들 굿잡 굿잡"

아나톨리가 네소베리들 활약을 칭찬했다.


"아싸 미티 나쁜 인간들 나쁜 놈들 다 죽인다냥!" 나쁜 놈 다 죽여야 한다냥!"

한편 미티를 보니 아주 신나서 손에 날붙이를 잔뜩 쥐고 아예 이 상황에서 칼춤을 추고 있다.

뭔가 체조선수처럼 기묘한 몸짓을 하면서 발발발 뛰어다니면서 날붙이를 던진다.

한 번 날붙이를 던질 때마다 기어오르던 폭주족 한 명이 머리에 칼을 맞고 트럭에서 매달려 있다가 나가 떨어진다.

초롱이는 토끼 수인 인형으로 만들어진 골렘답게 깡충깡충 뛰어다니면서 장창을 든 용병 아저씨 근처에서 보조를 하면서

미티처럼 트럭에 기어오른 놈이 있으면 날붙이를 던지거나 두돈반 트럭의 호로뼈대 사이의 방탄판을 잡고 점프해서 접이식 낫을 공중에서 가로로 휘두르면서 얼굴을 할퀴었다.


곰돌이와 포치도 질 수 없었다.

"탱구 에이미, 곰돌이랑 포치 꺼 쇠구슬 주머니!!"

"탱구 여기 간다!"네!"

탱구와 에이미가 쇠구슬 주머니를 들고 발발발 다리를 바삐 움직이면서 아장아장 뛰어왔다.

곰돌이와 포치도 트럭과 트럭 간에 근접 총격전이 벌어지자 권총을 집어넣고 공기압축총을 꺼대서 큰 쇠구슬 일명 왕구슬과 샷건용 베어링 구슬을 번갈아 쏘면서

1톤 트럭 뒤에 탄 산적들을 야금야금 쓰러드렸다.

10번 공기압축 충전을 하면 두 발 나가는 X같은 압축효율 때문에 팔에 봉제선이 뜯어지고 팔이 저릴 정도로 압축펌프 피스톤을 왕복해야하지만

판다 장갑을 안 낀 상태에서도 앞뒤 레버를 당기는 식으로 골렘이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즐겨 쓰는 게 이 공기압축총이었다.

시꺼먼 하늘에 구름 사이로 햇빛이 틈새로 기어들어올 정도로 시간이 흐른 뒤

거진 차량이 다 뒤집히고 트럭 뒤에 병력이 다 전멸하자 안 되겠다 싶었는지 지휘차량으로 보이는 지프차에서 꽹가리를 치면서 신호를 주었다.

공격하던 산적들이 마침내 차를 멈추고 추격을 멈추었다.


"하하 봤냐 이 병X 산적들아 돼지감자나 쳐 먹어라!"

류드밀라가 팔뚝을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올리고

요하나랑 리리카도 류드밀라를 따라서 돼지감자를 산전을 향해 시전했다.


산적들은 머라머라 하다가 이내 발길을 차를 돌려서 도로에서 사라져 갔다.

산적이 사라진 도로에는 뒤집힌 차량들과 산적의 시체들이 도로에 나뒹굴었다.



우리 일행들은 가다가 멈추고

잠시 차에서 내려서 산적들의 물건들을 파밍했다.

용병들 몇 명은 경계를 보고 곰돌이와 친구들은 산적들의 시체를 뒤지고 물건을 줍줍하였다.

이 시대에 물자는 귀한 것


산적의 시체에서는 빤스 하나만 빼고 탈탈 털었다.

주머니 속에 파이어 스틱부터 담배, 총 가릴 것 없이 더플백에 집어넣었다.

군복류도 의류를 담는 더플백에 따로 쑤셔넣었다.

폭주족의 오토바이 중에 멀쩡한 놈을 골라서 호위를 받는 상단의 트럭에 실었다.

따로 팔면 돈 좀 나오겠지.



"우효! 이거 횡재했다. 산적들이 생각보다 장비 빵빵해"

"이 꼬마들 은근히 산적 잘 죽이네. 생각보다 전투실력 좋구마"

창을 든 덩치 큰 용병 아저씨가 말했다.

그러더니 근처에 있던 에이미와 초롱이를 안아 올렸다.

에이미와 초롱이는 바동바동 거렸다.

가뜩이나 우리 봉제인형 골렘은 크기가 30cm-50cm 정도의 아기 곰인형만 한 봉제인형인데 반대로 덩치가 산만 한 아저씨가 들어올리니 무슨 배낭에 다는 인형장식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류드밀라는 가만히 고민하는 얼굴을 하다가 뭔가 궁금해서 말했다.

"근데 말이야 저기 미티라는 애는 처키인형처럼 뭐에 홀린 듯이 칼을 던져대는거야? 솜씨야 좋았다만 좀 소름끼치더라"

미티는 잠시 인간들과 거리를 두고 따로 서 있었다.


"곰돌이는 미티 이해해, 미티 핵전쟁 시절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

"뭔데?"

"곰돌이처럼 인간주인이 계속 돌봐준 게 아니라 핵전쟁 일어났던 때에 인간 주인이 미티를 버렸어. 그래서 우리를 만나기 전까지 혼자 아등바등 살았었대"

"어.."

"게다가 유일하게 골렘을 돌봐주는 인간이던 정석이 형이 핵전쟁 말기에 경산근처까지 피난하던 중에 노숙하다가 하늘나라로 간 후로 한 때는 아예 마음을 닫고 인간들하고 말하는 것도 싫어했어. 지금은 그래도 인간이 밉다에서 나쁜 놈이 밉다로 성질 조금 죽인 편이야..."

가만히 류드밀라와 곰돌이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나톨리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평소에 사무소에서도 말수가 적었군.. 난 그냥 걔가 골렘 중에 성격 조용한 애다하고 넘어갔는데 그래서 말을 안했던 거로군

인간이 밉다라..."

"응"


아나톨리는 곰돌이 머리를 쓰다듬은 뒤에 담배를 한 모금 빨면서 하늘을 쳐다보다가 팀원들에게 다시 차량에 올라타라고 하였다.

"자.. 다시 차에 탑승!! 어서 장터에 가서 일 끝나고 한 턱 하자"

"예압!!"

그렇게 우리는 장터로 향했다.

출발할 때는 새벽이었지만 햇빛이 구름 사이를 뚫고 들어와 지상의 색깔을 하얀 양탄자로 바꾸는 대낮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