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성철은 눈을 번뜩 뜨고는 권총을 뽑아 들었다.
“적이냐!?”
“아니요. 스승님. 저기...”
스승은 그녀에게 권총을 겨눈 채 말했다.
“뭐야? 죽은 거냐?”
승현은 고개를 저은 채 말했다
“맥박은 있어요. 희미하지만.... 살짝 스친 상처만 빼면 거의 멀쩡해요. 아무래도 과로로 쓰러진 것 같아요.”
승현은 그녀를 들고 건물 안 쪽으로 들여놓았다.
스승은 계속 그녀에게 권총을 겨누었다.
“승현아, 괜찮겠냐? 이 새끼 기절한 척한 걸 수도 있잖아.”
“괜찮아요. 대충 봐도 권총 같은 없는 것 같고 몸을 만져 봤더니 아무 것도 없어요.”
그 말을 듣자 스승이 승현을 한심하다는 듯 노려보았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저라고 만지고 싶어서 만졌겠어요?”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철은 한심하다는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15살 소년이 처음으로 또래 여자 아이를 봤는데 아무 생각이 안 든다고?”
승현은 더 한심하다는 듯이 스승인 성철을 바라보았다.
“그것보다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스승은 권총을 거두고 나이프를 들었다.
“확실히 이상하네. 이런 여자애가 이런 옷을 입은 채 아무 도구 없이 생존했다라.“
승현은 권총을 그녀의 머리에 겨눈 채 말했다.
“코미디라고도 할 수 없죠.”
권총을 겨눈 채 승현은 침낭 위에 그녀를 눕혀 놓았다.
“염색은 어떻게 한 걸까요?”
“그거 아니야? 공포로 머리가 하얗게 새어 버린거지.”
“역사책에서 나온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말인가요?”
성철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아니면 식인귀인가?”
“말이나 책으로는 봤지만 실존하는 건가요?’ 식인귀라는 게...”
“나도 한 번 정도 밖에 본적이 없어. 하지만 말은 되잖아. 사람을 먹으니까 식량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고 힘은 미친 듯이 강하니까 무기도 챙길 필요가 없잖아.”
승현은 권총의 방아쇠에 손을 갖다 대었다.
“죽이는 게 안전할 것 같다. 승현아. 죽여.”
승현의 손은 떨기 시작했다.
이내 승현은 권총을 거두었다.
“죄송합니다. 하고 싶지 않습니다. 스승님.”
“그래? 왜지? 여자에 니 나이 또래의 아이여서 그래?”
“그것 있지만 그냥...”
스승은 눈썹을 살 꿈틀거리며 승현이 한 말을 다시 한번 읊었다.
“그냥?“
“못 하겠습니다.”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성철은 말했다.
“니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네.”
“그래? 알겠어.”
승현은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안심할 찰나
그는 권총을 꺼내 그녀에게 겨누었다.
“오늘은 내가 대신 죽이지.”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려는 사이에
그녀는 눈을 떴다.
몸을 말아서 권총의 총알을 운이 좋게 피하고 일어났다.
그녀는 급하게 출구를 향해 뛰어갔다.
그들은 그녀를 따라 뛰어갔다.
문은 이미 잠겨져 있어서 그녀는 멀리 도망치지 못했다.
그녀는 잠긴 문과 다가오는 두 남자를 보고 공포에 잠겼다.
“가… 가까이 오지 말아줘!! 제발 살려줘!!”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요…”
그녀는 거친 호흡을 내뱄으며 문 쪽으로 달라붙었다.
“우선 저희는 적이 아니에요.”
그녀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했다.
“뭐?”
“당신의 공격할 생각도 없고요.”
“하지만 아까 총으로…”
승현은 스승을 보고는 부탁을 했다.
“스승님, 총을 내려놓아 주세요.”
스승은 마지못해서 권총을 바닥에 놓았다.
그러나 스승의 겉옷의 안쪽 주머니에는 권총 한 정 더 있었다.
승현은 부드럽고 안정된 말로 그녀를 진정시켰다.
“무슨 일이 있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그…”
스승과 승현의 귀에 무언가 생물의 울음소리가 탐지되었다.
“빅 울프다.”
그 생물체는 문 앞에 다가가 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스승님 가요! 당신도 따라와요!!
스승은 권총을 주웠다.
승현은 그녀의 손을 붙잡은 채 성철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승현은 창문을 열었다.
“어째서 빅 울프가 오는 거죠?!”
“이 년 먹으려고 따라왔겠지!”
“그래도 보통은 저렇게 잠겨있으면 포기하잖아요!”
“일단 도망치고 생각하자!”
승현과 성철은 짐을 다 챙긴 채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
낙법 덕분에 그들은 부드럽게 착지할 수 있었다.
“가자.”
“잠깐만요! 저 사람이 아직 안 내려왔어요!”
뛰는 것이 무서운 지 그녀는 뛰는 것을 망설였다.
스승은 손전등을 킨 채 뛰어가면서 말했다.
“같이 죽을 생각이냐!?”
승현은 그녀에게 외쳤다.
“받아줄 테니까 뛰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답답하게 망설여댔다.
이윽고 아래층의 문과 벽이 부서졌다.
빅 울프가 위층으로 올라왔다.
괴물은 뜨거운 숨을 내뿜으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승현을 향해 뛰었다.
승현은 공주님을 안는 거처럼 안아 그녀를 착지를 도왔다.
그대로 승현은 그녀를 안은 채 성철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그 둘은 달리고 또 달렸다.
“저 건물에 들어가요!”
“그래. 알았다.”
건물의 입구에 들어서자 승현은 그녀를 내려놓은 채 라이플을 들었다.
스승은 손전등을 든 채 한 손으로 권총을 들었다.
건물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승현과 성철은 문을 닫은 채 캐비닛이나 사물함 같은 것으로 막아놓았다.
승현은 금속으로 된 공구함을 찾아 안에 있는 먼지나 쓰레기를 비웠다.
“승현아, 이러고도 오늘이 운수 좋은 날이냐?”
다 읽은 생존왕의 자서전을 뜯어서 종이를 잘게 찢었다.
“먼저 사죄부터 드리겠습니다.”
공구함에 승현은 찢은 종이를 넣었다.
“오늘 스승님께 드린 무례에 대해 사죄드립니다.”
승현은 자신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쿨하게 스승은 말했다.
“됐어, 살았으니까. 다음부터 죽이라고 할 때 재깍재깍 죽이면 돼.”
승현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좀…”
스승은 불가에 앉은 채 말했다.
“뭐 어쨌든 저 꼬맹이는 어떻게 할 거야?”
승현도 불가에 앉았다.
“일단 어디 출신인지 알아내야겠죠.”
그녀는 불가 근처에 선 채 스승과 승현의 눈치를 보았다.
승현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실례가 안된다면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내 이름?”
“네.”
“내 이름? 이름… 이름… 내 이름…!”
그녀는 머리를 쥐어싸더니 계속해서 이름이라는 단어를 읊었다.
“뭐야? 쟤 왜 이래?”
몸을 쭈그리고는 그녀는 이름을 읊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그녀는 쪼그린 몸을 피고는 말했다.
“기억나지 않아.”
“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대며 대답했다.
“기억나지 않아. 내 이름이… 아니 모든 게…”
권총을 그녀에게 겨누며 스승은 말했다.
“연기면 죽여버린다.”
그녀는 살짝 식겁해하였다.
“스승님, 진짜 기억상실증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쩌라고.”
스승은 권총을 든 채 손으로 상관없다는 포즈를 취했다.
“예?”
“그게 우리 책임이야? 설사 우리 책임이라 하더라도 왜 도와줘야 하는데?”
“그건…”
“우리가 무슨 유니세프야? 여태까지 우리가 꽁으로 도와준 적이 있어?”
그는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니 마음은 이해해. 여자에 또래 아이여서 동정심도 들고 욕정도 들겠지.”
승현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니거든요!”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그는 승현을 바라보았다.
“괜찮아. 나도 니 나이 때는 그랬어. 그래도 냉정하게 생각해봐.”
스승은 굳이 이유를 직접 말하지 않았다.
승현 자신이 이미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했다.
“고마워, 이름이…”
“승현이에요. 유승현이요.”
“고마워, 승현아. 하지만 저 할아버지 말이 맞아. 난 짐일 뿐이야.”
“하지만…”
“난 싸울 줄도 몰라. 싸울 용기도 없고. 괜찮아. 어떻게든 살겠지. 끽해봐야 죽기밖에 더 하겠어?”
“안다니 다행이군. 그럼 이야기는 끝난 거지?”
승현은 말했다.
“아니요.”
“유승현! 너 진짜 반항기냐?!”
“당신은 ‘끽해봐야 죽기밖에 더 하겠어?’라고 하셨죠. 사실 그렇지 않아요. 지금의 당신으로서는 가장 자비로운 최후가 마물에게 먹혀 죽는 것일 거예요. 그 다음으로 자비로
운 최후는 강간당하고 죽는 것이고 가장 최악의 최후는 강간당한 채 죽지 않고 거점으로 데려가져서 죽을 때까지 성욕 해소제로 살아갈 거일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녀는 대답하는 것을 망설였다.
“유승현, 일을 꼭 어렵게 만들어야겠어?”
“스승님, 지하철역에 갈 때까지만 데리고 있어요. 제 식량하고 물을 나눠서라도 먹이고 제 옷을 줘서라도 입힐 테니까요.”
“지하철역 갈 때까지는 왜?”
승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그전에 하나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눈치를 보고 있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다.
“어? 어어…”
엄숙한 표정으로 승현은 질문했다
“당신은 이틀 안에 우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나요?”
“승현아, 너 설마?”
“가치?”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치를 증명하면 저희랑 같이 갈 수 있습니다.”
“못 하면?”
“제가 말했던 최악의 결말이 될 수도 있죠.”
“너 설마 역에 넘기려고?”
“스승님, 그거라면 상관없죠? 여자에 어리니 보수는 두둑이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스승은 예상치 못한 승현의 아이디어에 살짝 경악했다.
“확실히 그거라면 상관없긴한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정말 여자에 어려서 그런 거냐?”
“악몽을 조금이라도 덜 꾸기 위해서입니다.”
스승의 동공은 잠깐이었지만 흔들렸다.
그의 답은 의외였다.
“그래. 그렇구나.”
승현은 가방 위에 말아져 있는 침낭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일단 푹 자두세요. 당신의 몸은 과로로 휴식이 필요하니까요.”
“그럼 넌…?”
“전 불침번을 서다가 스승님과 교대할 때면 자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불침번을 설까?”
“당신은 과로로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에요. 일단 휴식을 취하세요.”
그녀는 조금 무안한 듯 머리를 넘기더니 대답했다.
“어… 어어 그래.”
“먼저 잔다. 졸리면 깨워라.”
성철은 침낭에 들어가 자기 시작했다.
그녀도 침낭에 들어간 채 눈을 감았다.
승현은 권총을 꺼내 손질하기 시작했다.
권총 뿐만 아니라 새로 얻은 손도끼나 나이프 같은 무기 천으로 닦았다.
승현은 무기 손질을 끝낸 뒤 일기를 써 마쳤다.
그럼에도 잠이 안 오는지 승현은 손도끼를 휘두르며 새로 얻은 무기를 손에 익혔다.
그녀는 부스럭거리더니 이내 눈을 떴다.
침낭을 벗고 그녀는 승현을 바라보았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승현은 말했다.
“잠이 안 오시나요?”
“아 뭐 그냥… 너 깨어 있는데 자는 게 좀 미안해서…”
그녀는 잠깐 입을 다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고마워, 진심이야. 처음 만난 날 위해 이렇게 해줘서…”
“고마워하실 필요없어요.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면 지하철역에 넘겨버릴 테니까요.”
둘은 어색한 듯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좀 자는 게 어때? 승현아. 너도 좀 피곤할 것 같은데 내가 대신 불침번을 설게. 뭐 이상하다 싶으면 널 깨울테니까.”
두번이나 그녀의 성의를 무시하고 싶지 않았던 승현은 이렇게 대답했다.
“알았어요. 좀 잘게요.”
승현은 침낭에 들어가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에서 한 여자아이가 나왔다.
“오빠, 왜 날 데리고 가지 않았어. 오빠 때문에… 때문에…”
“세연아…”
그녀는 피투성이인 시체로 변했다.
“죽어버렸잖아!!”
승현은 깨어났다.
아직은 살짝 이른 아침이였다.
그 순간 피 냄새가 승현의 코에 들어왔다.
계속 써줘서 고맙다ㅠ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