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괜찮아요!?”
그녀는 자신의 손을 가리며 말했다.
“보지 마!”
승현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걱정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손에서는 출혈이 있었다.
승현은 권총을 든 채 주변을 돌아보았다.
“적은 어디있죠?!”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냥 다친 거야…”
“네?”
그녀는 수치스러운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다친 거라고…”
승현은 안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일단 스승님께…”
그녀는 고통을 참아가며 그를 말렸다.
“말하지 마. 안 그래도 짐인데 이런 것까지 들키면... 좀...”
승현은 피를 지혈할 천과 갈아입을 옷을 가방에서 꺼냈다.
승현은 그녀의 다친 손을 천으로 지혈하고 묶었다.
“어쩌다 다치신 건가요?”
“계단을 오르다가 부서진 난간에 베였어.”
승현은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었다.
“계단에는 왜 오르셨어요?”
“그냥 도움이 될 만한 도구를 찾으려고 했어.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승현은 자신의 깨끗한 옷을 내밀었다.
“괜찮아요. 곧 있으면 출발해야 일단 이걸로 갈아입세요.”
그녀는 옷을 가져간 채 구석으로 갔다.
“이쪽 바라보지 마.”
“네.”
그녀는 승현의 옷을 대충 입었다.
“이거 좀 큰데…”
“죄송해요. 옷이 이런 거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이 옷이 그 옷보다는 기동성이 좋을 거예요.”
승현은 자신의 스승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스승님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그냥 솔직히 말씀드리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안될까?”
승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안됩니다.”
그녀는 깊게 한 숨을 쉬었다.
“알았어.”
태양은 점점 올라가 어두운 세상을 밝혔다.
“이제 출발해야겠네요. 스승님을 깨우겠습니다.”
승현은 스승을 흔들어 깨웠다.
스승은 권총을 들며 말했다.
“적은 어디있지?”
“적은 없어요. 아침이여서 깨우는 거예요.”
스승은 코로 냄새를 맡으며 한마디했다.
“근데 왜 피냄새가 나는데?”
그녀는 많이 부끄러운지 아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손이 계단의 난간에 베였어요.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찾으려고 했데요.”
그는 답답하다는 듯 자신의 이마를 손으로 만졌다.
“이래서 같이 다니기 싫다고 한 거야.”
“일단 아침식사부터 하시죠.”
“알았어.”
제자와 스승은 각자의 가방에서 참치 통조림 1개를 꺼냈다.
스승과 제자는 각자의 가방에서 수저를 꺼냈다.
“당신은 저랑 같이 먹어요.”
승현은 자신의 몫의 참치 통조림을 그녀에게 나누어 주었다.
식사를 끝낸 뒤에 승현은 말했다.
“이제 출발하죠.”
“그래, 나가자.”
그들은 짐을 챙긴 채 문에 있는 캐비닛과 사물함을 치웠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보통은 뭘해요?”
“도시 탐험을 하고 식량을 좀 찾아내면 점심밥을 먹고 그 다음에 사냥하고 괜찮은 건물에 들어간 두에 저녁 식사를 하고 자죠.”
“식량은 있어요?”
건조하고 냉정한 목소리로 그는 말했다.
“니가 알바야? 넌 주는 것만 처먹든지 알아서 구해서 먹어.”
승현은 시무룩해져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 다룰 줄 아는 무기가 정말 없어요?”
“사실 그건 아닌데… 총기류는 못 다룰 것 같아. 다른 무기는 만져 보면 알 것 같기도 해.”
승현은 쇠지릿대를 내미는가 싶더니
‘역시 이건 좀 무겁겠지.’
이내 나이프를 주었다.
“일단 이걸 써보실래요?”
그녀는 걸으면서 다치지 않은 손으로 나이프로 쥔 채 휘둘러댔다.
성철은 그런 그녀를 보고는 낄낄거렸다.
갑자기에 웃은 그의 행동에 이해하지 못한 듯 질문을 했다.
“왜… 왜? 뭐가 잘못됐어? 승현아.”
“세이버 그립이네요. 딱히 잘못된 건 없어요.”
“그런데 왜…?”
“그냥 한번에 찌르는 횟수가 적어서요. 아무래도 과거의 당신은 나이프를 다룬 적이 거의 없나보네요.”
승현은 나이프를 돌려받고는 손도끼를 내밀었다.
그녀는 손도끼를 붙잡고는 휘둘렀다.
휘두르는 속도도 느렸고 자세도 어색했다.
“좀 무거운데…”
한심하다는 듯 성철은 그녀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그냥 나이프 쓰세요. 그게 훨씬 나을 것 같네요.”
손도끼를 돌려받고 승현은 자신의 나이프를 건네주었다.
“넌 괜찮아? 나이프 필요한 거 아니야?”
스승은 빈정거리며 비꼬는 듯이 말했다.
“그래. 나이프 무지하게 중요하지. 그런데 우리의 군용 나이프는 두 자루밖에 없거든. 어떤 등신같은 여자가 따라오지만 않았으면 사람 숫자에 딱 맞았을 텐데…”
스승과 그녀의 사이에 기묘한 기류가 흐르자 승현은 말했다.
“괜찮아요. 그 대신 손도끼가 생겼잖아요. 당신도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일행은 계속해서 걸었다.
“열심히 가르쳐 주면 뭐하냐~? 성격이 저렇게 글러먹었는데~”
승현은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죄송해요. 스승님.”
“됐어. 아가리로는 미안하고 해놓고서 하고 싶은 거 다 하잖아.”
이윽고 몇 시간이 지나고 그녀의 눈에 대형 마트가 들어왔다.
“마트가 있네요. 들어갈 볼까요?”
“아니.”
그녀는 스승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해 질문했다.
“왜요?”
스승 대신에 승현이 대답했다.
“마트엔 창문이 거의 없어서 빛이 안 들어와요. 손전등의 빛으로는 안 속 상황도 파악하기 어렵고 손전등 배터리도 낭비가 되거든요.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털어서 남아있는
것도 거의 없을 거예요.”
스승은 그녀를 무시했다.
“그걸 꼭 말해줘야 아냐?”
승현은 손가락으로 한 쪽에 있는 건물을 가르켰다.
“저 건물에 들어가보죠.”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물은 낡은 주거용 오피스텔이였다.
그녀는 의아한 마음을 질문으로 표현했다.
“저런 건물에 뭐가 있을까?”
“그래도 안전하게 찾기에는 안성맞춤이예요. 지금 있는 창문 방향하고 태양 방향하고 딱 맞아서 빛이 잘 들어오거든요.”
“가자.”
일행은 낡은 주거용 오피스텔에 들어갔다.
1층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맨위층까지 살피기 시작했다.
스승이 다른 방을 살펴보는 동안 승현과 그녀는 건물에서 제일 넓은 방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서랍을 뒤지며 승현에게 질문했다.
“승현아, 근데 왜 자꾸 존댓말을 하는 거야?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반말 써도 돼.”
다른 쪽에 있는 서랍을 열어 확인하며 승현은 대답했다.
“저는 반말하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서요. 반말이 편하시다면 반말할게요.”
“아니 뭐 존댓말이 편하면 그렇게 해.”
승현은 다른 쪽의 서랍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승현이 연 서랍에는 송곳이 들어있었다.
그 송곳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녀가 연 서랍에는 담배 2갑이 들어있었다.
“담배네… 이건 딱히…”
“담배라고요!”
“어, 그게 왜?”
승현이 스승을 부르기도 전에 스승은 이쪽 방으로 뛰어왔다.
“스승님!!”
“담배 어딨어?!”
그녀는 두 손으로 그에게 담배 두 갑을 내밀었다.
스승은 마치 굶주린 짐승 마냥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센스 있게 승현은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 갑만 피세요. 스승님.”
“오랜만의 담배타임인데 찬물 끼얹지 마라.”
“이 분이 찾았어요.”
그녀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 하지만 운이 좋았을 뿐이야. 이런 걸로 가치를 증명했다고 할 수는 없지.”
그녀는 미소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역시…”
“스승님은 찾으신 게 있나요?”
“소득이 있었던 건 통조림 3개하고 책 두 권 정도야.”
승현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성철에게 물어보았다.
“무슨 책이에요?”
“목걸이의 제왕 2권하고 만화 삼국지 7권인데.”
그 순간 승현의 배에 소리가 났다.
“죄송해요.”
“밥 먹을까?”
“만화 삼국지 7권은 수연 누나네에서 읽었으니까 그걸 장작으로 써요.”
성철은 문을 잠근 채 창문 근처에서 사람이 오는지 오지 않는지를 확인하며 망을 봤다.
승현은 주방을 뒤지더니 크기가 다른 두개의 낡은 양철 냄비를 꺼내왔다.
책을 뜯어 장작으로 만들더니 작은 냄비에 잘 넣었다.
송곳으로 냄비에 강하게 찔러 여러 개의 구멍을 만들었다.
성철은 자신이 가진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나이프 좀 잠깐만 돌려줄 수 있을까요?”
“어, 그래.”
손소독제로 승현은 손을 닦았다.
나이프를 돌려받은 승현은 도끼와 나이프로 토끼 고기를 토막냈다.
물론 도끼와 나이프는 깨끗한 천으로 닦은 뒤 불로 소독했다.
생수를 냄비에 한 병을 붓고 냄비를 불 위에 올려놓았다.
“이렇게 물을 많이 써도 돼?”
“운이 좋게도 전에 일한 보수로 물과 탄약을 잔뜩 받아서요. 거대 투명슬라임 1마리 잡는 거였거든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물을 가르켰다.
“그럼 이거 슬라임물이야?”
“그렇죠. 혹시 싫으세요?”
“아니, 그건 아닌데… 어떻게 잡았나 해서…”
승현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군대얘기로 자기 자랑하는 남자처럼 말했다.
“아 그건 말이죠. 저의 작전하고 스승님 교섭 솜씨 덕분이죠.”
“어떻게 했는데?”
물이 끓기 시작하자 승현은 라면 스프를 뿌렸다.
“라면 스프는 얼마나 남았냐?”
“수연 누나가 준 것까지 합하면 7개 정도 남았네요.”
“아껴 먹어야겠는데… 저녁에는 스프는 쓰지 마.”
승현은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네.”
그녀는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승현의 무용담을 듣고 싶어했다.
“그것보다 그 거대 투명슬라임을 어떻게 죽였어?”
승현의 시무룩한 표정은 다시 활짝 폈다.
“그건 말이죠. 수류탄과 라이플을 사용해서 잡았어요.”
그녀는 살짝 놀랐다.
“그걸로?!”
“스승님이 딜을 해서 선불로 수류탄 2개를 받았죠. 제가 짠 작전대로 수류탄으로 슬라임의 몸체를 날려버리고 핵이 들어난 순간 스승님이 라이플로 저격해서 핵을 깨부셨죠.”
“어떻게 그런 작전을…”
그 순간 창문을 통해 일행의 눈에 사람들이 들어왔다.
“적이로군.”
“적이네요.”
“적이야!?”
승현은 침착하게 상황을 계산했다.
“4명인데 누가 할까요?”
스승은 무기를 챙긴 채 빠르게 자리를 일어났다.
“내가 할게. 요리는 니가 맡아라.”
“네, 스승님.”
스승과 제자는 서로 일을 나눈 채 찢어졌다.
“괜찮아!? 할아버지만 보내도…??”
“네, 괜찮아요. 그것보다 조용히 말씀을 조용히 하세요. 침입자들이 눈치채겠어요.”
그녀는 승현의 태연한 태도에 납득이 가지 않았다.
“야 너 미쳤어?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노인 혼자서 어떻게 장정 4명을 이겨?”
승현은 태연하게 말했다.
“이기죠.”
그는 그들이 4층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지금이라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승현은 토끼 고기를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스승은 조용히 방에 들어갔다.
“당신은 스승님이 몇 년 사냥꾼일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사람들이 찢어졌을 때 스승은 뒤에서 그 남자의 성대를 붙잡아 누른 채 경동맥을 베었다.
“그건…”
다른 방에 있는 사람이 이걸 보자 스승는 장전된 보우건을 발사해 본 사람을 죽였다.
“스승님은 50년 동안 사냥꾼일을 하셨어요.”
한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를 듣자 그 사람이 죽은 장소에 뛰어갔다.
“그래도…”
스승은 그 사람에게 손도끼를 던졌다.
“스승님이 유일한 단점은 지병과 노화일 것입니다.
손도끼는 머리를 깨부셔 박혔다.
“지병이 있어? 그럼 위험한 거 아니야?”
남은 한 명이 고요함에 이상함을 느끼자 스승은 바로 앞에서 권총으로 남은 한 명의 머리에 구멍을 냈다.
총성이 나자 승현이 말했다.
“끝났네요.”
스승이 다시 올라오고 일행은 따뜻한 토끼탕을 먹었다.
먹은 순간 성철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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