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노선은 본래 핵전쟁에서 우연히 살아남은 일산시의 생존자들이 모여 만든 자치구역으로, 본래 3호선의 일부를 점유하고 방사능이 비교적 약한 지상과 지하에서 같이 살아갔습니다.

이들의 정치체계는 독특한데, 3호선의 대표와 경의-중앙선의 대표가 동등한 권력을 지니며, 각자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이는 역 초반의 불평등에 반발한 경의선 지상의 주민들의 활동 결과라는군요.

이들은 비교적 뱡사능에 덜 오염된 토지를 골라 비닐하우스에서 메트로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는 신선한 재배물과 일부 동물류를 키웁니다. 이런 "값비싼" 작물들은 각 역의 최상류층들에게만 허용되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식재료로 팔립니다.

이들의 수비군은 구 한국군 장비를 바탕으로 검은색으로 코팅된 전면 바이저를 사용하는걸로 악명높은데, 이로 인해 다른 역에서는 기계 같다며 소름끼친다는 평을 자주 듣습니다.

소문으로는 이들이 지상에 멀쩡한 발전기를 가지고 있고, 밤마다 네온샤인으로 길거리를 밝힌다고 합니다. 또 소문으로는 이들은 메트로를 전부 지배할만한 군사력을 가진다고 합니다. 또 소문으로는 멀쩡한 한국 정부가 암약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또 소문으로는...


말 그대로, 이것들은 전부 소문입니다. 위의 정보도 결국 추측일 뿐이구요. 저희가 보낸 첩보원들은 전부 이틀만에 소식이 끊겼습니다. 순례자들이 종종 실종되는 것도 아마 그들의 소행이 아닐까요.

만약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주황색 완장을 찬 누군가를 만난다면, 절대 그와는 눈을 마주치지 않는게 상책입니다. 마주칠 눈조차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도 가끔은 필요한 게 있다는 겁니다. 삼성 동맹까지 무언가를 교환하러 오는걸 보면요.




갤 초창기에 쓴 건데 다시 생각나는 대로 써봄
그때는 일산구역이 그린존이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