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로 방사능때문에 지상으로 못나가는 거라고 생각해? 진짜 위협은 돌연변이야. "



무언가 엉거주춤 앉아있는 츄리닝 차림의 A가 평소처럼 과장된 몸짓을 하면서 열변을 토한다.



" 방사능은 사실 기껏 해봐야 몇 년이면 사라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사람이 못 살지는 않았잖아? 체르노빌은... 음... 그건 그렇다 치고. 아무튼, 오히려 미국 놈들이 자국의 사막에 쏟아부은 핵폭탄만 해도 수 천개가 넘어갈 걸. "



" 너 말대로, 지상에 사람이 진짜 산다 치자. 그럼 왜 메트로의 힘 좀 쓴다는 놈들은 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못하는 거지? 그놈들이 너보다 몇 배는 똑똑할텐데. 삼성이나 대학 연합의 안경잡이 놈들이 그걸 몰라서 안 나갈까? "



B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A에게 말한다.




" 아무튼, 지상에 사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해. 삼성 놈들이 왜 그렇게 기를 쓰면서 '지상의 위협' 운운하겠어? 다 지상에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 거라구. "



" 그래… 어찌됐든 너 말대로, 부산까지만 가면 생존한 대한민국 정부가 세운 망할놈의 '안전지대'가 있다는 말씀이지? 그럼 동작구쪽의 조세혁같은 놈들은 뭐야? "



" 그 좆만한 떨거지 새끼들은 그냥 일개 공무원들이야. '진짜 정부'가 아니라고. 세혁이도 그냥 서울 어디 구청장 출신이였을걸. 아니, 그 높으신 분들이 정말로 3차 세계대전 동안 청와대에 틀어박혀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짱개들이랑 빨갱이들이 코 앞까지 온 상황에서? "



A가 모닥불에 쓰레기 더미를 던지면서, 그 특징적인 스테츠킨 권총을 손가락 사이에 빙글빙글 돌리면서 말했다.




" 음... 그 표현 조금 맘에 안 드는데. "



" 사람들은 지하철역에 쳐박히기 전까지도 정부가 서울을 끝까지 지킬거라고 믿었지. 초아누리같은 놈들 말이야. 씨발놈의 이상주의자들. "



" 아마 강원도 산간의 군부대들이나 지리산 어디 구석에 쳐박혀있던 펜션같은 곳은 대부분 살아 남았을걸. 물론, 핵무기 대신 다른 걸 얻어 맞았겠지만… 그래도 충분한 탄약과 인력, 지휘체계가 살아있고 식량도 충분하며 인프라까지 모두 온전하게 남아있고 외부와의 연락 수단, 교통망, 그리고 방어선을 펼치기 충분한 곳은… "



" 부산밖에 없긴 하지. 하지만, 분명 부산도 둥펑(핵탄두 미사일)을 얻어 맞았을건데. "



" 대구에만 사드가 수십 대가 넘게 있었는데, 설마 그게 다 무용지물이였겠어? 시진핑도 대구 너머로는 손을 못 댔을걸. "



시진핑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B의 표정이 조금 안 좋아졌다.



" 그래. 부산에 공기좋고 물도좋은 안전지대가 있어서 후쿠오카랑 남아있는 배를 통해 교역하는 베니스같은 곳이 되었다 치자. 석유도 너 말대로 무슨 씨발놈의 바닷속에서 뽑아쓴다 치고. "


" 그렇지. "



" 그럼 그 빵즈놈들이 왜 부산 안에 쳐박혀서 밖으로 안 나오는건데? 하다못해 서울쪽으로 무전이라도 날릴 수도 있잖아. 러시아 마피아들이 난동이라도 부려서 못 나오나? "



" 그러니까, 우리가 가서 확인해보자는거야. 적당한 자치역 호구놈들의 전동차를 몰래 훔친 다음, KTX 선로를 따라 며칠동안만 타고가면 된다고. 돌연변이 새끼들이 튀어나오면 어때. 칼라슈니코프 몇 방만 제대로 먹이면 그날 저녁은 문제 없다 이 말이야! "



A가 무언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B에게 말하자, B는 안경을 고쳐쓰면서 혼잣말로 무언가 중얼거린다.



" 미친놈... "



"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지? 이제 짜빠게티 장사도 접을 때 되지 않았어? "



" 음... 만약 갔다가 아무것도 없으면? "



" 그러면 대전으로 가면 되지. 그 쪽은 적어도 뭐가 있는지는 확실하잖아? 짜빠게티 장사를 거기서 하면 탄을 수십배는 더 벌수 있을걸. 어찌됐건, 그 빨갱이 년이랑 방독면 쓴 미친놈도 일단 내 원대한 계획을 잘 들어보면 아마 동의할거야. 그리고 내가 아는 공수군 놈들 몇명이랑, 또... "



" 그 노란머리 새끼? "



B가 되묻자, A가 손을 탁 치면서 대답한다.



" 그래. 그 양키 미제놈의 새끼. 아무튼, 방독면 새끼랑 에미나이가 슬슬 돌아올 때가 됐는데. 그것보다도 왜 그 미군 떨거지 한명 찾으려고 반포역까지 걸어온거야? 무슨 대단한 용사라도 되시나? "



" 뭐, 자세한 계획은 방독면이 잘 알고 있으니까. 듣기로는 개척자 수십명보다 그 노란머리 한명이 더 나을 정도라는데. "



" 지상에서 고철이라도 뜯어오시려고? 방독면을 너무 오래 쓰고 있다보니 드디어 맛이 갔구만. 방독면 새끼의 소설처럼 부산을 가는것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아르티옴이라는 친구를 한번 만나러 가 보는것도 괜찮을 것 같아. 거기도 완전 끝장나서 지하철에 살림 좀 꾸려놨을 것 같은데. 거기 스토커 얘들이 여기 개척자들보다 천만배는 더 잘 싸울걸. "



" 하... 쥐고기 익었으니까 빨리 먹어라. 좆같은 소리 그만하고. "



보드카가 궤변을 늘어놓자, 왕서방이 짜증나는 표정으로 응수한다.



" 아무튼... 이 역도 뭔가 맘에 안 들어. 분명히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특임대고 나발이고 멀리서 온 손님한테 버섯 한조각도 안 주는 야박한 놈들이 무슨... "



" 쥐고기 타니까 빨리 쳐 먹기나 하라고. "




두 사내가 두서없이 떠드는 소리와 모닥불 타는 소리가 터미널 저 편으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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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만화를 구상중이고 글은 만화 중간 쯤에 해당되는 부분임


안 나올수도 있고 나올수도 있는데 대충 이런 분위기로 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짤은 방독면이랑 에미나이


바뀐건 딱히 없고 방독면은 국군 구형 엑스반도와 대검을 차고 다니게 되었음


보드카의 설정화


미친놈 컨셉에 어울리게 계획중임




양키의 설정화


양키의 출신이 아예 주한미군으로 바뀐거 빼고는 원래 설정 그대로 따라갈듯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아버지는 똑같음)




마지막으로 예전에 올렸던 손그림으로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