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구시대의 유명한 페스트푸드 체인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먼지가 가득한 내부는 깨진 창문과 절반 가량은 무너진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으로 밝은 분위기였다.
" 스토커인가? 자릿세는 9mm 두발이야. "
사내가 문을 열고 자리에 앉자, 어둠으로 가려져 있던 구석에 앉아있던 덥수룩한 수염이 가득한 주인장이 말했다.
" 자릿세 한번 더럽게 비싸군. 7.62mm는 어떠한가? "
사내가 품속에서 7.62mm 탄환을 꺼내 던지자 그걸 잡아챈 주인장이 냉기가 전혀 흘러나오지 않는 냉장고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 그렇다면, 미지근한 물 한잔 서비스로 주도록 하지. "
졸졸졸...
'델몬트'라는 상표가 그려져 있는 물병에서 따라준 물을 바라보던 사내는 말했다.
" 어디 좋은 소식 있나? "
" 이 좆같은 세상에 좋은 소식이 뭐 있겠는가? 좆같은 소식 뿐이지. "
" 그렇다면 좆같은 소식을 좀 듣고 싶군. "
" 얼마짜리 소식을 듣고 싶은가? "
- 촤르륵
사내는 품속에서 총알 한웅큼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 총알은 많다구 주인장. "
" 억수로 좋은 손님이셨구만! 싸이버거 하나 들겠나? "
" 난 와퍼 빼곤 안먹어. "
" 입맛 한번 까다로운 손님이시구만. 안으로 들어오시지. "
안으로 들어가는 주인장을 따라 사내는 발걸음을 옮기며 깨진 창밖으로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빌딩숲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도시였던 서울이 멈춰선 것은 20년 전이였다.
수많은 변이 끝에 만들어진 무지막지한 전염력과 열대도 극지방도 가리지 않는 적응력에 더해 수천만명이 사망하고 남은 이들도 영구적 장애를 가지고 살게 만든 치명적인 바이러스. 그것도 인류 문명을 멸망으로 이끌진 못했다.
인류 문명은 타격을 입었을 지언정 계속해서 그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 빰빰빠라 빰빰빰빰 여긴 응디 시티~
* 노무현이 왔습니다 싱싱한 노무현이 왔습니다!
주인장의 뒤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자 낡은 스피커에서 우렁찬 사운드가 진동하며 어딘가 정감가는 사내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 시발 뭔 좆같은 노래야. "
사내는 스피커를 보며 인상을 썼다. 3M 6800 방독면의 투명한 유리창 넘어로 사내의 구겨진 표정이 대단했다.
" 음? 왜, 좋은 노래이지 않는가? 요즘 수도 황무지 일대의 스캐빈저들 사이에서는 이 MC무현이라는 가수의 음악이 대유행 중이라네. "
좋은 노래에 왜 지랄이냐는 주인장의 얼굴을 한번 쓱 본 사내는 한숨을 내쉬었다.
" 개씨발, 세상이 망하긴 했군. "
" 세상 좆망한게 어디 하루이틀 전인가? "
사내는 아무런 말 없이 주인장의 뒤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는 어지러운 계단들을 걸어 내려간다.
" 자 그럼 거래를 진행해 보도록 할까 ?
계단을 통해 내려간 곳은 콘크리트로 단단하게 지어진 건물의 지하였다. 어쩐지 신음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듯한 섬뜩한 지하에서 의자에 앉은 주인장이 그 앞자리를 사내에게 가리켰다.
" 좋아. 룰은 남부 식으로? "
" 상관 없네. "
촤르륵.
총알 한뭉치를 테이블에 올린 사내가 주인장에게 말했다.
" 블레이즈 레이더 칸젤. "
" 칸젤? 그놈은 순환연맹에 있지 않은가? 왜 여기 와서 그를 찾... "
-탕!
" 나는 남부식으로 한다고 했을텐데? 주인장. "
사내의 손에 들려있던 권총에 미간을 적중당한 주인장은 그대로 대짜로 쓰러졌다. 하지만 사내는 총을 계속해서 주인장에게 겨누며 말했다.
" 오호... 그래 내가 실수했구만. 기억이 예전같지 않아서 말이야, '순수한 친구'. 흐흐흐... "
지하 곳곳에서 벌레들이 쏟아져 나와 구멍뚫린 주인장의 머리에 파고들었다. 어느새 고개를 뚜득거리며 일어난 주인장에게 사내는 총을 다시 겨누며 말했다.
" 좆같은 벌레새끼. "
수많은 벌레들이 꿈틀거리는 괴기한 모습의 주인장의 몸은 어느새 인간의 형상을 갖추었다.
" 제가 언제 구라 안친다고 말이나 했습니까? 말 안했지만 서는! "
-탕!
" 더러운 씨발놈의 벌레새끼야. "
" 총알 두발이면 작은 돈이 아닌데 그렇게 막 써도 좋은가 자네? "
가슴 한복판의 구멍에서 벌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주인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할 뿐이었다.
" 역겨운 돌연변이 새끼들. 장난 그만하고 정보나 뱉어. "
" 돈값은 해야될것 아닌가. 돈 받고 일 안하면 그게 홍어지, 사람인가? "
" 벌레새끼도 사람은 아닌것 같은데. "
" 좋아. 그놈은 지금 여기 있네. "
-철컹.
지하실 한켠의 문이 열리고 거기에는 붉은 피부와 거대한 송곳니를 가진 거한이 쇠사슬에 묵인 채 매달려 있었다.
" 자네가 오는걸 내가 뻔히 아는데 미리 준비 해놨지. 원래는 수류탄 20개부터 시작이지만, 특별히 50% 할인해주겠네. "
" 좆같은 새끼. "
사내는 성냥에 불을 붙이고 담배를 피우다가, 지하설 한 켠에 걸려있는 빛 바랜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과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시퍼렇게 살아있었던 무렵의 일이다. 멀쩡해보였던 세상에 역병이 돌기 시작했고, 이어서 전쟁이 발발했다.
누가 먼저 발사했는지는 여전히 모르지만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핵무기가 세상을 집어삼켰고, 인류는 스스로 자멸했다.
한때 지상을 지배했던 인류는 전 세계를 방사능 황무지로 만들었고, 오직 살아남은 자들만이 지하로 추방되는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이변이 일어났다. 지하로 가는 것을 거부하고 지상에 남은 이들은 괴력을 얻거나. 사이킥 능력을 각성하거나. 소설에나 나올 기이한 능력이 생겨났다. 물론 아무런 변화가 없거나 죽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인류는 '순수한 인간'과 '돌연변이'로 나뉘었고, '지하의 메트로인'들과 '지상의 돌연변이'간의 전쟁 끝에 지상에서 끝까지 남아 싸우던 이들마저 지하로 추방당하면서 지상은 돌연변이들이 지배하게 되었다.
정신이 인간이라면 인간이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결국 정신은 육체를 따라가는 법.
폐허속에서 다시 문명을 재건하려던 지상인들은 대부분 인간이자 인간이 아닌 존재로 변질되고 타락하게 되었다.
" 후우. 세열수류탄 10개. 그거면 충분한가? 나머지 하나는 규격이 좀 다르긴 한데. "
" 대화만 할꺼면 그걸로 충분하지. 그 이상은 추가요금일세. 아 총질 칼질 기타등등 다 추가요금이야. "
" 개씨발, 또 좆같은 DLC팔이 하고 있네, 좆같은 벌레새끼야. "
" 괜히 갓겜인줄 알고 사전예약 풀패키지 질렀는데 리포지드인 것보단 낫지 않는가? "
" 반박할수 없네 씨발. "
사내는 담배를 한번 죽 빨아들이고서는 수류탄 열개를 테이블에 올렸다.
주인장은 물건을 한번 확인하고는 쇠사슬에 매달린 사내 앞에 의자 하나를 가져다 주었다.
" 밤섬 해적새끼들이 보냈나? "
가만히 쇠사슬에 매달려 있던 붉은 빛의 거한이 먼저 입을 연다.
" 아니. 쉽게쉽게 가자. 블라디미르 몰로토프는 어디있지?"
의자에 앉은 사내가 쇠사슬에 매달린 사내의 피부에 담배를 지져 끄며 말했다.
" 동대문역의 또라이 새끼 보드카. 왜 그를 찾는거지?"
" 그 새끼가 내 소중한걸 부숴버렸거든. 나도 똑같이 해주려고. "
" 그보다 내가 그가 어디 있는지 알거라 생각하는게 이상하지 않는가? "
" 네가 알고 있는게 당연하지. "
사내는 담배 하나를 입에 물며 말했다.
" 너 일주일 전에 동대문역에서 여자 샀잖아. "
" 그런 일이 있긴 했지. 그래서? "
" 너 키잡충 처녀충 환불충 씹 진상새끼잖아. 그 진상새끼가 환불할 루트도 모를리가 없지 안그래? "
잠시 침묵이 흐르고 칸젤이 말했다.
" 내가 그 정보를 말해주면 얻는게 있나? "
" 얻는거? 이 소름돋는 벌레새끼한테서 널 풀어주지. "
그 말을 들은 사내가 주인장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걸 느낀 주인장이 슬며서 다가와 말했다.
" 흐흐... 그놈 좀 비싼데? "
" 닥쳐, 벌레새끼야. 어짜피 내가 안사면 잘해봤자 싸이버거 패티로 만들 생각이잖아. "
" 들켜버렸노. "
" 내가 꼭 니새끼 죽이고 만다. "
" 우리 게이 화났노? "
" 씨발. 내가 싫어하는 거만 골라서 노노 붙이지? 계속 개지랄 떨어봐. 5호선 광화문역 개독 놈들이 니 본체 뒤봐주는거 내가 모를 줄 알지? 보드카 새끼 죽이면 다음은 너한테 간다. 니 본체에 주님의 은총 박혀도 지금처럼 처 쪼갤 수 있나 보자. "
" 큭큭... 손님맞을 준비를 해놔야 겠군. "
" 니애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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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유동이 올린 대충 망한 세계를 메트로에 편입시킨 글
보드카가 동대문역에서 여자를 팔았다는 헛소문이 있는데, 단순한 쌍방 오해일 뿐입니다
왜 이리 잘 쓰냐, 넌 최고야 - dc App
원작읽었을때 울부짖었는데 감동이 523배노
근데 원작자 허락은 받은거임? 최소 링크라도 다는게 예의아니냐
보니까 윾동이여서 걍 허락받는거 포기함 같은아이피로 오면 삭제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