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모 피커에 의해 촬영된 상봉 - 면목행 터널 한가운데. (Photo By ※@&)






2024년 최후의 그날 이후 대파된 서울이지만, 우리의 든든한 친구였던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THAAD) 에 의해 대부분의 핵미사일들은 격추되었습니다. 물론 상공에서 격추되어도 상관없는 화학탄이나 일반 미사일은 몇 개 놓치긴 했지만, 그래도 직격탄이 없었던 게 어디입니까. 연합대학 모 탄약 관리인의 말처럼, 단 하나라도 핵이 제대로 폭발했다면 우린 아마 이 글을 보고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 땅속까지 모두 묻혀버렸을 테니까요.


라고 대부분의 메트로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불발탄에 관한 것입니다. 정말로 대한민국에게는 천만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이 폭탄은 바로 메트로 위에 내리꽂혔음에도 불구하고 제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유는 아무도 추정할 수도 없고, 감히 조사할 수도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방사능이 끊임없이 기체의 부서진 도판 사이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자란 폭탄이 위치한 곳은 바로 7호선의 사가정역 역사입니다. 이건 폭심지ㅡ글쎄, 이걸 폭심지라고 부를 수 있을지ㅡ로부터 멀리, 아주 멀리 떨어진 지상에서 고성능 쌍안경을 통해 삼성 방위군 소속 척후병들이 약 10여 년 전에 발견한 사실입니다. 인근에 위치한 용마산역과 면목역은 이미 어마어마한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었고, 진즉에 탐험가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였죠.


이 위태로운 녀석이 10년 동안이나 메트로 주민들과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 연합대학 삼성지부 측은 즉시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 시도는 곧바로 삼성 수뇌부에 의해 차단당하고 대학 측 대외 홍보물 제작 담당팀장은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맙니다. 삼성은 별다른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믿을 만한 정보에 의하면 아마 껄끄러운 사람을 이곳으로 파견 보내 급성 피폭으로 처리하겠다는 심산인 듯 합니다. 뭐, 윗대가리들이 할 법한 생각이란 게 늘 그렇지만 도대체 누가 이런 흉흉한 곳으로 파견을 나가고 싶겠어요?


이 근방의 환경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면목행 터널에서 측정된 첫 공식 자료는 시간당 피폭량이 무려 2천 밀리시버트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이거 계수기조차도 감히 측정할 엄두를 낼 수 없는 이 구간은 측정을 위해 파견된 세 차례의 연구단이 모두 7호선을 벗어나기 전에 피폭 증세로 사망한 관계로 더 이상의 조사가 불가능했습니다. 지상으로는 접근할 수가 없어서 지하를 통해 도달할 수밖에 없는 데다, 지상역인 상봉역은 스크린도어와 방폭문이 모두 끊어져 보강이 불가한 상태입니다.


마지막까지 생존해 있던 대원의 보고에 의하면 중곡역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입에서 씁쓸한 맛이 느껴지며, 용마산역 도달 전 대원의 절반은 심각한 구토 증세를 호소했다고 합니다. 현재 가진 것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북쪽으로는 방사능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7호선의 이 마의 구간을 피해 더 남쪽으로 이민을 떠났지만, 최하류층은 여전히 이곳에서 소규모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주변의 생태계도 완전히 파괴되었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목과 이끼들이 군데군데 자라나는 일반적인 핵겨울의 지상과는 달리 이곳은 오직 죽음뿐입니다. 차갑고 검은, 부서진 아스팔트 조각 위로 흔적도 남지 않은 역사 터가 남아있고, 반경 1km 내로는 일반적인 수제 방독면 필터로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방사능을 산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들이마시는 돌연변이들조차도 이 근처로 접근하는 모습은 관측되지 않습니다. 추정 결과 메트로 내에 몇 벌 남지 않은 귀중한 보호복을 사용할 만큼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지는 않았기에 이곳은 2044년 지금까지도 여행자들의 발목을 사로잡는 악마의 구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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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서 좀 끼적여봄. 오랜만에 쓰니까 필력은 거지같아진데다 설정 짜내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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