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티옴은 절뚝거리며 그곳을 향해 뛰었고, 철탑도 나무 뒤에 숨어있다가 그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오며 금속으로 엮인 우뚝 솟은 레이스 모양 전선을 하늘에 수놓았다.
그가 마천루 옥상에서 풀곤 했던 그 바보같은 와이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무선 안테나는 세상의 끝까지 닿을 수 있어야 했다. 저것이 폴랴르니예 조리의 신호를 잡지 못한다면, 달리 뭐가 가능하겠는가?
"잠깐만!" 사벨리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어디로 뛰어가는 거야? 정문으로? 검문소라도 지나게?"
"아, 좆까세요." 아르티옴이 말했다. "정문 입구로 갈 겁니다. 저것들은 통신 안테나 기둥이에요, 알겠습니까? 안테나라고요! 무선 통신 센터. 이 터빈들은 전부, 거기다 쓰이는 거예요. 이 옆에 지어놓았다고요! 정착지가 아니라! 통신기를 켜기 위해 여기다 지은 거예요! 이제 알겠습니까? 그럼 그게 무슨 뜻일까요? 그건 저들이 다른 사람들과 접촉 중이라는 뜻이죠! 아마 당신의 그 우랄 산맥이랑요! 야만타우 산의 벙커랑요! 빨갱이들이 누군가랑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요! 알아들어요? 그게 아니면 이걸 왜 지키고 있겠어요? 이제 당신 알아서 하세요. 전 어차피 3주밖에 남지 않은 몸이니까요. 알아내야겠습니다."
그는 사벨리의 팔을 뿌리치고 걸어갔다.
"기다리라고, 이 돌대가리야!" 사벨리가 격렬하게 속삭였다. "그냥 돌격할 수는 없어! 우리 셋이 저 사람들을 상대로 뭘 할 수 있는데? 적어도 일단 앉아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앉으세요. 제가 정찰할 테니까."
그는 나무 아래로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이미 철탑 앞에 세워진 콘크리트 벽이 다 보였다. 어떻게 해서든 벽을 통과할 수만 있다면... 정문으로 갈까? 아니, 정문 근처로는 가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한 지점에서 나무들이 갈라져 장벽에 가까이 있었다. 아르티옴은 덤불을 헤치고 나아갔다. 벽의 콘크리트 꼭대기를 따라 철조망이 뻗어 있었다. 상관없어. 아르티옴은 더이상 그런 것 따위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소총으로 철조망을 쿡 찔러보았다. 합선으로 스파크가 튈까? 아니었다. 그는 철망을 붙잡았고, 벙어리장갑과 바지가 찢어졌고, 다리에서 다시 피가 흘렀지만, 바로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그는 재빨리 반대편으로 가서 멀쩡한 다리를 먼저 디디고 쓰러졌다. 성급했군.
만약 그가 들켰다면, 그들은 그 자리에서 그를 떨어뜨렸을 것이다.
그는 좋은 자리에 낙하했다. 그들은 그를 바로 발견하지 못했다. 땅은 덤불로 덮여 있었고 벽돌 더미와 잡동사니들로 어수선했다. 심지어 구석에는 굴착기가 웅크리고 잠들어 있었다. 아마도 노동자들을 묻을 구덩이를 만들 때 쓰였을 것이다.
놀란 저먼 셰퍼드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더니 모퉁이 뒤에서 아르티옴을 향해 뛰쳐나왔지만, 그는 조용히 개의 주둥이에 총알을 박아넣었다. 개가 그르륵거리다 머리를 처박고 고꾸라졌다.
아르티옴은 정문 경비소 건물을 따라 살금살금 걸어갔다. 그는 뒤쪽에 있는 창문을 힐끗 들여다보았다. 사람들이었다. 보호복을 입고 있었다. 보호복 때문에 그는 저자들이 붉은 라인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그는 둥글게 돌아가 문을 두드렸다. 경비들이 문을 열었고, 그는 그들에게 납덩어리를 선사했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한 짓을 되돌려 준 거야. 나중에 내가 그래야 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 3주 뒤에 알게 될 거야.
책상 위에는 작은 텔레비전이 있었고, 정문과 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미지 뒤로 감기. 경비들은 그의 점프를 놓치고, 등을 돌리고 되감기로 하거나 너무 느렸다... 그러니까 신이 그를 지켜준 셈이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신은 이런 종류의 것을 높이 평가하니까 말이지... 구약 성서 전체가 전쟁과 비밀 작전 따위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정문' 이라고 표시된 버튼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누르고 밖으로 나갔다.
바로 그때 아르티옴은 처음부터 바라 왔던 총알을 맞았다. 어깨였다. 그는 간신히 벽으로 달려갔다. 총을 쏜 자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의 옳은 쪽 벽이었다. 그리고 벽으로 몸을 밀어붙였다. 그는 멀쩡한 팔로 무거운 자동소총을 들어올려 닥치는 대로 쏘아 댔다. 잘못된 벽, 잘못된 쪽이었다! 또다른 총알이 그의 머리 바로 옆에 날아와 박혔고, 벽돌 조각이 렌즈로 날아와 유리에 금이 갔다. 그는 반대편 벽을 향해 달려갔다. 무릎의 총상에서 오는 격통이 그를 쓰러뜨렸다. 불꽃이 먼지의 작은 분수 속에서 그를 향해 땅을 기어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군가 정문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아르티옴의 배까지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한쪽 눈으로 바라보았다. 료카였다! 당신이 공격을 이끌어 냈군. 고마워라.
아르티옴은 흙먼지에 미끄러지면서 일어났다. 다른 세 명이 보호복을 입은 채로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걸 입느라고 시간이 지체된 게 틀림없었다. 료카는 모퉁이 뒤에 숨었다. 누군가 옥상 구석에서 총을 계속 쏴 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그 세 사람은 달아나기까지 두 걸음 남은 채 다시 네 발로 쓰러져 있는 아르티옴을 발견했다. 하지만 아르티옴은 두 걸음을 옮길 힘이 없었고, 그들은 먼지를 붉게 물들이며 그를 쓰러뜨렸을 것이다. 일본 차가 정문을 통해 날아들어 곧장 어안이 벙벙한 경비들을 향해 돌면서 끼익 소리를 내며 그들을 보닛 너머로 넘겨버리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옥상에서 총알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료카는 밖을 내다보며 옥상에 있는 기관총 사수의 주의를 다시 다른 데로 돌렸다. 아르티옴은 간신히 도망쳐 문에 닿았다. 사벨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그 뒤로 피신했다. 사벨리는 저격소총으로 옥상에 있는 남자를 스코프에 담았고, 소음기가 두 번 입술을 달싹이자 기관총 난사가 뚝 끊겼다. 쓰러져 있던 남자들 중 하나가 일어나 총 뒤쪽으로 료카의 턱에 어리석은 일격을 날렸다. 그리고 그자는 술 취한 사람처럼 총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그는 브로커를 끝장낼 수도 있었지만, 아르티옴이 나타나서 그의 얼굴에 총알을 먹이고 그의 구조자를 구조했다. 아르티옴은 문을 밀고 복도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권총을 들고 그에게 덤벼들었고, 그는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 없이 그냥 방아쇠를 당겼다. 습격자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게 전부였다. 상황은 종료되었다.
일이 끝나자 고요하고 적막했다. 바깥에서도 더이상의 발포는 없었다. 창문을 통해 그는 사벨리가 경비들이 진짜로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쓰러진 다른 남자들을 발로 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건물은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
복도와 방 몇 개가 있었다. 모든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는데, 그 위에도 똑같은 모습이었다. 통제실이 있었지만, 아르티옴은 그에 관해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남자를 지나치는 길에 죽여 버렸다.
버튼이 잔뜩 달려 있고 스위치가 덥수룩하게 주렁주렁 있었다. 그 옆에 적힌 글자들은 러시아어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난해한 말로, 일종의 약자로 표기되어 있었고, 그것들을 해석해 줄 사람은 없었다.
아르티옴은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았다.
그는 애꾸가 된 방독면을 벗었다.
그는 버튼을 건드렸다. 음, 이제 누가 날 폴랴르니예 조리와 연결시켜 줄까?
그는 주파수를 바꾸는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헤드폰이 있었다. 헤드폰 속에서 바다는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치지직... 치직... 치지직...
다음.
삐이이... 삐이... 삐이이...
결핵 병동이었다. 기침하는 벌거벗은 돌연변이 인간들로 가득 찬 시커먼 터널. 곡괭이로 몸에 뚫린 구멍을 통해 숨을 쉰다.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아하고, 그를 따르고 싶지 않아한다. 저 위로는 올라갈 곳이 없다고, 그렇게 말했었다. 모든 것이 폭격당했고, 중독됐고, 오염되었다고. 혼자서나 올라가, 이 망할 정신병자야.
삐이이... 삐이... 삐이이...
콰앙! 그는 주먹을 휘둘러 제어판을 내려쳤다.
"작동해!"
콰앙!
"작동하라고, 이 망할 놈아! 일해, 쓰레기 더미 같으니라고! 뭔데? 여기서 뭘 듣고 있었는데? 누구랑 얘기했냐고? 저 구덩이 속 사람들! 왜 저렇게 된 거지? 밖에 있는 남자들도! 왜 여기 있는 거냐고? 일해! 일해!"
콰앙!
삐이이... 삐이...
치지직... 치직...
엄청나게 큰 안테나들. 진짜 탑이었잖아! 열 개씩이나! 모든 파장을 수신하고 송신할 수 있잖아. 왜 그렇게 거대하고 귀머거리인 거냐고, 빌어먹을!
여기서 어떻게 방송하지? 내가 어떻게 이 죽은 세상에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70억 명의 죽은 사람들과 함께 꺼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벨리가 들어왔다.
"음,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어떻게 지내신다니?"
"일을 안 해요! 일을 안 해!"
"아, 그럼 적어도 누가 대답을 했나? 아니면 전부 시간 낭비였던 거야?"
"저 사람들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을까요?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사벨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죽은 통신 교환원을 부츠 발끝으로 희망적으로 건드려 보았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숨이 끊어진 후였다.
"좋아, 그럼 철수해야겠군. 이놈이 트럭에 탄 자기 친구들한테 신호를 보냈을지도 몰라. 아주 쉽지. 만약 그자들이 지금 돌아온다면, 우린 끝장이야. 예를 들면, 료카는 지금 정신을 잃었어."
"살아있습니까?"
"기절했어. 아주 제대로 세게 얻어맞았더라고. 차에 태워 놨어. 그러니까, 가자. 이놈들 총이라도 챙겨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적어도 이 작은 여행에서 뭐라도 얻어야 할 것 아냐."
아르티옴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할 일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어디에도 그가 할 일은 남지 않았다.
그는 바퀴 달린 의자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구부러지질 않았다. 눈은 뻑뻑했다. 푸쉬킨 역에서 손수레 손잡이에 맞게 구부러진 손가락들은 마치 소총의 손잡이를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서로 맞춰져 있었다. 검지가 약간 펴졌다.
그는 통신 교환원에게 가서 권총을 집어들었다. 교환원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즉시 아르티옴에게 총을 건네주었다. 그의 제복은 특징도 없고, 배지도 없었다. 당신은 누구야? 왜 여기 있는 거지?
그는 발을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갔다. 한 사람의 자동소총을 챙기고, 다음 사람의 자동소총을 가져갔다. 그는 옥상 위에 기관총이 있었단 것을 기억해냈다. 그는 통신 센터 안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차 문은 열려 있었다. 료카는 정신을 차리면서 신음하고 있었다. 전파가 차의 음악 재생기에서 크고 또렷하고 따분하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통제실에서처럼. 그는 굳이 여기 올 필요가 없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죽일 필요도 없었다. 아니면 3주 안에 그 죗값을 영혼으로 치를지도 몰랐다.
아르티옴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둔감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경비실 문이 열려 있었다. 아스팔트를 움켜쥔 사람의 손가락과 팔이 그 뒤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옆의 문은 변압기 건물이었다. 문에 있는 노란 표지판에 번개가 그려져 있었다. 2층짜리 통신 센터와 과묵한 통신 교환원. 왜 경비들이 있었던 걸까? 커다란 트럭 두 대는 뭐하러 있었을까? 풍력발전기는 왜 지은 거지? 굴착기로 구덩이는 왜 판 거야? 메트로에서 사람들은 왜 잡아온 거고? 개들을 먹이려고? 도망자를 색출하려고?
풍차 터빈이 삐걱거렸고, 전기를 만들었고, 그것을 개폐기로 옮겼고, 저 망할 철탑을 충전시켰다.
그것들은 영혼을 가루로 갈고, 먼지로 살아간다.
발전기들은 열심히 삐걱거리며 아르티옴의 내장을 날개에 감았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그리고 귀머거리에다 쓸모없는 철탑이 그의 머리 위로 솟았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위이이잉!
그는 벌떡 일어나 자신의 내면에서 터져나온 증오의 속도로 변압기 건물을 향해 빠르게 절뚝거렸다. 그는 총으로 자물쇠를 부수고 문을 발로 걷어찼다. 문이 깨진 종처럼 짤랑거리며 안으로 쾅 열렸다. 배전반이 있었다. 작은 램프와 스위치들이 보였다.
그는 서투르고 바보 같게 총신을 배전반에 박았다. 작은 램프들이 으스러졌다.
"왜, 이 망할 것들아? 왜 이렇게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
그는 자동소총을 지팡이처럼, 곤봉처럼 잡고, 총을 안으로 세게 휘둘렀다. 박살난 플라스틱과 유리 조각이 튀어나왔고, 끊어진 퓨즈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불이 꺼졌다.
그는 밝은 색깔의 장난감 같이 생긴 전선 다발을 자기 쪽으로 홱 잡아당겼다.
아르티옴 내부의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모든 것이 뒤틀리고 압축되어 있었고, 일말의 안도감도 얻을 수 없었다. 그는 이곳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마지막 하나까지 찢어발긴 다음 이 무의미한 장소를 조각조각 내고, 고기 분쇄기에서 나오는 전류를 땅속으로, 태양으로, 우주 바깥으로 내보내고 싶었다.
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눈 속에서 무언가가 죽었고,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이봐! 이리 와 봐! 아르티옴!"
그는 어두운 변압기 건물에서 걸어나왔다. 긴장한 채였고 불만족스러웠지만, 여전히 그 혐오스럽고 멍청한 어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귀가 왕왕 울렸다. 입에서 또다시 녹슨 피맛이 느껴졌다.
그는 활짝 열린 일본 자동차에서 사벨리가 자신을 향해 팔을 흔드는 것을 보았다. 그는 어째서인지 방독면을 쓰고 있지 않았다.
"뭡니까?" 아르티옴은 울림을 뛰어넘으려고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스토커는 그에게 들리지 않게 속삭이고 손짓을 했다.
"네?"
"이리 오라고, 이 멍청아!"
사벨리의 얼굴에 난 주름살은 이상한 패턴으로 놓여 있었다.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아니면 겁에라도 질린 것처럼. 그의 미소는 광기가 어린 데다 금속처럼 반짝였다.
"뭔데요?"
"이거 안 들려?"
아르티옴은 마침내 절뚝거리며 차까지 왔다.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이제 어쩌라고?
차에서, 그 안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스토커를 거칠게, 미친 듯이 쳐다보고는 앞좌석으로 뛰어들어 버튼을 놓치고 떨리는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다. 어떻게 소리가 나는 거지?
"당신이 튼 음반입니까? 절 놀리는 거죠, 이 망할 인간아?"
"바보 같은 녀석아!" 사벨리는 열린 창문으로 그를 들여다보며 웃어제꼈다. "프로디지(역자 주 - The Prodigy, 영국의 유명한 일렉트로닉 밴드)랑 레이디 가가를 구별할 수나 있나(역자 주 - 사벨리의 자동차 라디오에서 레이디 가가 노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부드럽고 흐릿하며 쉿쉿거리는 소리와 뒤엉켜 있었고, 아르티옴이 메트로에서 들었던 어떤 음악과도 전혀 달랐다. 기타도, 망가진 피아노도, 승리의 날에 대한 중저음의 애절한 찬송가도 아니었다. 그것은 음악이 아니라 일종의 유머러스한 익살스러움, 해학이었다. 하지만 경쾌하고 활기가 넘쳤다. 그는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싶어졌다. 그리고 음악이 친숙한 치지직... 치직... 소리와 겹쳐졌다.
음반 따위가 아니라 라디오였다. 분명히 라디오였다. 음악이라니! 호출 부호가 아니라 음악이라고! 어디선가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연주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남았지만 당신들은 그곳에서 살아남았나요, 같은 질문을 말로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음악을 틀었다.
"이게 뭐죠?" 아르티옴이 물었다.
"라디오잖아, 망할." 사벨리가 설명했다.
"하지만 어느 도시죠?"
"대체 알 게 뭐야."
아르티옴은 주파수를 바꾸기 위해 버튼을 눌렀다. 다른 곳에서 나오는 다른 방송도 있다면?
즉시 채널이 맞춰졌다. 곧바로. 단 1초 만이었다.
"응답하라! 응답하라! 여기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여기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르티옴은 곧바로 반응할 수 없었고, 그래서 서둘렀다. 그는 이상한 언어로 말하는 부조화스러운 연설을 들었다. 마치 누군가 입에 버섯을 물고 말하려는 것처럼 들렸다.
"영어라니!" 사벨리는 그가 총에 맞은 어깨를 쿡 찔렀다. "영어라고? 알겠냐? 저런 개자식들도 살아남았어!"
삐이이... 삐이...
"베를린... 베를린..."
"카잔(역자 주 -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800km 정도 떨어진 볼가 강 유역에 위치한 도시)... 들립니까? 이쪽에서는 잘 들립니다! 여기는 우파(역자 주 -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400km 정도 떨어진 도시로 카잔과는 동쪽으로 600km 차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미르니 섬에 전파합니다."
치지직... 치직...
"스베르들롭스크(역자 주 -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500km 정도 떨어진 주로 사벨리의 고향 예카테린부르크가 주도로 있다) 주의 시민 여러분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들리시는 분께선..."
전파 소리에 압도당한 아르티옴은 도취한 채 라디오에서 뒤로 물러났다. 그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스토커를 쳐다보았고, 그의 혀는 간신히 속삭였다.
"이게 뭡니까? 어떻게 된 거죠? 이게 뭐예요?"
"무슨 짓을 한 거야?"
"부쉈습니다... 배전반을요. 아마도 끊은 것 같아요. 연결을 끊으려고 했거든요."
"글쎄, 봐, 네가 해낸 것 같은데."
"저는... 이해가 안 됩니다."
"음, 달리 뭐겠어?"
"뭐라고요?"
"넌 저 기둥들이 뭐라고 생각해?"
아르티옴은 차에서 튀어나와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안테나 기둥들을 보았다. 30분 전과 똑같아 보였지만, 지금은 꺼져 있었다.
"저게 어때서요?"
"네가 저걸 껐어, 멍청아. 그리고 라디오가 켜졌다고! 온 지구가 막 열린 거야! 그게 무슨 뜻이겠어?"
"몰라요. 모르겠습니다!"
"저것들은 전파 방해기야!"
"뭐라고요?"
"전파 방해기! 혼선을 만들어내는 거야! 모든 주파수에서 최대 출력으로 혼선을 만들고 있어!"
"하지만 왜죠?"
"모든 전파를 막는 거지! 모든 것을! 전 세계를 말이야! 마치 소련 시절처럼!"
"전 세계를요?"
"바보 가치 구지 좀 마세여..." 료카가 뒷좌석에서 닫히지 않는 입으로 아르티옴에게 힘없이 간청했다.
"전 세계가, 친구! 전부 다! 온 세상이 살아있다는 걸 적어도 깨닫긴 했어? 우린 세상이 없다고 생각했지! 이게 우리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고! 하지만 여기 있잖아! 알, 아, 듣, 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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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티옴이 세상이 멸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
형 사랑해
와.. 스토리 미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