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짓거리야?"


레탸가는 전등을 세게 휘둘렀고, 두꺼운 광선이 공중제비를 넘으며 다른 얼굴들을 가로질러 벽, 바닥, 천장을 비췄다. 그러니까 다 있긴 있었다. 복도, 문, 사람들. 병사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욕을 했다. 아르티옴에게 익숙한 두 개의 이미지가 나란히 나타났다. 하나는 통통한 입술에 대머리, 바리깡으로 깎은 은빛 관자놀이에 피 자켓을 입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날카로운 코에 다크서클이 짙고 깔끔하게 정돈한 머리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어디서 봤었던가? 마치 꿈에서 만난 사람들 같았다.


전등이 구석으로 굴러가는 동안, 아르티옴은 자동소총을 잡았지만 미처 스비놀루프에게 겨눌 시간은 없었다. 병사들이 그의 팔을 붙잡고 총을 뺏어갔다. 불이 꺼졌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수많은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두 개의 익숙한 붉은 실루엣에 몸을 던져 총알을 막으려고 했다.


"붉은 라인이잖아!" 아르티옴이 씨근댔다. "날 놔줘! 우린 붉은 라인에게 총알을 가져온 거라고! 붉은 라인이야!"


"진정해. 진정, 진정..."


"지금 무슨 개소리를 이렇게 여기가 떠나가라 질러대는 거야?"


벙어리 가죽장갑을 낀 레탸가의 손이 아르티옴의 입을 틀어막았다. 기름과 디젤, 화약, 그리고 오래된 피 맛이 났다. 아르티옴은 이빨을 거기 파묻고 잡아당기며, 자기 입이 뭘로 가득 차 있는지는 상상도 못할 거라고 소리쳤다. 장갑을 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레탸가는 정신이 없었다. 장비가 그의 이마에서 벗겨졌고, 야간투시경은 장님이 되었다.


"이 사람을 건드리지 마!" 료카의 목소리와 그의 자동소총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벨리, 저놈들이 우리 사람을 때리고 있어요!"


"놔! 저놈을 놔 줘!" 이번엔 사벨리였다. "아니면 지금 당장 전부 쏴버리겠다!"


"다미르... 오메가..."


어둠 속에서 투덜거리는 소리, 목이 졸려 끄륵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천장으로 치솟아오르는 섬광이 보였다. 그리고 누군가가 씨근거리면서 풀려나려고 애쓰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다 죽일까요?" 누군가 어둠 속에서 발작적으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그러니까 당신네 특사들은 문제가 좀 있다는 거군." 스비놀루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웃었다. "맞소, 여러분?"


"아니, 지금은 안 돼. 이쪽으로 데려와, 날 따라와." 레탸가의 깊은 저음이었다.


"대령님이 이르길 저들이 뭔가 별난 거라도 뽑으면..."


"나도 대령님이 뭐라고 하셨는지는 알아. 데려와서 날 따라와!"


"무슨 일이지?" 스비놀루프의 목소리가 아닌 지쳤지만 위엄 있는 다른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아르티옴은 안에 커튼이 쳐진 매음굴이 떠올랐다...


"끝났습니다. 작은 골치가 생겨 미안합니다. 데리고 떠나자!" 레탸가였다.


단단한 손이 아르티옴을 질질 끌고 갔고, 그의 뒤쪽에서 동료들이 발길을 홱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르도의 병사들은 잘 훈련되어 있었다. 손아귀를 풀 수가 없었다.


"이리로 데려와. 여기 놔둬. 그래, 됐어. 내가 정리할게. 올라가. 너는 그 못생긴 면상 좀 바닥에 처박아 둬라!"


"대령님은 무슨 일이 생기면 다 쓸어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우릴 쓸어버린다고! 완전히 날뛰는구만!" 사벨리가 돌아서서 외쳤다.


"다미르, 기억하고 있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조사해 봤나? 결백해?"


"결백합니다."


"그럼 됐어. 움직여. 금방 갈 테니."


"좋습니다, 여러분..." 그들은 회의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레탸가가 하게 둬. 자기 동료잖아."


발뒤꿈치가 덜컥거리며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의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분명히 위로 올라가고 있었지만, 마치 옆으로 비켜서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기름에 젖은 가죽 장갑이 아르티옴의 입을 풀어주었다.


"스비놀루프잖아! 붉은 라인의 KGB 말이야! 붉은 라인에게 탄약을 건넨 거라고! 총알을 붉은 라인에게 준 거라니까!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나는 명령을 받았어, 형제." 레탸가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배달 말이야. 내가 누구에게 배달하느냐는 알 바 아니야."


"붉은 라인! 붉은 라인이라고! 탄약을! 우리 둘은! 그놈들이랑 싸웠잖아! 벙커에서! 우리 병사들이 거기서 죽었어! 넘버 텐! 울만! 실랴파! 붉은 라인 놈들이 죽였단 말이야! 기억하긴 해? 그놈들은 너도 거의 죽일 뻔했어! 그리고 나도! 어떻게 우리가! 어떻게 네가 그놈들을 도울 수가 있어?"


"우리는 창고에서 물건을 모아 여기로 가져오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야. 그리고 전달하고."


"거짓말이야!" 아르티옴이 격분해서 고함을 질렀다. "망할 거짓말이잖아, 이 개자식! 이 쓰레기 같으니! 너는 우릴! 배신했어! 그리고 나를! 대체 왜? 왜 동료들이 죽었는데? 그래서 우리가! 줄 수 있단 거야? 붉은 라인 놈들한테! 무기를? 총알을?"


"진정해, 진정. 원조일 뿐이야! 탄약이 아니야. 기근이 들었대. 그 총알로 한자동맹에서 버섯을 살 거야. 한자에서. 자기들 수확물이 전부 썩었다나."


"안 믿어! 네놈들 전부!"


"허튼소리들..." 료카가 돌바닥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는 어떤데? 너 자신은 그걸 믿어? 너는?"


"내 직업이..."


"그게 뭔데, 네 직업이? 내가 못 들었을 것 같아? 날 제거하라고 들었겠지. 내가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말이야, 그렇지? 그 별난 거는 대체 무슨 뜻인데? 내가 이걸 납득할 것 같았어! 너랑 나, 우리 둘이! 붉은 라인에게 총알을 전달한다고?"


"미안."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너희들 말고! 같은 피, 네놈자식 말이야. 으음, 너! 지금 기분이 어때? 이제 내가 어떻게 널 믿지, 레탸가? 이게 뭐야? 지금? 이게 다 뭐냐고? 뭐, 배급이라고?"


"너... 너는 안..."


"관둬! 너도 알잖아, 안 그래? 나는 아무것도 신경쓸 수가 없었어. 난 어쨌든 죽을 거니까. 쏴, 이 새끼야. 그놈의 명령을 따르라고. 빌어먹을 A형 마이너스 같으니라고. 내 사람들만 가게 해 줘. 이 둘 말이야. 이 사람들은 필요없잖아? 대령님은 이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빚진 게 없어. 복수할 것도 없고!"


레탸가는 코로 크게 숨을 들이쉬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금속성의 무언가가 아르티옴 옆에서 평팽하게 정지해 있었지만, 그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죽음을 느끼지 못했다.


"뭐 해?"


냄새나는 가죽이 모든 소리를 다시 아르티옴의 안으로 밀어넣었다.


"두 분, 일어서세요." 레탸가가 속삭이듯 말했다. "미안해, 아르티옴."


권총이 그의 귀를 찔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어떻게 삶과 죽음을 구별할 수 있을까?


피와 디젤, 화약과 기름 맛이 느껴졌다. 그는 살아있었다.


"내 손을 잡아!" 레탸가가 속삭였다. 누군가 이리로 오면, 그 자리에서 죽일 거야."


그들은 맹목적으로 레탸가에게서 달아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레탸가를 마지막으로 믿기로 했다. 그의 손바닥이 아르티옴을 인도했고, 다시 고요해지자 그는 서둘렀다. 나머지 사람들이 그의 뒤를 줄지어 따라왔다.


"이봐, 어떻게 됐어? 처리했나?" 누군가 에스컬레이터에서 그들에게 소리쳤다.


"이제 뛰자." 레탸가가 말했다. "만약 우리가 잡힌다면, 우리 둘 다 죽일 거야."


그들은 보지도 살피지도 않고 달렸다. 곧 임박한 죽음의 땀으로 미끈거리는 차가운 서로의 손가락을 잡고서.


"어디 가는 거야?" 누군가 저 위에서 고함을 쳤다. "거기 서!"


레탸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단순히 어디로든 달리고 있었다. 30초 후에 누군가 그들 주위에서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고, 부츠가 뒤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어디론가 방향을 돌렸고, 비틀거리며 서로 부딪혔고, 서로 방해했다.


"펠릭소비치가 누구야?" 아르티옴은 달려가면서 레탸가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베솔로프! 베솔로프가 누구야! 대령님이 우릴 누구에게 판 거지? 응?"


빛의 기둥이 위에서 쏘아져 내렸다. 그들 네 명은 바퀴벌레처럼 그것을 피했다.


그들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돌아섰다. 달리는 발소리가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콤소몰 역에 맨 처음 내렸을 때처럼 다시 그 불분명하고 굵은 웅성거림이 어둠의 틈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다시 소리 없는 탄환들이 근처에서 잽싸게 지나가 벽에 부딪혔고, 튕겨져 아무렇게나 날아간 다음 마지못해 그들을 보내주었다.


"베솔로프가 누구냐고?" 아르티옴은 완고했다. "누구야? 넌 알고 있잖아, 레탸가! 알잖아! 말해줘!"


레탸가는 혼란스럽게 멈춰섰다. 어쩌면 이곳이 어디든 똑같이 새까맣고, 따뜻하고 붉은 생명체와 거리가 멀고,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일까?


레탸가가 전등을 켰다.


"저기다! 저쪽이야! 저기로!"


그들은 용접된 쇠창살 앞에 서 있었다. 레탸가는 조준을 하고 맹꽁이자물쇠를 향해 발사했고, 그들 중 셋이 창살을 밖으로 홱 잡아당겼다. 그리고 그 안을 비집고 들어가 기어갔고, 네 발로 죽음을 피하려고 했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더이상 그들을 쫓지 않을지도 몰랐다.


"아아아아아..."


합창단이 목을 푸는 것 같은 신음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소리는 마치 그들이 기어가는 파이프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들의 얼굴로 날아왔다. 이미 아르티옴의 고막과 심장, 비장이 거기에 맞춰 진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 있는 사람들은 받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여전히 전등으로 그의 뒤통수를 간지럽히고 목표물을 고르려고 했다.


레탸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일종의 철제 덮개였다. 그 반대편의 웅웅거리는 소리는 마치 난로 위의 압력솥 뚜껑을 나사로 고정시킨 것처럼 컸고, 금방이라도 증기가 폭발해 날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그는 덮개를 세게 눌렀다. 소용이 없었다. 녹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염분이 볼트를 골조에 접붙였다. 총알이 공중을 쏜살같이 날아와서 대열의 마지막 사람을 맞혔다. 사벨리였다.


"벽에 기대세요!"


레탸가가 손을 뻗어 추격자들에게 전등을 돌려 눈부시게 했다. 탕, 탕, 탕. 레탸가는 총알로 대답을 돌려주었고 아르티옴은 레탸가가 누군가를 맞혔다고 생각했다. 폐쇄된 파이프 안에서는 빗맞히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뒤쪽에서 추격자들도 아낌없이 같은 것을 돌려주었다.


"망할, 좀 도와줘 봐. 너?"


그들 중 두 명은 열심히 발을 굴렀고, 셋은 경로를 날아오며 망설이던 총알에 맞아 털썩 쓰러졌다. 사벨리가 또다른 총알에 맞아 비명을 질렀고, 그들은 그의 축 늘어진 몸을 뒤쪽에 활짝 열린 구멍으로 끌고 갔다.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터널 천장에서 곧장 수천 명의 사람들 위로 굴러떨어졌다. 그들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낙하했고 다치지 않았다.


이제 웅성거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들렸다.


"식랴아아아아앙!"




* * *




아르티옴은 어디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번에 본 적이 없었다. 이 평범하지 않은 터널은 두 개의 노선이 한번에 지날 수 있는 매우 넓은 곳으로, 직각의 아치형 천장이 있었다. 그리고 터널은 눈으로 보이는 곳까지는 완전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야말로 사람들의 바다였다. 그리고 바다가 격노하고 있었다.


그들 네 명은 역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고, 그들은 빛이 비추는 방향을 향해 사람들을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총알이 어디에 맞았는지 보지 않고 사벨리를 그들 뒤로 잡아당겼다. 사벨리는 아르티옴의 멱살을 잡고 전차 운전병의 작은 키로 몸을 일으키더니 작은 소리로 아르티옴의 귀에 대고 외쳤다. 아르티옴은 그것을 무시했다. 이봐, 이게 다 뭐야? 너는 아직도 앞으로 수많은 살 날이 남아있다고! 그들은 멈춰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군중들이 흔들려서 벽에 부딪히거나 그들을 짓밟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계속해서 군중 틈에서 길을 잃어야 했다. 추격자들은 당장이라도 그들을 따라나올 수 있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수척하고 지쳐 있었고, 피부는 축 늘어져 있었다. 사람들을 억지로 헤쳐나가면서 느낄 수 있었다. 살점 없는 뼈들은 그들이 지나갈 때마다 부엌 강판 같은 갈비뼈처럼 진로를 방해했다. 마치 모두들 그들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조금씩 벗겨내는 것처럼 보였다. 아르티옴은 그들을 붉은 라인 모든 곳에서 한 자리로 모인 것이 기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왜 이곳일까?


"버서어어어엇!"


사람들은 서 있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수척한 막대기 같은 다리에는 힘이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버티고 서 있는 것은 아니었다. 때때로 아르티옴은 굴복하고 만 누군가를 밟았고, 군화가 부드러운 무언가를 밟았다. 아마 사람의 배일 것이다. 그리고 단단하고 둥근 무언가가 주르르 미끄러져 내렸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들은 버섯 말고는 더이상 달리 한탄할 수가 없었다.


옳은 방향을 찾는 것은 쉬웠다. 터널 안의 모든 머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포효 사이사이에 사람들은 조용히 '콤소몰' 이라는 단어를 웅얼거렸다.


그들은 다른 모든 이들과 함께 사람들을 헤치고 뒤통수만 그들 쪽으로 향해있는 것을 보며 콤소몰 역으로 나아갔다. 짧은 머리, 늘어뜨린 머리, 빡빡 민 머리, 회색 머리칼, 흰색 머리칼. 마치 이곳 사람들은 얼굴도 없이 살아가는 것 같았다.


아르티옴은 뒤를 돌아보았고, 오르도의 발라클라바 모자를 쓴 검은 형체가 작은 장난감 병사처럼 천장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 뒤를 이어 또다른 사람이 따라왔다. 레탸가는 멜니크의 명령을 거역했지만, 다른 이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출렁이는 파도가 잠수부들을 삼켰다. 이제 그들은 아르티옴을 찾아 그를 익사시키기 위해 수영을 시작할 것이었다.


아르티옴은 자신의 검은 제복이 다른 사람들의 갈색 어깨 뒤에 가려지도록 노력을 더해서 무릎을 구부린 채 걸어갔고, 다른 일행들도 같이 끌어내렸다.


그들은 서로 대화할 수도 없었다. 인간 바다의 울부짖음과 포효로 모든 것이 물이 잠겼기 때문에,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가 다물고 있는 것뿐이었다. 말하려고 하는 모든 것은 버서어어엇으로 변했다.


그들은 콤소몰 역에 도달했다. 붉은 라인이 차지하고 있는 링 라인에 위치한 역이었다.


그들은 선로에서 역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하고, 엄숙하고, 두려웠다.


역은 어떤 면에서 레닌도서관 역과 비슷했다. 2층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천장이 높았고 완전히 초자연적으로 보였다. 둥근 것 없이 직각 아치 천장, 엄청나게 큰 기둥, 고전적인 것들. 천장에 곱슬한 밀 이삭이 튀어나와 있었다.


이 역의 모든 것은 빵에 관한 것이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에 관한 것이었다. 무신론자들이 세운 수확의 신전이었다. 기둥은 붉은색의 스프레이가 뿌려진 흑갈색의 대리석을 마주보고 있고, 선로 옆의 벽은 마치 고문실처럼 타일을 마주보고 있었다. 그리고 천장 바로 아래에 있는 밀 이삭은 청동으로 칼처럼 주조되어 있었다.


군중들은 플랫폼과 선로 위에 서 있었다. 선로에 있던 사람들은 플랫폼으로 기어오르려고 했고, 플랫폼에 매달린 사람들은 선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가슴속에서 나오는 무거운 신음소리와 함께 굶주림의 성가를 부르며 더 먼 곳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역은 반쯤 어둠 속에 있었다. 위에서 떨어지는 횃불 불빛은 마치 파도의 볏이 폭풍우 치는 물 속에서 난파선의 생존자를 찾는 것처럼 하얗고 벌거벗은 두개골 위를 배회했다.


아르티옴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콤소몰 역에는 승강장에서 약 4미터 위에 역 전체를 순회하는 발코니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발코니는 아직 인파에 잠기지 않았다. 자동소총을 든 붉은 라인 병사들만이 서 있었고, 편의를 위해 총구를 난간에 받치고 있었다. 하지만 병사들은 누구를 목표로 삼고 있을까? 한 번에 모두를 쏠 수는 없었다!


병사들 사이로 장교들이 간격을 두고 서 있었다. 그들은 확성기로 무언가를 외치려고 했지만, 군중들의 함성은 그들의 목쉰 전자 긴장을 지워버렸다.


아르티옴과 다른 사람들은 어깨, 머리, 서로를 넘어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그는 다시 뒤를 돌아보았고, 군중 속에서 검은 털로 뒤덮인 얼굴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아르티옴의 검은 형체를 발견했다.


그는 땀을 흘리며 쪼그려 앉았다. 그의 모든 상처들이 즉시 아우성을 쳤다. 총에 맞은 어깨, 박살난 무릎, 찢어진 등. 상처들이 '더이상은 안 돼. 이만하면 됐어. 그만, 여기 있어.' 하고 말했다.


앞쪽에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필사적으로 향하고 싶어하는 곳을 발견했다.


복도 중앙에는 넓은 대리석 계단이 비상 탈출구처럼 발코니에서 사람들 속으로 뻗어 있었다. 예전에는 홀의 양쪽 끝에 하나씩, 또다른 두 개가 있었지만, 그것들은 철거되고 벽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그래서 중앙의 것이 링 라인 너머, 한자동맹으로 연결되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것이 군중들이 향하는 곳이었다.


세 줄의 국경수비대가 계단에 서 있었다. 철조망이 간이 장벽에 감겨 있었고, 중간에는 기관총이 사려깊게 배치된 진지에서 양방향으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전적으로 위로 향하는 길은 여기 없었다.


"버서어어엇!" 역이 포효했다. 노선 전체가 포효하는 것처럼 들렸다.


보따리를 품에 안고 있는 어머니들. 어떤 이들은 말이 없는 보따리를, 어떤 이들은 여전히 꽥꽥대는 보따리를 안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을 어깨에 메고 있는 아버지들은 죽은 이들이 아이들의 다리를 걸고 쓰러져 바닥으로 끌고 갈 수 없도록 아이들을 높이, 더 높이 들어올렸다. 그들은 모두 계단으로, 층계참으로 가기 원했다. 그들은 다들 여기 있는 그 누구도 그들에게 버섯을 주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링 라인에 도달해야 했다. 생존을 향한 다른 길은 없었다.


왜 군중들은 기본적으로 파이프와 철사로 된 텅 빈 골조에 지나지 않는 얇은 장벽을 서둘러 지나가는 것을 멈췄을까? 사람들은 이미 그쪽을 향해 압박하고 있었고, 그 가시덤불에 가까이 다가가 장벽과 붉은 라인 병사들을 굶주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라인 병사들은 굶주린 이들을 향해 총부리를 휘둘렀지만, 마지노선은 아직 어느 쪽에서도 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콤소몰 역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까? 누군가 그들이 노선을 따라 더 멀리, 자신의 역을 떠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고, 시도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아르티옴은 몰랐지만, 사람들은 터널 뒤쪽으로 계속 도착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어깨를 타고 플랫폼으로 기어올라왔고, 평방미터당 세 명, 다섯 명, 일곱 명에서 점점 더 빽빽하게 모여들었다.


병사들과 사람들 사이를 막고 있는 비누거품 막은 지금 당장이라도 터져야 마땅했다. 핵폭발이 일어나기 전 마지막 남은 몇 초가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