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티옴은 트루브나야 역으로 옮겨졌다.


레탸가는 그를 업고 날랐다. 그는 메트로로 내려가기가 두려워서 아르티옴을 지상으로 옮겼다.


아르티옴은 이미 적갈색 가래를 토하고 있었다. 그는 레탸가의 등에 다리를 얹고 대롱거리면서도 계속해서 혼자 걸을 수 있다고 그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르티옴은 일어서자마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몸이 탈진했다. 그의 등에 꽂힌 태엽은 돌아가는 것을 거의 멈췄다.


하지만 그들이 츠베트노이 불바르 역에 도착했을 때, 아르티옴의 가슴속에 있는 용수철이 딸깍 소리를 내며 한동안 더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는 눈앞을 가린 붉은 안개를 걷어내고 똑바로 섰다. 그는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 한 가지, 제일 중요한 일을 해야만 했다. 그는 리볼버를 더듬어 손잡이를 잡았다. 내 생각이 어때? 권총은 그에 동의했다.


"사샤에게 데려다 주세요. 들려요, 료카? 어디였는지 기억납니까?"


"아하. 아음다운 죽음을 원하는 거군요! 여자애 향기라도 맡으여고요? 관둬요, 먼저 총알구엉부터 보러 갑시다."


"물론이죠. 단순히 구멍이라면 말이겠지만."


츠베트노이 역은 좀 이상했다.


역은 파시스트 망명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길을 잃고, 비루하고, 두들겨 맞은 채였다. 흠뻑 젖어 있던 파시스트들의 제복은 이제 마르고, 줄어들고, 마치 소꿉놀이나 연극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입기에 너무 작아졌다. 하지만 다 큰 어른들은 그런 옷을 입고 모든 것을 진지하게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얼굴은 긁히고 진흙으로 얼룩져 있었다. 강철로 장식된 군화는 말라붙고 금이 갔다.


"뭔가요? 무슨 일이 이썼던 거죠?" 료카가 자신이 알던 몇몇 매춘부들에게 물었다.


"제국이 물에 잠겼어요. 푸쉬킨 역이 무너졌거든요. 타지키스탄 노예들이 연장부를 구부렸대요. 역이 무너지고, 그 옆의 역도 무너졌죠. 다 잠겼어요."


"타지키스탄 사람들이 작업을 엉망으로 했다라..." 아르티옴이 엉망으로 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부 그 사람들 잘못입니다. 이런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


"다들 뿔뿔이 흩어졌어요. 트베르 역 사람들은 마야코프 역까지, 체호프 역 사람들은 여기까지요."


"그럼 전쟁은요?"


"우린 몰라요. 아무도 모르죠."


자업자득이군, 아르티옴은 생각했다. 어쩌면 주님께서 정말로 듣고 있고 불평을 들어주는 걸지도 몰랐다. 누군가, 어쩌면 그 손수레에 실려가던 여자가 머리가 강철봉에 박살나기 전에 신에게 코웃음을 친 걸지도 몰랐다. 주님은 제국에 있는 죄인들과 의인들을 뼈다귀 주판으로 세어서, 제국은 끝장나고 봉인되라고 명령하셨다. 하지만 왜 주님이 이런 곳에 관심을 가지셨을까?


그리고 호메로스는 어떻게 되었는가?


"체호프 역에서 노인이 탈출했는지 보셨습니까?" 아르티옴은 철도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들볶으며 물었다. "호메로스요."


그들은 아르티옴에게 멀어졌다.


일행은 아르티옴을 예의 그 여의사에게 데려갔다. 의사는 철조망에 긁힌 상처 사이에서 피부에 방사선이 남긴 송곳 모양의 출혈성 염증을 발견했다. 얼마 못 살겠군, 그녀가 말했다. 긴급 수혈이 필요했지만 성병과 의사에게는 수혈할 방법도, 이 상처를 치료할 방법도 없었다. 그녀는 아르티옴에게 욕지거리를 하며 총알을 도려내고 발효된 쓰레기를 상처에 부었다. 그리고 그에게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진통제를 주었다. 그 덕에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그러니까 사벨리가 그에게 줬던 진통제는 여기서 난 모양이었다.


"이제 어쩌지?" 레탸가가 물었다. "우리는 괜찮은 의사를 찾아야 해. 이런 곳이 아니라. 내가 너한테 다시 수혈해 줄게. 웃기는 일이군."


"아니. 난 매춘부들한테 갈 거야." 아르티옴은 상처가 진통제의 위로하는 숨결을 느끼는 순간 말했다. "떠나는 건 미루자고."


"그이고 저도요." 료카가 윙크했다. "저도 수혈이 조금 필요하거든요."


"아르티옴, 내가 너였다면, 기도나 할 것 같다." 레탸가가 고개를 내저었다.


"나약한 생각은 빼고 하자고." 아르티옴이 대꾸했다.


"여기, 총알 받아."


아르티옴은 총알을 받았다.


"가서 자수할 거야?" 아르티옴은 레탸가의 사팔눈을 흘끗 쳐다보았다.


"아니, 대령님은 탈영병을 용서하지 않아."


"네가 나를 넘겨준다면 어떨까?"


"그럼 너의 안나가 나를 경멸해 죽이려고 하겠지." 레탸가가 말했다. "어느 쪽이 더 나쁜지 잘 모르겠어. 좋아. 저 아래쪽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힘을 다 쓰면 이쪽으로 오라고."


"길을 안내해 주까요?" 료카가 물었다.


"아뇨.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르티옴은 정말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헤어졌다.


아르티옴은 군중 속에 숨어 절뚝거리며 걸어가면서,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로 헤어진 게 맞을까? 그는 누구에게도 이 중대한 일에 관해 도움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츠베트노이 역은 하층민으로 넘쳐났다. 여기 있는 이들 중 누가 붉은 라인, 오르도, 한자동맹의 요원일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들은 듣고 있었고, 그를 찾고 있었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


아르티옴의 오른손은 주머니 속에 있었다. 그는 리볼버를 잡은 손의 긴장을 풀지 않았다.


하지만 사샤의 거처는 비어 있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작은 문은 잠겨 있었다.


아르티옴은 갑자기 걱정에 빠졌다. 베솔로프가 그녀를 데려가 버렸나? 아니면 무언가 더 나쁜 일이 벌어진 걸까?


대각선 맞은편에는 좌석 몇 개가 비집고 놓인 음산한 분위기의 작은 주막이 있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짚을 엮어 만든 칸막이가 쳐져 있었다. 아르티옴은 사샤가 나타나면 이 자리에서 짚벽을 통해 볼 수 있었지만, 행인들은 그를 즉시 알아볼 수 없었다.


아르티옴은 닫힌 문을 보았다. 그는 사샤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지만, 안나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음, 글쎄, 블라디보스토크라. 왜 이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걸까? 그가 블라디보스토크에 관해 알았더라면 그녀와 함께 사는 것이 더 쉬웠을지도 몰랐다.


아르티옴의 옆에서는 물에 젖은 파시스트 두 명이 모여앉아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들은 계속해서 의심스러운 듯이 아르티옴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두 사람에게 증오심을 느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콤소몰 역 사태 이후로 그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두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는 진통제와 함께 보드카를 주문했다. 그는 음식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그 생각만 해도 머리가 핑 돌았다.


"디트마르가..." 아르티옴은 의도적으로 뭉갠 단어들의 나열을 통해 그 이름이 스치는 소리를 포착했다.


아르티옴은 망설이다가 결심했다.


"디트마르를 아십니까?" 아르티옴은 두 사람에게 물었다.


"누구십니까?"


"그자를 위해 일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일리야 스테파노비치. 책을 쓰기로 했었어요. 그리고 한 명이 더 있었습니다. 자기를 호메로스라고 부르던 사람. 제 동지입니다."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디트마르의 임무를 띠고 있었습니다." 아르티옴이 속삭이며 고백했다. "테아트랄나야 역에서요."


"요원입니까?" 파시스트가 몸을 움직여 바로 가까이에 앉았다.


"공작원이요."


"디트마르는 영웅적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의 모든 연락망은 제게 넘어왔습니다." 그 남자가 선언했다. "당신은 이제 저를 위해 일하게 될 겁니다. 저는 디트리히입니다."


그 말은 아르티옴을 웃게 했다. 그는 구름 위 어딘가에서 디트리히를 관찰하곤 했었다. 저 위에서는 많은 것들이 재미있게 보인다. 전부는 아니었지만.


"이봐요." 아르티옴은 손등으로 입술을 닦으며 디트리히에게 묽은 피를 보여주었다. "평화롭게 죽게 해 주세요."


"원자병?" 디트리히는 깨닫고 자리에서 멀어졌다. "당신이 그 스토커죠? 디트마르가 영입했던 사람?"


탁자 아래에서 아르티옴은 공이치기가 주머니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권총을 가까이 당겼다.


"호메로스라는 사람을 압니까?"


"당신은 테아트랄나야에서 죽은 게 아니었습니까?"


"보시다시피."


디트마르가 불필요한 협의 따위는 없이 그를 노역장에 밀어넣은 것이 명백했다.


"좋습니다. 당신이 우리 베테랑 중 한 명이라면..."


"소리 높이지 마세요. 이 주변에는 듣는 귀가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여기 들렸습니다. 빠져나갔어요. 근처에서 술 한잔 하고 있을 겁니다. 두 사람 다요. 그 둘도 제 담당인지라. 길을 안내해 드릴까요?"


"부탁드립니다."


호메로스는 살아있었다. 천만다행이었다. 아르티옴은 노인을 찾아야 했다. 사샤, 조금만 기다려 주겠니?


아르티옴의 수명은 일주일 정도 남아있었다. 그리고 호메로스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그는 적어도 노인의 공책에 관해 고백해야 했다. 노인은 모든 것을 적어내릴 수 있었다. 철탑, 구덩이, 버섯과 탄약에 대해서. 그 망할 놈의 오르도에 관한 모든 것을 적게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신성한 것은, 세상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호메로스는 이야기를 원했고, 여기 진짜 이야기가 있었다.


노인은 겨우 20미터 떨어진 곳에 앉아있었다. 그와 일리야 스테파노비치는 건배도 없이 침울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호메로스가 아르티옴을 보았을 때, 노인은 생기를 띠었다.


호메로스는 부스스했다. 벗겨지는 대머리 부분의 고운 회색 털들이 튀어나와 있었고, 그것은 램프 불빛 속에서 황금빛의 후광처럼 보였다. 노인은 기력을 되찾았다. 그는 닭 한 마리를 들고 있었다. 올레크의 닭이었다. 아무도 닭의 모가지를 비틀지도, 수프에 집어넣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 작은 골칫거리는 파시스트들이 잘 먹여서 살이 쪘고, 윤기가 흐르고 번지르르했다.


아르티옴은 계단을 올라가서 노인을 껴안았다. 그들이 만난 지 얼마나 지났을까? 1년?


"살아계셨네요."


"자네도 그렇고."


"좀 어떠세요, 할아버지?"


"어떻냐고? 음, 지금은. 일리야랑 나는... 일하기 시작했네." 호메로스는 아르티옴의 가이드를 쳐다보았다. "안녕하시오."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아르티옴이 일리야 스테파노비치에게 물었다.


"좋습니다." 일리야 스테파노비치가 디트리히에게 대답했다. "글을 쓰고 있어요. 잘 되어 갑니다."


"잘됐군요." 아르티옴이 말했다. "자, 할아버지, 산책 좀 하실까요? 감사합니다, 동지." 그는 디트리히에게 고개를 까닥였다. "잊지 않겠습니다."


물론 디트리히는 아르티옴을 엿들으려고 따라왔어야 했다. 하지만 밀짚 벽 뒤에서 버섯은 식어갔고 질 낮은 술은 미지근해졌다. 그리고 더이상 제국이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